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는 겁니다. 기준도 없이 아무나 함부로 처벌하면 되겠어요?"

이 말은 영화 <배심원들>의 가장 중요한 대사이자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저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일부 법조인들로 인해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한없이 낮아진 상황이다.

<배심원들>은 처음으로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들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힘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작품. 이 영화를 만든 홍승완 감독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법알못' 사람들이 법원에 처음으로 가는 이야기
 

'배심원들' 홍승완 감독 영화 <배심원들>의 홍승완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배심원들' 홍승완 감독영화 <배심원들>의 홍승완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배심원들> 홍승완 감독을 만났다. <배심원들>은 한국 영화로선 처음으로 '국민참여재판'을 다뤘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양형을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지난 2008년 처음 도입됐다.

왜 국민참여재판을 소재로 택했을까. 홍 감독은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법원에 누군가를 심판하러 가는 게 재밌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국민참여재판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2013년 여름쯤 이 아이템을 처음 떠올렸다. 우연히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들었는데, 권위적이고 무거운 분위기로 가득한 공간에 '법알못' 인간들이 들어가면 소동이 벌어질 것 같고 기존의 질서가 흐트러질 것 같았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열심히 해서 무언가를 이루는 이야기가 의미 있게 다가올 수 있겠다 싶었다. 평소 그런 소재를 좋아한다. 그래서 끌렸던 것 같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고 헌정 사상 최초로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는 등 여러 사건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검찰과 법원 대신 배심원들이 진실을 밝히는 내용의 영화를 두고 부패한 사법부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손사래를 치며 "최근에 어떤 사건이 있었다고 해서 영화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시기가 미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법원장이 진실보다 '그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면이나 김준겸(문소리 분)과 재판부가 놓친 증거들을 권남우를 비롯한 배심원들이 찾아내는 신은 일면 무능한 재판부를 비판하는 걸로 보일 수도 있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으로 간단하게 설명했다.

"피고인은 가난하고 법률적 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인물이다. 자기가 죽였다고 자백도 했다. 목격자도 있고 정황 증거까지 확실했다. 수사 단계에서 이미 그렇게 올라온 사건이었기 때문에 (재판부는) 필연적으로 유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재판부에겐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있지 않나.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신속하게 재판을 해야 한다. 제대로 재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속하게 재판하는 것도 중요하다. 재판부는 당연히 정황과 증언을 토대로 신속하게 판단을 내린 것이다. 반면 평범한 사람들은 처음 하는 일이니까 모든 증언, 정황을 새롭게 본 것이고 유죄가 아닐 가능성을 좀 더 열심히 찾으려 했던 것 같다. 결국 김준겸(문소리 분)은 배심원들을 통해 초심을 되찾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남자였던 김준겸 판사, 여자로 바꾼 이유는
 

'배심원들' 홍승완 감독 영화 <배심원들>의 홍승완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배심원들' 홍승완 감독영화 <배심원들>의 홍승완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2008년 있었던 어느 존속살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의 내용은 여러 사건을 조합해 재구성한 '픽션'에 가깝다. 그러나 홍 감독은 "우리가 배심원이 돼 국민참여재판 현장에 간다면, 영화의 나온 모든 내용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참여재판이 처음 도입될 때도 '감성적으로 판결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더라. 나 역시 영화를 준비하면서 '감성적'이라는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지 않았다. (영화에서) 형식적으로는 과장되게 풍자하면서도 (내용이) 법리에 어긋나지 않게 최대한 충실하려 노력했다."

홍 감독은 실제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 참여하며 국민참여재판 도입의 틀을 다졌던 김상준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로스쿨에서 김상준 교수 수업을 직접 청강하면서 법리를 공부했으며 "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는 겁니다"라는 대사도 김상준 판사의 말에서 따온 것이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로스쿨 청강을 많이 했다. 김상준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서울대에서 로스쿨 강의를 하셨는데 그 분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그 분의 수업을 들으면서 나는 법을 모르니까 배우려고 했다. 첫 수업시간에서 그 분이 '법이 왜 있냐'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대부분 '처벌하기 위해', '죄값을 치르기 위해' 이런 대답이 나왔는데 교수님이 역설적으로 '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다'고 하더라. 그게 내겐 신선하게 다가왔다."

