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유

공유는 자신에게 맞는 작품을 골라 그 속에 생각을 담아내는 배우다.ⓒ 매니지먼트 숲


어떤 역할이든 맡겨진 대로 성실하게 해내는 배우 혹은 자신에게 맞는 작품을 골라 하고자 하는 말을 담는 배우. 어떤 배우가 더 '좋은 배우'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공유는 명백히 후자에 속하는 배우다. 공유가 <부산행>을 택한 이유는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영화라서'다.

"이제 시나리오를 보면 흥행할 영화인지 아닌지 감이 온다. 하지만 흥행을 이유로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무엇이 됐든 관객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영화가 좋다. 내가 찍는 영화를 매번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는 게 함정이지만. (웃음) <부산행>은 그런 점에서 흥행과 메시지 두 가지 모두 충족된 영화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굉장히 확고한 말투로 한국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을 택한 이유, 그리고 자신이 맡은 석우라는 캐릭터의 당위성에 대해 말을 쏟았다.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에서 배우 공유를 만났다.

"<부산행>, 밀린 숙제 같아"

 배우 공유

배우 공유는 "한국 관객들에게 빨리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매니지먼트 숲


그는 <부산행>의 개봉이 "밀린 숙제를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럴 것이다. <부산행>은 벌써 지난 5월 제69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해 영화제 관객들에게 선을 보였던 영화다. 칸 영화제에서 상영됐던 영화 <곡성>과 <아가씨>는 이미 한국 관객들을 만난 상황. 매도 빨리 맞는 게 좋다고 공유는 "매를 맞든 칭찬을 받든 한국 관객들에게 <부산행>을 빨리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유는 <부산행>을 두 번 봤다. 처음 완성된 영화를 본 건 칸 영화제에서였다. 두 번째는 지난 12일 언론시사 때였다. 그가 마음을 놓은 건 언론 시사 이후였다. 생각보다 좋았던 반응에 공유는 안도했다고 한다. 밀린 숙제를 끝마친 것이다. 그는 "연상호 감독이 만든 영화에 광장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처음 시도되는 한국형 좀비 블록버스터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단다. 공유 또한 연상호 감독에게 개인적인 우려를 표했다. "'좀비가 시각적으로 엉성하면 관객들은 절대 영화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감독님에게 말씀드렸다, 그런데 감독님은 늘 자신 있어했다. (웃음)"

그는 '<부산행>은 신파 영화 같다'는 비판에는 "만인이 다 좋아하는 영화를 만드는 건 너무 어렵다"고 털어놓었다. 이어 "본 사람들이 이말 저말 하기는 쉽지 않나"며 "결국 결정은 만드는 이들이 하는 거고 내부적으로는 의견 일치가 됐다"고 답했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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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에게 수안은 너무 어른스러워 어딘지 조금은 모르게 안쓰러운 배우였다.ⓒ 매니지먼트 숲


<부산행>에서 석우에게 주어진 역할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딸 수안의 아빠로서 달려드는 감염자를 피해 그녀를 지키는 일. 다른 하나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을 등쳐먹어 '개미핥기'라 불리는 펀드매니저였지만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과거 어느 인터뷰에서 공유는 "내 자신과 내가 맡은 캐릭터 간의 유사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그랬을까. 공유는 자신이 맡은 석우라는 캐릭터가 "광장히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석우는 감염자들이 무서워 달려오는 사람들을 앞에 두고 유리문을 닫아버린다.

"내가 과연 그 상황이라면? 나라도 (문을) 닫았을 것 같다. 과연 저런 상황에 처했을 때 이타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힘들다. 만일 내 자식이랑 같이 탔다면 나는 내 자식이 우선일 것이다. 석우가 '너무도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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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우 이후 아이를 낳는 게 더 두려워졌다."ⓒ 매니지먼트 숲


아버지가 된다는 건 어떤 걸까. 석우라는 캐릭터를 분석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내가 아버지가 된다면' 이라는 가정을 했을 것이다. 공유는 "그래서 애를 낳는 게 두렵다"고 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냐'고 하지만 정말 구더기 무서워서 못 담글 수도 있지 않나? 이번 역할을 하면서 애를 낳는 게 더 무서워졌다."

석우는 영화 초반, 자리를 양보하는 '착한 딸' 수안에게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양보하지 않아도 돼. 다른 사람 신경쓰지마"라고 말한다. 공유는 실제로 <부산행> 속 재난 상황이 일어나면 그런 사람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했단다.

"사실 '그래 (수안이) 네가 맞는 거야'라고 말하고 싶어도 과연 그게 진심일까 싶었다. 내 자식에게 거짓말을 해야하는 순간이 많이 오지 않을까. 지금의 세상에서라면 더 그럴 거다.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입에 발린 소리만 하는 것도 싫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자니 애한테 못할 말 하는 것 같고. 과연 나는 내 아이에게 세상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줄까. 그런 고민을 했다."

