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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같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 시험이 끝난 후 채점을 하며 내 점수를 옆 친구의 점수, 상대의 점수와 비교를 한 경험 말이다. 이후 대부분은 내 점수에 대한 만족에 대한 기쁨이나 아쉬움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옆 친구 즉 상대와의 비교를 통해 점수에 대한 우월감을 얻기도 하며 좌절감을 맛보는 것이다.

이런 모습들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며 대부분의 시험, 예를 들어 초중고 학교 시험은 물론 대학 수능 시험, 대학 시험, 공무원 시험 등 사회 진출을 위한 시험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규준지향평가 즉 상대평가 늪에 빠져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 볼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나를 나로 평가 받지 못하고 누군가와의 비교를 통해 평가를 받아야 되는 것일까.

지난 22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대학 수능 시험의 영어 과목에서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는 것에 대해 논의를 했으며, 2018년 대입고사에서 절대평가를 적용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한 바가 있다. 나 역시 이점에 대해 동의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렇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절대평가, 목표지향평가의 적용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시험은 바로 대학교 시험이 아닐까?

서울대학교 학생들을 연구한 결과 창의성과 비판이 결여된 즉 단순 암기 위주의 수용적 사고만을 하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생각과 사고를 가진 학생들 보다 평균 점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상대평가로가 만들어낸 산물 중 하나로 볼 수 있으며, 우리의 교육환경은 '생각 없는 인간'만을 양성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결과이다. 보통의 학교 수업시간에서 능동적인 사고를 갖고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이 오히려 잘 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너무나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대학은 진리의 상아탑에서 취업 양성소로 대학의 의미가 전락되었다. 철학과 없는 인문대 물리학과 없는 이공계 회화학과 없는 예술대 사회학과 없는 사회과학대는 이미 많은 지역의 학교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취업 성공요소 중 하나인 학점을 위해 양보 없고 배려 없는 교육과 학문의 장에서 20대들은 나 홀로 걸어가고 있다. 이제 대학생들의 모습은 협력과 연대가 아닌 오로지 나, 자신만을 바라고 위하고 있다. 다시 말해 단체, 협동, 연대를 모른 체 20대들은 대학에서 대한민국의 사회 이기적인 모습만을 갖고 진출해 나가고 있다

MS사의 빌게이츠, 애플의 스티븐 잡스 이 두 명은 전 세계의 주목을 이끌며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더 나아가 새 시대를 만들어갔다. 이 두 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동료와의 협력과 연대이다. 이렇게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매체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었던 바탕에는 나 혼자만의 실력과 생각이 아니라 동업자와의 단결과 소통으로 이뤄 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규준지향평가(상대평가)
학습에 모두 성공할 수 없다. 교수학습과 관계도 없으며 기계론적 인간관. 목표달성과는 상관이 없다.
목표지향평가(절대평가)
교수학습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적절한 교수학습과 교육환경으로 모든 학생이 학습 성취에 도달할 수 있다. 자율적 인간관과 타당함을 중요시 한다.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참 된 교육에 해당하는 평가는 무엇일까.

이제 10월 말 2학기의 중간고사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2015년 우리의 학교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총학생회장을 뽑는 선거 기간에 돌입한다. 학생들 교수들에게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그들은 새롭고 신선한 공약들을 선보이며 자신들을 믿어 달라 목소리를 낼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반값 등록금 같은 거창한 공약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대학 시험의 절대평가. 이정도 공약쯤은 괜찮지 않을까한다.



태그:#절대평가, #상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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