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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양산 에덴벨리 리조트에서 있었던 노사모 총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 때문에 의견이 분분하다.

아마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노 전 대통령의 "시위대 청와대 돌진 반대, 18대 국회 압박, 정권퇴진 발언 자제" 등의 의견에 대해서 딱히 반대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거의 "정답" 수준의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의견에 대해서 안준호 시민기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코치'는 틀렸다"라는 글로 반박(?) 기사를 내 놓은 걸 보고 그 글에 대해 반박이라면 반박 기사를 적어 보고자 한다.

먼저 안 기자 역시 정답 수준의 이야기에 대해 먼저 동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를 "낭만주의적 정치"로 해석하고 불공정한 게임에서는 나도 불공정하게 해도 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안 기자 스스로도 상대방의 반칙에 나도 반칙을 하면서 싸울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나친 정부의 일방통행은 결국 국민의 저항을 가져온다고 하면서 "청와대로의 돌진"에 대해서 합리성을 부여했다. 맞다. 나도 그 의견에는 동의한다.

노 전 대통령 당시의 정국 상황과 현재의 상황에 대해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안 기자의 시각에 대해서 나 역시 100% 동의한다. 그러나 단 하나 반박하고 싶은 것이 있다.

전략적인 것으로 봐야 할 지 아니면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라고 봐야 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노 전 대통령의 인식, 안 기자가 부정적으로 본 그 '코치'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으로의 시위 양상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면 의도적이었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렇게 희망적으로 보이질 않는다. 그건 결코 우리가 바라는 상황이 아니다.

이미 대다수 시위 참가자들은 (특히 시위 경험이 많은 386세대들) 저들의 대처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비폭력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나는 이 시위를 비폭력으로 지속시켜야 하며 나아가 물리력으로 정권 퇴진이 이루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우리 시민들의 의식이 수평적이며 전체적(?)으로 향상되어야 진정한 민주국가의 시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위대의 순수한 희망대로 물리력으로 정권이 바뀐다는 것은 결코 쉽지도 않을 뿐더러 정말 잠재력이 있어야 할 전체 시민들의 내재적 정치의식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4.19, 5.18, 6.10을 거쳐 힘들게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온 우리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런 정권이 들어섰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것은 아직도 수구세력(나는 결코 보수세력을 지칭하지 않는다)에게 많은 표를 던져주는 시민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반민족 친일 친미세력들의 오랜 농간과 왜곡에 물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걸 확산시키고 있는 주요 매개체가 바로 수구언론이고.

나는 이런 본질적인 문제들이 이번 시위들에 의해서 좀 더 많은 시민, 학생들에게 알려지길 원한다. 특히 정보 취득에 상대적으로 어두운 노인, 저소득, 여성, 농어촌 등 많은 계층에게 더 쉽게 더 많은 정보가 가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번 촛불문화제(시위가 아닌)가 더더욱 반갑다. 그래서 청와대 돌진이니 또 그것을 위한 닭장차 파손 등은 아니한만 못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것은 얼토당토 않은 정책과 그 추진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는 효과는 있을지언정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가 보자.

안 기자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를 "낭만주의 정치"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나 역시 한때는 그런 생각을 한 적 있다. "이런 국민들에게는 박정희나 전두환처럼 해야 된다"고 말이다. 물론 생각만 했을 뿐이다. 입 밖에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이런 거대한 시민들의 촛불문화제는 바로 그런 "낭만주의 정치" 때문에 일어났다는 생각을 해 보지는 않았는가?

제법 많은 사이트에서 이런 글을 읽어 본 적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가 시민들의 주권의식을 더 없이 높여 놓았다, 아무리 보수적인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이걸 바꾸기에는 힘이 들 것이라는 말들을.

나는 돌아갈 땐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것이 싸우지 않고 영원히 이기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설사 남은 4년 9개월을 암담한 마음으로 살아가더라도 그것이 의미없는 시간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시민들은 수구정권, 언론들에 의해서 너무 많은 것을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래의 유권자들인 중고교생 아니 초등학생들까지 말이다.

이 척박한 경상도의 어르신들까지 눈치채고 있으니 이게 어찌 의미없는 시간들이겠는가?

쇠고기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정책에 대해서 그들은 고민할 것이다.

이 대책없는(?) 시민들 앞에서...

덧붙이는 글 |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 돌진, 진짜(?) 정권 퇴진에 대해서 이야기한 겁니다. 현실적이지 못하니까요. 그걸 두고 "낭만주의적 정치" 라고 하면 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왜곡이라고 봅니다.
촛불문화제 계속합시다.... 재미나게...
더 많은 볼 거리들을 가지고 나갑시다.
기왕이면 저들의 과거를 파 헤칠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말입니다.



태그:#노무현, #촛불문화제, #정권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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