공유는 딸 수안을 붙잡고 "아빠도 무섭다"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가장 슬퍼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갑자기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에 부딪힌 소시민, 그럼에도 자신의 딸을 지켜야 하는 역할을 맡은 '약한 아빠'로서의 석우.

"사실 석우의 액션신이 지금 나온 영화에서보다 더 후졌으면 했다. 소시민인 석우가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것처럼 보이길 바랐다."

"흥행할 영화 알고 있지만 그걸 택하지는 않는다"

 배우 공유

<부산행> 이후 <밀정>이 개봉한다. 공유는 이후 차기작으로 tvN 드라마 <도깨비>를 선택했다.ⓒ 매니지먼트 숲


"작품을 좀 많이 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내 필모그래피를 내가 원하는 그림들로 늘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작년과 올해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서의 꿈과 목표는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좋다.

사실 배우라는 직업이 상업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그 안에서 균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적은 예산의 영화더라도 혹 관객이 많이 들지 않을 것 같은 영화더라도 ('상업성'과 '작품성' 사이를) '왔다갔다'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데뷔 15년 차.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대한 공유의 답변이다. 공유는 2016년 하반기를 아주 바삐 보낼 예정이다. <부산행> 일정이 끝나면 곧바로 송강호와 함께 연기한 영화 <밀정>이 개봉하고 이후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도깨비>(가제)를 시작한다.

"일단 <부산행>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힘이 생긴다. 또 <밀정>은 작품이 나오기도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 않나. 그 뒤 드라마(<도깨비>)가 평소 두려워 하던 SF 판타지 장르라 걱정되는데 오히려 제가 가진 일말의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해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오글거리는' 게 너무 싫어 김은숙 작가님에게 '너무 오글거리지 않게만 써주세요'라고 부탁드렸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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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보 및 문의사항은 쪽지로 남겨주세요.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최승호 "적당히 해서는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

[inter:view] <자백>의 최승호 PD② "직업인으로 충실히 살고 싶다"

"무섭지 않냐고? 아니 난 행복하다." 최승호 피디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 <자백>이 오는 10월 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정원으로부터 남파된 간첩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쓴 유우성씨 사건이 계기였다. <뉴스타파>는 이후 끝이 보이지 않는 취재를 시작했다. <자백>은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미 상영된 영화지만 최 피디는 몇 주 전에도 영화 <자백>에 추가로 영상을 더 넣어볼까 싶어 취재를 다녀왔단다. 아직 그가 '물은' 국정원 간첩 사건 취재는 끝나지 않았다.그가 행복한 이유 탈북자 유우성씨가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지난 2013년 1월의 일이다. 이후 <뉴스타파>는 2013년 10월 20일 <뉴스타파 - 자백이야기> 편을 통해 이번 사건이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이라고 문제제기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참으로 질긴 싸움이다. 그 대상은 국정원이라는 보이지 않는 거대 권력이다. "심리적인 압박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최승호 PD는 웃으며 대답했다. "오히려 행복하다고 봐야지." "다른 기자들이 오랫동안 한 사안을 쥐고 취재하기 어려우니까. 나에게 이는 부담이라기보다는 행복한 선택인 거다. 또 경험상 어떤 문제든 그냥 건드려서는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 끝까지 취재를 해서 뿌리를 파고 그 끝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적당히 해서 세상이 그리 쉽게 변하지 않더라." 그래서 다시 물었다. "최승호 피디도 무서워하는 게 있느냐"고. 그러자 그는 "나도 무서워한다, 원래 겁이 많은 사람들이 준비를 더 많이 하지 않나"라며 웃었다.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로 조심하면서 취재를 한다. 아직까지 국정원이 나를 고소(지난 2013년 11월 최승호 피디는 국정원에 고소당했다)한 것 말고는 특별히 한 게 없다. 내가 취재를 하는 길을 따라 국정원이나 검찰에서 냄새를 맡으면서 그대로 따라올 수 있다는 생각은 한다. 내가 만일 그 과정에서 어떤 허점을 보였다면 아주 쉽게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경험상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쟤들(국정원)도 겁이 많다. (웃음)"영화 <자백>을 극장에 걸기 위해 <뉴스타파>는 카카오 스토리펀딩을 이용했다. 스토리펀딩 사상 최단 시간 내에 목표로 했던 2억 원이 모였고, 최승호 피디와 인터뷰를 진행한 15일까지 3억3000만 원이 모였다. 관객 3만3000명 정도가 영화 시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통 다큐멘터리 영화가 관객 만 명을 넘기 힘든 점을 감안했을 때 이는 놀라운 액수다. 게다가 스토리펀딩 마감까지 약 40일이나 남았다. 최승호 PD는 이에 대해 "국정원 문제에 대해 공감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영화가 성공해서 국정원을 바꾸는데 일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니 도와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백>이 10월 6일 영화관에 걸리기 위해서는 아직 관문이 남아있다. 스토리펀딩을 통해 모인 돈으로 영화관을 섭외하는 일이다. 최승호 피디는 "몇 만 명이 미리 영화를 보겠다고 돈을 내준 셈이다"라며, "영화를 본 관객들이 추천도 해주고 입소문도 내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할 거고 그럼 좀 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후 영화 <자백>으로 해외 영화제에 출품을 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최 피디는 방송으로 돌파를 해보려다 잘 안 되니 영화를 만들어 대중들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영화까지 만든다는 건 사회적인 비극"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그가 MBC에서 <PD수첩>을 하던 때와는 사회의 온도 차가 사뭇 다르다. "<PD수첩 - 검사와 스폰서> 같은 프로그램 한 번 방송했다 하면 난리났다. 바로 다음날 부산 지검장 잘리고 검찰에서 조사위원회 꾸리고." 하지만 결국 한국 저널리즘의 영역이 신문과 방송을 넘어서 영화로까지 확장된 셈이 아닐까. 그는 이에 "영화는 좋은 수단이다"라고 답했다. "결국 특정한 주제를 갖고 장기적인 취재를 진행하는 형식이다, 이제 <뉴스타파>는 (언론사만이 아니라) 영화 제작사도 겸할 수 있게 등록했다." "직업인으로 충실하게 사는 걸 허락 안 해주네" 그는 인터뷰 내내 언론인으로서의 '직업관'과 '책임 윤리'를 이야기했다. 자신은 "대단한 지사나 거대한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저 '언론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충실하게 살고자 했다고 전했다. "공영방송에 몸담고 국민들에게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들이라면 왜곡을 하지 않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줘야 하지 않나. 그저 직업인으로서 충실하려 살려고 한 건데 그걸 못하게 하니까." "1986년에 MBC에 들어와서 나름대로 언론인으로서 많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만들어나가는데 도움 되는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상은 더 나빠지고 사람들은 희망을 잃어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자백>을 통해 세상을 바로잡고자 한다. 이 영화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관련 기사]☞ [최승호 인터뷰①] "우산으로 가리고 내빼는 국정원장... 창피를 모르더라"

