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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6일 오후 4시 59분]

 <뉴스타파>가 6일 조세피난처 5차명단을 보도하고 있다.
ⓒ <뉴스타파> 사이트 갈무리

국내 유명 인사들이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북한도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6일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조사한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5차 명단을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북한사람 1명,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퍼컴퍼니 3곳이 포함됐다.

☞ <뉴스타파> 5차명단 보기

페이퍼컴퍼니 세운 사람 주소가 "평양 모란봉 구역"

공개된 자료를 보면, 북한 사람인 문광남은 지난 2004년 페이퍼컴퍼니 등록대행 업체 CTL(커먼웰스 트러스트)를 통해 버진아일랜드에 라리바더 솔루션(Larivader Solutions, Inc.)을 설립했다. 문광남의 주소는 "북한 평양 모란봉 구역 긴마을2동(2Kin Mal Dong, Mao Lang Bong District Pyong Yang Republic of Korea)"이다. 이 회사는 최소 2009년 10월까지 존속했다.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퍼컴퍼니 3곳은 등록대행 업체인 PTN(포트컬리스 트러스트넷)을 통해 세워졌다. 회사들의 이름은 '천리마(CHOLLIMA LIMITED)', '조선(Chosun Limited)', '고려텔레콤(Koryo Telecom Limited)'이다. 천리마는 2000년, 조선과 고려텔레콤은 2001년에 세워졌다.

천리마의 등기이사는 임종주(Lim Jong Ju), WONG Yuk Kwan, Wong Wai Hay, YEUN Hon Ming Edwin다. 조선과 고려텔레콤의 등기이사는 임종주, WONG Yuk Kwan, YEUN Hon Ming Edwin, CHANG Min이다.

<뉴스타파>는 "세 개의 페이퍼컴퍼니의 이사진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한국식 이름 임정주와 WONG Yuk Kwan은 북한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한 사업가들로 추정되는데, 임정주는 북한 국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페이퍼컴퍼니 이름이 북한식이고, 이사진들이 북한 관련 사업에 참여한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이 회사들이 북한과 연계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해외 도피 중인 김석기, 페이퍼컴퍼니로 국내 게임사업 진출

한편 지난 발표를 통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드러난 김석기 전 중앙종금 회장,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씨와 관련된 추가 취재 내용도 이날 공개됐다.

앞서 3차 명단 공개 당시 김석기 전 사장과 부인인 연극배우 윤석화씨가 1990년부터 버진아일랜드에 프리미어 코퍼레이션 등 6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전재국씨가 지난 2004년 버진아일랜드에 블루아도니스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도 4차 공개를 통해 드러났다. 재국씨의 회사는 전 전 대통령의 은닉 비자금과 관련 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해외에 도피 중인 김 전 사장은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사실상 국내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그는 2001년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페이퍼컴퍼니 Multi-Luck Investment Limited를 통해 게임 관련 업체 RNTS MEDIA Co., Ltd에 대한 지배구조를 완성해 놨다. RNTS MEDIA는 국내에서 외국인기업으로 등록해 사업 중이다.

RNTS MEDIA의 자본금은 5백만 유로, 우리 돈으로 75억 원 가량이다. 발행주식은 5천만 주로, 최대주주는 지분 33.5%를 가진 SYSK Limited이다. 이 회사의 유일한 주주는 Multi-Luck Investment limited로 명시됐는데, 실질 소유주 겸 등기이사는 김 전 사장의 부인 윤씨와 10살 된 아들 김아무개, 그리고 김씨의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테레사 창으로 기록됐다.

SYSK Limited 역시 김 전 사장이 홍콩에 설립한 법인 킴바코가 만든 페이퍼컴퍼니였다. 이를 두고 김 전 사장이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페이퍼컴퍼니 2개를 거치는 방식으로 사실상 국내 업체를 운영하면서 룩셈부르크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씨가 운영하는 국내 게임업체의 지주회사인 네덜란드 법인이 지난 1월 룩셈부르크 장외시장에 상장됐다.

이 게임업체는 한국에 있는 다른 소프트웨어업체와 35억 원 규모의 앱스토어 구축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지난해 3월 고소된 상태다.

전두환 장남 전재국 페이퍼컴퍼니, 아랍은행서 '특별 서비스' 받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는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 명의로 계좌를 개설한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서 자신의 페이퍼컴퍼니 회계 관리와 행정 업무 등의 위탁 관리를 받았다.

블루 아도니스 이사회 결의서 내부자료 등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뉴스타파>는 "페이퍼컴퍼니 관련 서류 자체를 은행에 위탁 보관하는 것은 회사 관련 서류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 보다 은밀하게 페이퍼 컴퍼니와 비밀계좌를 운영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라고 역외금융 전문가들은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국씨가 2004년 블루 아도니스를 설립한 이후 회사 유지를 위해 설립 대행 회사인 PTN에 계속 수수료를 지불한 사실도 확인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ICIJ와 공동으로 버진아일랜드 페이퍼컴퍼니 명단을 조사하고 있는 <뉴스타파>는 5월 22일과 27일, 30일, 6월 3일 네 차례의 발표를 통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재계·문화계·교육계 인사 수십 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명단에는 이전 경총 회장인 이수영 OCI그룹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조민호 전 SK케미칼 부회장 부부, 전성용 경동대 총장,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등이 포함됐다.


태그:#김석기, #전재국, #뉴스타파, #조세도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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