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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참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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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출범에 난제가 속출하고 있다. 국무총리 등 각종 인선 작업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부처 업무 영역을 정하는 정부조직개편안조차 여야 이견으로 처리되지 않고 있다. 본래 여야는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정부조직개편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틀 전인 12일 현재까지도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한치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장관 인선도 미뤄지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장관 인선을 발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장관을 발표하기 전에 해당 장관이 맡을 '부'가 확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침 속에 정부조직개편안이 18일 본회의에서 통과된다 해도 대통령 취임 날인 25일까지 장관급 인사청문회가 진행돼 새로운 장관이 임명될 가능성은 낮은 실정. 결국, 이명박 정부하의 장관과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가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은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 내에서는 '원안고수 입장'을 선회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여야 모두 "정부조직개편안 14일 처리 어려워" 전망

우원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2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책 실행 단위인 국·과가 어디로 가는지 결정할 정부 직제표도 안 나왔는데 정부조직법을 어떻게 통과시키겠나"라며 "최소한의 예의나 최소한의 준비가 안 되어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우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정부조직개편안) 14일 처리는 어려울 것 같다"며 "민주당에서 요구한 6가지 사항을 (새누리당에서)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전혀 답변하지 않는데 뭘 어떻게 협상을 하겠냐"며 난색을 표했다.

민주당은 ▲국가청렴위원회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 중소기업청 강화  ▲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 존치 또는 통상교섭처 신설 ▲ 산학협력기능을 교육부에 존치 ▲ 방송통신위와 미래부의 기능조정 ▲ 원자력안전위원회 독립기구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총리가 장관 인사 제청권을 행사해 장관 후보자가 발표돼도 열흘 안에 자료 요청을 해 청문회를 마치기 쉽지 않다"며 "정부조직법도 14일에 표결하기로 돼있었지만 논의 진척이 없다, 자칫하면 박근혜 정부 첫 국무회의에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위원이 함께하는 동거 내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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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게 되자 마음이 급해진 쪽은 새누리당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이 늦게 통과될수록 새 정부 출범이 늦어지니 그에 대한 책임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며 "새정치를 하겠다는 민주당이 책임감 있게 협상에 응해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처리 지연 문제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린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원내대표는 "합리적인 주장은 얼마든지 받아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세 차례 회의에서 새누리당측이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던 것에 비해 진전된 입장이다.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역시 "모든 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자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합리적으로 수정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수정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한 그는 "새 정부 출범을 위해 적극적인 협조가 서로 필요하다"며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시점은) 14일 처리가 1차적인 생각이었고 18일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장관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장관 인선은 조금 늦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동거 정부' 출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

이에 "장관 인사를 빨리 해야 한다"는 촉구의 목소리도 나왔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꼭 정부조직 개편안이 통과된 이후에 장관을 발표할 필요는 없다"며 "(인사 발표를) 늦게하면 늦게 할수록 야당이 검증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청문회도 늦출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장관 인사를 가능한 빨리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대통령이 되면 새로운 인물과 정책을 기대할텐데, 과거 정부에서 일했던 분들이 계속 장관에 앉아 있으면 기대를 충분히 충족할 수 없다"며 "사실상 정부 출범에 지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우려했다.


태그:#정부조직개편안, #이명박 정부 , #박근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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