거침없는 발언들... 류준열, 다음을 기대해도 될까요?

[inter:view] 류준열, '연기 좀 하는 신인'에서 배우가 되다

'연기 좀 하는 신인.' 분명 영화 <소셜포비아>가 개봉했던 2015년 봄까지만 해도 배우 류준열(29)을 표현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스타 탄생의 산실'이라 불리는 tvN <응답하라 1988> 정환 역으로 빵 떴고, '라이징 스타'가 됐다. 그리고 2016년 여름. 첫 주연 작품 MBC <운빨로맨스>를 마친 류준열은 또 어떻게 변했을까?'믿보황' 황정음과 '대세 배우' 류준열의 만남. <운빨로맨스>는 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화제작이었다. 동시간대 1위, 10.3%(AGB닐슨)라는 시청률로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이후 시청률 하락세를 겪어야 했고, 결국 6.4%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첫 지상파 진출작이었던 만큼 아쉬웠을 법도 하다.하지만 지난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류준열은 "시청률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데 의의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도 원하는 시청률이 나오지 않았다는 건 더 노력하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첫 로코에서 만난 최고의 상대 <운빨로맨스>는 류준열에게 있어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작이기도 했다. <응팔> 초반부터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 불리며 덕선(혜리 분)의 강력한 남편 후보였던 그의 사랑은 결국 짝사랑이 됐지만, <운빨로맨스>에서 천재 게임회사 CEO 제수호로 분한 그는 마침내 사랑을 이뤘다. 게다가 상대는 '믿고 보는' 황정음. 로맨틱 코미디 연기에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는 최고의 상대였다."서로 좋아하는, 알콩달콩 달달한 장면 촬영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대본에도 물론 즐겁게 쓰여 있었지만, 배우들이 케미를 표현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하고 의견 공유하는 게 좋았어요. 정음 선배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다 보니 깊은 대화도 나눌 수 있었어요. 덕분에 처음엔 어려웠던 정음 누나와 편안한 사이가 됐어요."그의 역사적인 첫 키스신의 상대도 황정음이었다. 류준열은 "첫 키스신보다도 첫 뽀뽀신 때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고 고백했다. "나름 서른이 넘었는데 많이 티내고 싶진 않았"다지만 카메라 앞에서 나누는 첫 입맞춤이 어찌 어색하지 않았을까."티내고 싶지 않았는데 메이킹 필름을 보니까 티 많이 나더라고요. 알 수 없는 표정 짓는 저를 보니까 너무 부끄럽고 얼굴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고. 재미있는 건 주변 친구들이 제 키스신을 보고 <운빨로맨스> 시청을 포기했다는 거예요. 제 실제 연애를 훔쳐보는 느낌이 든대요. 하하하. 다행히 정음 누나가 그 어떤 순간보다 베테랑답게 리드해주신 덕에 무사히, 아름답게 끝낼 수 있었어요. 실제로 보늬가 먼저 키스하는 장면이기도 했고요. 제게 첫 키스신을 선사한 정음 누나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애교? 단전에서 끌어올렸습니다" <응팔> 이후 개봉한 영화 <글로리데이> <섬, 사라진 사람들> 등은 <응팔> 출연 전에 촬영을 마쳤으니, 제수호는 그가 스타덤에 오른 후 선택한 첫 캐릭터다. <응팔>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만큼, 정환이와 수호는 서로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정환이와 수호는 모두 자신의 마음을 상대에게 터놓는 데 서툴렀다는 공통점이 있다.하지만 수호는 정환이와 달리, 스스로 확인한 마음을 감추는 법이 없었다. 수호의 솔직함을 보여주는 장치가 바로 애교였다. 