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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협회와 중소기업청이 9일 오전 강남 르네상스호텔에서 천억벤처기업 기념식을 열고 지난해 연매출 1천억 원에 처음 진입한 벤처기업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와 중소기업청이 9일 오전 강남 르네상스호텔에서 천억벤처기업 기념식을 열고 지난해 연매출 1천억 원에 처음 진입한 벤처기업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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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 벤처기업 매출을 모두 합하면 6위 정도 되는 대기업이 탄생한다."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는 9일 오전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벤처천억기업' 기념식을 열었다.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벤처기업들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벤처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는 "천억벤처기업 매출을 모두 합하면 77조8000억 원으로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에 이은 6번째 그룹 규모"라고 자랑했다.   

천억 이상 매출 기업 318개... NHN-삼동 등 '1조 클럽'도

실제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은 381개로, 지난해보다 66개가 늘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의 제안으로 지난 2005년 '천억벤처기업' 제도를 처음 도입했을 당시 68개였던 것을 감안하며 7년 만에 6배나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그 속 내용을 뜯어보면 자동차 수출 활황에 힘입어 기계, 자동차, 전자부품 등 제조분야 기업은 급증한 반면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등 IT 분야는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었다. NHN이 지난해 1조4175억 원 매출을 기록해 4년 연속 '1조 클럽'을 유지했을 뿐 디에스, 태산엘시디 등은 1조 클럽에서 밀려났다.

벤처기업협회와 중소기업청이 9일 오전 강남 르네상스호텔에서 천억벤처기업 기념식을 열고 지난해 연매출 1천억 원에 처음 진입한 벤처기업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벤처기업협회와 중소기업청이 9일 오전 강남 르네상스호텔에서 천억벤처기업 기념식을 열고 지난해 연매출 1천억 원에 처음 진입한 벤처기업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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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대기업 의존 벤처기업 비율이 67%이던 것이 창업벤처정책 이후 45%로 낮아졌다"면서 "그만큼 독립전문기업이 많이 탄생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올해 새롭게 '1조 클럽'에 진입한 (주)삼동도 삼성전자, GE, 지멘스 등에 절연 코일을 납품하는 업체다. 

양적 성장에 비해 사회 공헌이나 후배 기업 선도 역할에선 한계도 드러났다. 천억벤처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042억 원으로, 증가율(12.3%)만 대기업(14.3%)에 조금 못 미쳤을 뿐 총자산증가율(17.1%),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7.5%), 고용증가율(6.8%) 등은 대기업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무려 97.1%에 달하는 등 게임업체가 높은 수익성을 보여줬다.

기부 활동-후배 기업 지원은 아직 '짠돌이' 수준

송종호 청장은 "2000년 초반 벤처 붐이 꺼지며 벤처 회의론이 많았을 때 벤처 창업 성공모델, 중소기업 발전 모형을 제시하려고 천억벤처기업 선정을 시작했다"면서 "올해부터는 경영 성과뿐 아니라 성공 요인, 사회봉사 등 정성적인 분야도 담았다"고 밝혔다.

천억벤처기업 가운데 지역사회봉사나 물질 기부 등 사회 공헌에 동참한 기업은 40% 수준에 불과했고 평균 기부액도 5200만 원에 그쳤다. 그나마 31억9000만 원을 기부한 스마일게이트를 비롯해 셀트리온(28억6000만 원), 넥슨코리아(19억5000만 원), 제로투세븐(11억2000만 원) 등이 10억 원 이상 기부해 체면치레를 했다. 또 후배 벤처기업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재능기부 활동도 15%에 그쳐 아쉬움을 줬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이 9일 오전 강남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천억벤처기업 기념식에 앞서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이 9일 오전 강남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천억벤처기업 기념식에 앞서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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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중견벤처그룹,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등을 통해 선도 벤처기업 역할을 강조해온 남민우 회장은 "한편으로 아쉽지만 그렇게 짠돌이처럼 일하니까 천억 기업이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면서 "아직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이고 선배 기업들이 모범을 보여주면 바람직한 모습이 곧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송종호 청장은 "천억 기업 72.7%가 해외지사를 갖고 있듯 내수시장만 가지고는 천억 기업이 되기 어렵다"면서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벤처기업 구조 개선을 위해선 해외 시장을 뚫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송 청장은 "올해 하반기 미국과 공동으로 '코러스(KORUS) 펀드'를 만들어 국내 벤처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한편 9-10월쯤엔 미국 뉴욕과 LA 월마트, 타겟 등 해외 유통 매장에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 전용 매장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벤처기업, #천억벤처기업, #송종호, #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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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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