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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백 아무개(30)씨가 피해여성을 살해하기 3개월여 전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사과글. 백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희화하는 듯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피의자 백 아무개(30)씨가 피해여성을 살해하기 3개월여 전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사과글. 백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희화하는 듯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 디씨인사이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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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사는 진보 남성이 부산에 사는 보수 여성을 참혹하게 살해했다?'

이른바 '디씨 정사갤 살인'으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부산 해운대 30대 여성 피살 사건이 애초 알려진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살인사건의 피의자 백 아무개(30)씨가 범행 당시 집착 증세 등을 보여 정신과 상담을 받던 중이라는 가족의 증언도 나왔다. 이 때문에 오락가락하는 백씨의 진술과 함께 백씨의 전반적인 정신상태에 대한 감정 필요성도 커지게 됐다.

19일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백씨가) 한쪽으로 집착하는 정서가 많은 모양"이라며 "동생과 통화한 이야기로는 정신과 심리상담을 받는 중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재판과정에서 (정신감정이) 필요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초 일부 언론보도에서 백씨가 했던 발언 역시 정작 경찰 수사과정에서는 하지 않았던 발언이었다. 백씨는 범행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5·18 모욕과 전라도 비하에 상당히 거부감을 갖게 됐다" 내지는 "계엄군 살인을 정당화시키는 그런 걸 옹호하는 태도에 (피해자가) 인간이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해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백씨의 인터뷰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인터뷰한 것은 확인되지 않았고, 본인의 이야기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피의자 백씨가 그동안 해당 사이트에 올린 게시글 역시 백씨를 특정 성향의 누리꾼이라 단정 짓기에는 애매한 것이 많다. 백씨가 작성했다고 알려진 게시글에는 "국정원을 폭파하자"는 국정원 대선 개입을 꾸짖는 과격한 표현에서부터 진보 성향 인사를 '홍어'나 '전라디언' (전라도 출신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지칭하는 등의 글들이 섞여 있다.

이와 함께 진보와 보수 누리꾼의 이념이 불러온 살인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도 경찰 측은 다른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신상털기'가 되고 난 이후에 김씨가 백씨를 고소하겠다 하자 백씨가 사과를 했지만, 이후에도 감정이 악화됐다"며 "정치적인 것이라기보다는 개인적으로 다투면서 살인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숨진 김씨는 백씨를 고소하지는 않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말대로라면 이번 살인 사건을 촉발시킨 것은 '보혁 누리꾼의 이념갈등'이 아니라 '집착 증세를 보여왔던 한 누리꾼의 상실감이 빚은 참극'에 초점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26일 이전에 사건을 검찰로 넘길 예정이다.

한편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정치사회갤러리에서 김씨를 만난 백씨는 지난 10일 오후 9시께 부산 해운대구 김씨의 아파트 계단에서 흉기로 김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태그:#디씨인사이드, #정사갤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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