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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굴뚝 밑으로 나무 장작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지지하는 1인 시위에 나선 배우 김의성(50)씨는 지난 1일, 평택 농성장에서 화목 난로에 의지해 24시간을 버티는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나무 장작 두 단 값인 15000원을 보내자고 제안했다. 김씨의 제안에 하루 사이 수십명의 누리꾼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
ⓒ 김의성씨 트위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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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 두 단 보내고 출근합니다~""저도 막 보냈어요."지금 트위터에서는 '장작 보내기 운동'이 한창이다. 받는 사람은 장작불을 피우며 24시간 굴뚝을 지키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다. 한파가 매섭던 지난 1일 새벽, 배우 김의성(50)씨의 제안이 그 시작이었다.
"쌍용차 굴뚝 밑 담벼락에는 천막도 없이 장작난로에 의지해 24시간 굴뚝 위의 동료들과 함께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장작 두 단이 15000원 정도인데, 장작 두 단 보내기 어떨까요?""올 해 첫 송금은 쌍용자동차 후원계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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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70m 굴뚝 지키는 '24시간 동거농성장' 쌍용차 해고노동자 이창근·김정욱씨가 70m 굴뚝에 오른 지난 2014년 12월 13일, 굴뚝 아래에는 또 하나의 농성장이 생겼다. 함께 농성하던 동료 두 명을 굴뚝 위로 올려 보내고 마음이 편치 않았던 해고노동자 30여 명은 굴뚝과 가장 가까운 쌍용자동차 남문에 자리를 잡고 24시간 동료를 지키기로 했다. |
ⓒ 복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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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노동자 이창근·김정욱씨가 70m 굴뚝에 오른 지난 2014년 12월 13일, 굴뚝 아래에는 또 하나의 농성장이 생겼다. 함께 농성하던 동료 두 명을 굴뚝 위로 올려 보내고 마음이 편치 않았던 해고노동자 30여 명은 굴뚝과 가장 가까운 쌍용자동차 남문에 자리를 잡았다. 두 차례 천막을 쳤지만 경찰에 의해 철거됐고, 후원자가 보내준 화목난로에 의지해 무작정 곁을 지키기로 했다. 그렇게 '24시간 동거농성'이 시작됐다.
24시간 불을 피우다 보니 가장 절실한 게 장작이었다. 알음알음 소식을 전해들은 후원자들이 장작을 트럭째 농성장으로 보내거나, 장작값을 후원 계좌에 넣어주기도 했지만 본격화된 건 김씨의 트윗글 덕분이다. 누리꾼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그가 위의 글과 함께 후원계좌를 올리자 동참 의사를 밝히는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늘어났다.
"보냈어요. 새해 첫날, 의미 있는 움직임이었네요! : )" - '@cxz***'"올해 첫 은행송금, 여기로 보냅니다. 좋은 정보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oasisu***'"함께 할 수 있음에 온몸에 온기가 돕니다! 감사합니다_()_" - '@aji***'툭 던지듯, 가볍게 건넨 제안이 생각보다 큰 호응을 얻자 김씨는 설레는 얼굴이었다. 2일 점심시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을 응원합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던 그는 "어젯밤 트위터로 한마디 했는데 수십 명이 참여 의사를 밝혀주었다"며 "큰 도움도 중요하지만, 쌍용차 후원계좌 통장에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쓰인 걸 보고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이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후원금 보내면서 '감사하다'는 사람들... 뭐라도 하고 싶었던 마음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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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참 의사 밝히는 누리꾼들의 트윗글. 지난 1일 화목난로에 의지해 24시간 농성 중인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에게 장작값(15000원)을 보내자는 배우 김의성씨의 제안에 호응하는 누리꾼들. |
ⓒ 트위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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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두 노동자가 굴뚝에 오르고 이틀 뒤에 이곳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도, 2014년 마지막 날에도 광장을 지켰다. 무릎까지 내려온 긴 패딩점퍼에 털모자, 장갑 등으로 몸을 감싼 그는 바로 옆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마자 피켓을 머리 위로 번쩍 들었다. 오가는 행인들이 조금 더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는 또 후원금을 보내면서 자신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누리꾼들에게 주목했다. 그는 "여러 사회 문제로 무언가 마음이 답답한데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저의 제안을 고맙게 받아들여 준 것 같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의 '장작 보내기 운동' 소식에 '24시간 동거농성장'을 지키고 있던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기성씨도 기운을 얻었다.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그는 "한밤중에도 휴대폰으로 '장작을 보냈다'는 격려 메시지가 온다"며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고립되어 있는 게 아니라 많은 분들과 사회적 연대망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