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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은평구 와산교 밑에서 펼쳐진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15일 서울 은평구 와산교 밑에서 펼쳐진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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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부는 15일 서울 은평구 응암동 와산교 산책길을 걷다가 이색적인 풍경을 발견했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이라는 푯말이 내걸린 와산교 밑 공간에서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호기심에 가보니, 아이들은 플라스틱 1회용 컵과 휴지심을 활용해, 씨앗 머신을 만들고 있었다. 플라스틱 1회용컵 2개를 이어붙이고, 그 안에 휴지심을 연결해, 휴지심을 돌리면 씨앗이 나오는 '재활용 장난감'이었다.

그 옆에서는 유리병 뚜껑에 구멍을 뚫고, 유리병 안에 LED 초를 넣는 '랜턴'을 만드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었다. 업사이클링은 쓸모없는 폐품을 활용해, 더 좋은 가치를 가진 것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15일 서울 은평구 와산교에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이 재활용 랜턴을 만들고 있다.
 15일 서울 은평구 와산교에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이 재활용 랜턴을 만들고 있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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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다소 꺼리는 다리 밑 공간을 활용하고, 재활용품을 활용한 새 제품을 만드는 것이니, '업사이클링'의 의미를 제대로 살린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시 시민누리공간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총괄 기획하고 있는 이미보씨는 "다리 밑 공간과 재활용품을 활용해, 버려지고 쓸모 없어 보이는 것도 이렇게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활용품 체험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씨앗 머신의 뼈대를 만든 뒤, 색종이 등을 이어 붙여 자신만의 '물건'을 만들고 있었다.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스텝들은 씨앗머신 만드는 것을 도우면서 1회용 플라스틱 컵을 재활용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함께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플라스틱 용기가 썩는 데는 100년 이상이 걸린다"는 설명에 한 어린이는 "그러면 지금까지 썩지 않은 게 더 많겠네요"라며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의 메인 공간인 버블스테이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의 메인 공간인 버블스테이션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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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체험 작업을 마치면,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인 '버블 스테이션'을 만날 수 있다. 버블스테이션은 폐비닐 등을 이어 붙여 만든 일종의 텐트다. 이 버블스테이션에서는 아이패드를 활용한 음악 공연 등이 펼쳐진다.

폐비닐 텐트에는 아이들이 낙서하듯 그린 그림들도 눈에 띄었다.

프로젝트 팀원인 임지현씨는 "버블스테이션을 만든 비닐은 실제로 버려진 비닐을 이어 붙여서 만들었다"며 "같은 비닐이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쓰레기가 될 수 있고, 훌륭한 텐트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버블스테이션 체험을 마치면, 물고기에 보내는 한줄 편지를 적는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플라스틱 제품들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플라스틱 제품은 분해되더라도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아, 플랑크톤과 물고기 몸 속으로 침투한다.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이 물고기에 남긴 메시지들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이 물고기에 남긴 메시지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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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편지는 우리가 사용하고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으로 인해 고통 받는 물고기에 보내고, 환경을 생각한 소비 생활을 다짐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고기 모양으로 된 메시지 판에는 '물고기야 아프지마' '일회용컵 안쓸게요' 등 아이들이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들이 보였다.

편지 쓰기까지 마친 아이들에게는 씨앗통을 선물한다. 1회용 플라스틱 병뚜껑으로 된 뽑기 통을 뽑아, 여러 종류의 씨앗통을 가져가게 된다. 1회용 플라스틱컵으로 만든 씨앗머신에 담길 씨앗통이다.

기획자 이미보씨는 "씨앗이 생명 탄생의 근본인 것처럼, 업사이클링도 생명 탄생과 같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전달해주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직접 체험을 통해 체득하는 색다른 경험이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그:#업사이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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