영화 속 재판장 김준겸의 모델 역시 원래는 김상준 전 판사였다고 한다. 그래서 당초 시놉시스에는 김준겸 판사의 성별이 남성이었다고. 왜 여성 판사로 바꾸었냐는 질문에 홍 감독은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김영란 전 대법관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 사이 유의미한 행보를 보인 여성 판사들이 많았다. 남성 판사도 좋지만 여성 판사라면 영화에 또 다른 결이 생길 것 같았다"고 답했다.

'판사는 판결로 말해야 한다'는 강한 소신을 지닌 판사 김준겸은 배우 문소리가 맡아 영화의 중심을 잡았다. 그야말로 문소리의 힘이었다. 홍 감독은 "주변에서도 왜 문소리를 선택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문소리니까"라는 가장 간단한 답을 내놓았다. 이어 그는 "김준겸 캐릭터를 설명하는 장면 몇 개가 영화에서 빠졌다. 이건 문소리가 연기를 굉장히 잘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잘하지 않았다면 (그 장면이) 필요했을 수도 있었다"고 문소리의 연기력을 극찬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소동을 벌이는 내용이니까 영화에 무게감이 없어질 수 있어서 걱정했다. 그 무게감을 잡아주는 역할로 재판장이 필요했다. 카리스마와 리얼리즘을 모두 갖춘 문소리가 딱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로서의 행보, 사람으로서의 행보를 봤을 때 이 시나리오에 공감해 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실제로 만났을 때도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사람이었다."

홍승완 감독이 박형식에게 미안했던 이유
 

'배심원들' 홍승완 감독 영화 <배심원들>의 홍승완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배심원들' 홍승완 감독영화 <배심원들>의 홍승완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한편 '8번 배심원' 권남우 역할을 맡은 배우 박형식은 앞선 인터뷰에서 첫 촬영 당시 똑같은 장면을 27번이나 다시 찍었던 강렬한 기억에 대해 털어놓아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자 홍 감독은 "박형식에게 미안했다"고 사과했다.

"원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미리 답을 주기는 어려웠다. 합을 맞춰가는 과정이었는데 박형식에겐 첫 영화촬영이었다. (박형식은) '자신이 잘못해서 여러 번 가는 것'이라 생각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다고 하더라. 나는 몇 테이크를 가더라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고 나올 때까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현장에서는 신인 감독이 그러니까 난리가 났었다더라. 처음이니까 (감독이) 능수능란하게 해도 못 미더울 텐데 (나를) 걱정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마음 고생했을 형식이에게 미안하다."

홍승완 감독은 <배심원들>로 처음 영화계에 도전장을 던진 신인 감독이다. 영화를 처음 배울 때 실습 수업을 하면서 모든 장면을 하나하나 다 찍어야 했던 경험을 얘기하며 "당연한 거지만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너무 중노동이고 비효율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했다"던 그는 첫 장편영화를 통해서도 느낀 게 많았다고 했다.

"제가 오랫동안 상상해왔던 장면이 실현되는 그 쾌감이 너무 좋았다. 너무 고달팠지만 고달픈 만큼 좋았다. 쉽게 실현되면 그 쾌감을 몰랐을 것이다. 우리는 힘든 과정을 거쳐서 개봉하지만 관객들에겐 '그 영화 좀 재미있었지' 정도의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영화가 잘 나왔든 그렇지 못했든, 이 영화를 통해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게 있었고 그걸 관객들이 알아봐 주면 너무 뿌듯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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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삭' 안창환, 태국인 되기 위해 6개월간 거의 매일 한 일

[인터뷰] SBS <열혈사제> 태국인 쏭삭 역의 배우 안창환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에서 누구보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가 있다. 바로 태국 오지 출신 중국집 배달원 쏭삭으로 열연한 안창환이다. 우스갯소리로 안창환 태국인설이 돌고, 연관 검색어로 '안창환 국적'이 나올 정도로 그의 태국인 연기는 현실감 있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촬영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태국인 되기 위해 6개월 동안 태닝 쏭삭의 말투에 익숙해진 시청자로서, 너무도 차분한 안창환의 실제 말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 성격이 조용하고 내성적이라는 그는 벽이 허물어지기 전까진 사람에게 정말 못 다가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쏭삭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 가장 궁금했다. 이 질문에 그는 "태국사람처럼 보여야하는데 그렇게 안 보일까봐 걱정이 컸다"며 "그래서 태닝도 시작하게 됐다"고 답했다. 태닝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촬영이 끝날 때까지 6개월간 지속적으로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씩 태닝숍에 가서, 그것도 사비를 들여 쏭삭의 피부색을 만들었다. 촬영 중에 시간이 안 될 땐 3일에 한 번씩 가면서라도 태닝을 이어갔던 그는 "6개월 동안 계속 하니까 점점 너무 힘들어져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장으로 보여줄 수 없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더 컸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외적인 부분뿐 아니라 내적인 면에 있어서도 준비 과정은 치열했다. 지인이 하는 식당에서 일하는 태국 친구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고 그걸 보면서 독특한 억양 등을 살폈다. 연극배우인 아내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평소 맡은 역할에 대해 함께 토론하길 둘 다 좋아하는데, 대화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는 다고 했다. 그는 쏭삭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러시아 유학생활을 오래한 아내에게 그때 어땠는지 물었다. 혼자 타지에 있는 느낌을 굉장히 잘 아는 아내가 언어적인 어려움부터 가령 커피숍에 갔을 때 외국인인 자신을 무시할 때 느낀 기분 같은 걸 자세히 이야기해줬고 덕분에 쏭삭의 외모뿐 아니라 내면까지 진정성있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 무에타이 고수로서 반전을 보여준 극중 장면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고 보니 태국 왕실 경호원 출신이었던 쏭삭은 클럽 '라이징문'에서 조직폭력배를 무찔렀는데, 배역을 맡은 후에 배운 무에타이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촬영 전에 감독님이 "발차기를 연습해놓으라"고 요청했는데 대체 어떤 발차기를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태국인이면 무에타이를 배우면 되겠구나 싶어서 액션스쿨에 다니면서 준비했다. 을들이 느끼는 통쾌함 그에게 <열혈사제>의 쏭삭이 시청자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가 무엇일지 물었다. 이 질문에 그는 "맞기만 하던 사람이 반전을 보여준 게 컸던 것 같다"며 "사회에서도 쏭삭처럼 참아가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을 거잖나. 그런 을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보면서 통쾌함을 느끼시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극중 함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낸 장룡(음문석 분)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우정으로 발전하는 결말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땐 뭔가 납득이 되지 않았다"며 "너무 많이 맞았는데 한순간에 사람이 변할 수 있을까 했는데, 역할 적으로 봤을 때 장룡도 본인이 속한 구성원 속에서의 외톨이고, 쏭삭도 다른 나라에서 온 외톨이라 쏭삭이 동질감을 느껴서 다가간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요한이 태국사람인 쏭삭을 품어줬듯이 쏭삭도 장룡한테 똑같이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패러디도 나오고 풍자적인 게 주되게 표현된 드라마지만 그 안에 알맹이는 따뜻함을 품고 있다"며 이 점을 드라마의 인기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연극만 하려던 그, 브라운관 문을 두드린 이유 2008년 정식으로 대학로 연극무대에 서며 데뷔한 안창환은 줄곧 연극만 해오다가 지난 2017년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브라운관에도 데뷔했다. 그는 "도봉순 이후 관계자분들이 잘 봐주셔서 오디션 기회도 많이 생겼고,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도 만나게 됐고 <열혈사제>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연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묻자 그는 "아주 단순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 친구가 TV에 잠깐 나왔는데 그 모습이 너무 멋져서 나도 할래 해서 연극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온 것이었다. 연극배우로서 살며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의 흔들림 없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며 나의 추측에 불과하단 걸 깨달았다. 그랬던 그가 방송 연기로 눈을 돌리게 된 건 지난 2013년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면서다. 2011년에 연극 연습을 하다가 만난 부인과 결혼하고 현재 4살 아들이 있는 그는 "연극만 하겠다던 게 저의 고집이었을 수도 있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족을 위해) 다른 쪽으로도 도전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연극을 하면서 드라마나 영화 오디션을 보며 계속 도전했다"고 말했다. 지금도 연극을 향한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연극을 계속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물론 계속 할 건데 올해는 조금 더 방송이나 영화 쪽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고 추후 상황이 되면 할 것"이라고 답했다. 끝으로 <열혈사제> 시즌2가 이어진다면 어떤 모습의 쏭삭으로 돌아오고 싶은지와, 다른 작품에서 해보고 싶은 역할을 물었다.

무기력에서 빠져나온 박경, 요즘 그에게 활력을 주는 것은

[인터뷰] 신곡 '귀차니스트'로 컴백한 가수 박경

가수 박경이 1년 만에 솔로곡을 발표했다. 제목은 '귀차니스트'로, 제목처럼 나른하면서도 의외로 경쾌한 선율이 돋보이는 노래다. 듣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신곡으로 돌아온 박경은 지난 17일 오후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지난 1년의 이야기와 음악 이야기 등을 풀어놓았다. 지난해, 귀차니스트처럼 안일하게 산 이유 노래 제목이 제목인 만큼 귀찮음을 많이 느끼는 귀차니스트인지, 이 곡이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곡인지 가장 먼저 질문했다. 이에 박경은 "요즘은 '안 귀차니스트'인데 2018년에는 안일하게 살았다"고 털어놓았다. "음악작업도 많이 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다"며 "건강검진 중에 호르몬 검사를 했는데 사람에게 활력을 주는 도파민과 세라토닌 수치가 현격하게 낮아져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 원인으로 무기력함을 많이 느껴서, 일부러 작업을 하지 않고 빈둥대면서 영양제도 많이 먹고 건강을 챙겼다"고 덧붙였다. 이번 신곡에 대해선 "원래는 올해 1월에 신곡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10%의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5월까지 왔다"고 말했다. 가령 악기 배치를 조금씩 바꿔보거나 세션을 재녹음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하게 수정작업을 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제가 만족을 해야 자신감도 생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주도적으로 키를 잡고 자신의 음악을 프로듀싱하고 있는 박경은 "예전에는 제가 다 프로듀싱했다고 말하기엔 (도와주신 분의 비중이 꽤 있어서) 부끄러웠는데, 이제는 '제가 다 어레인지하고 프로듀싱 했습니다' 하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요즘 내 행복? 라디오 제작진과 소통하는 것 무기력을 극복하고 다시 활력을 찾은 그에게 요즘 무엇이 가장 본인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물었다. 이에 박경은 "라디오로 제작진과 소통하는 게 재미있다"고 답했다. MBC FM4U <박경의 꿈꾸는 라디오>를 진행 중인 그는 "왜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 DJ를 하고 싶어 하는지 알 것 같다"며 "라디오가 저를 많이 공부시켜준다. 음악적으로도 배워가고, 사연을 보고 코멘트를 하면서 나를 돌아보며 감사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진행 첫 주에 전현무가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박경은 그에게 'DJ 꿀팁'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편하게 하세요, 본인 스타일로 하세요, 꾸밈 없이 하세요 하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며 전현무의 조언에 공감과 감사를 표했다. 박경은 "요즘에 방송할 때는 코멘트가 생각이 안 나면 하지 않고 사연만 읽는다"며 "저는 제 라디오 방송을 반드시 모니터 하고 어떤 게 이상한지 제작진에게 물어본다. 모르는 부분에 대해선 피해를 안주고 싶은 게 있어서 <문제적 남자>를 할 때도 정말 공부를 많이 하고 형들한테도 이것저것 물어보고 했다"고 회상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에게 '활동하면서 내가 이건 잘 했다' 싶은 것과 '앞으로 솔로가수로서 하고 싶은 것'을 물었다. 이에 박경은 "블락비로 데뷔한 게 잘한 것 같다"며 "당시에 회사 대표님에게 찾아가서 저 이번에 꼭 블락비를 해야만 한다고 강하게 어필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하고 싶은 것으로는 단독콘서트를 꼽았고, 더불어 "제가 28살 3월에 28.3℃라는 이름으로 솔로 팬미팅을 했는데 그걸 브랜딩화해서 추후 팬미팅으로든 콘서트로든 이어가고 싶다. 가령 30살 5월에 한다면 30.5℃로 이름붙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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