귀여운 표정으로 보늬(황정음 분)에게 치대는 수호의 애교가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류준열은 "순전히 연기였다"면서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린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반응이 좋았던 건 정환이와의 갭 때문인 것 같아요. 수호는 아이 같고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친구예요. 자기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죠. 애교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국은 정음 선배님이 잘 받아주신 덕에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상대 배우가 기쁘고 즐겁게 받아주니 저도 만족도가 높았거든요. 수호는 말도 빠르고 상대 눈을 보고 이야기하지 않는 친구였어요. 보늬를 향한 애교는 인간관계를 글로 배운 수호의 변화를 표현하는 거였죠."정환·수호 말고, 류준열 정환이도 수호도 아닌, 류준열의 사랑법은 어땠을까? 정환이처럼 진중했을까? 수호처럼 솔직했을까? 류준열은 "둘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결국 둘 모두의 모습을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을 테니 하나를 꼽진 못하겠다고. 그렇다면 먼저 다가와 키스한 보늬처럼, 적극적인 여성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실제로도 적극적인 여성 너무 좋죠. 저는 용기 있는 선택에 늘 박수를 보냅니다.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건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솔직한 마음을 표현한다는 건 늘 박수받을 일이죠. 그게 꼭 사랑 고백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신념이나 생각을 누군가에게 표현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물론 강요하라는 뜻은 아닙니다."기독교도인 류준열은 "미신을 전혀 믿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반대되는 행동을 많이 한다, 예를 들면 물 조심하라고 하면 더 물가에 가고, 손 없는 날 이사하라고 하면 손 있는 날 하는 식"이라며 웃었다. 그런 그지만, 만약 여자친구가 보늬처럼 미신을 맹신한다면 "이해는 못 하지만 인정은 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사랑하는 남녀관계에 있어 인정과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이해도 하고 인정도 되면 베스트겠지만, 이해가 안 된다 해도 인정은 해줄 수 있다"고. 류준열의 새 키워드 '엉뚱' 최근에는 정환이와 수호의 엉뚱함을 보는 듯한 황당 에피소드도 있었다. 류준열이 아이돌그룹 NCT 팬들과 달리기시합을 했다는 SNS가 빠르게 퍼진 것이다. MBC 뮤직 <쇼 챔피언> 사전 녹화 방청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NCT 팬들은 명단 접수가 시작되자 달리기 시작했다. 근처 카페에서 휴식 중이던 류준열도 이를 보고 함께 달렸다고. 심지어 팬들보다 빨리 도착했다고 한다. 류준열은 팬들에게 끊임없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명단에 이름 쓰는 일이 더 급했던 NCT 팬들은 그에게 관심이 없었다고. 엑소냐는 질문에 결국 한 팬이 "NCT"라고 알려줬고, 류준열은 팬들에게 "축하드려요, 성공하세요"라며 박수를 쳐줬다는 내용이었다. 취재진이 이 에피소드에 대해 묻자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꽤 오랜 시간 한 카페에 앉아있던 분들이었다"며 설명을 시작했다."저는 드라마 대기 중이었어요. 갑자기 카페에 앉아계시던 분들이 한 마음이 돼서 각자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데 참을 수 없었어요. 호기심도 있었죠. 어린 소녀들이라 아이돌이라는 동물적 감각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엑소냐고 물어봤는데 아니라더라고요. 그룹명을 이야기해줬는데 못 알아들었어요.아직도 의문인 건, 거기에 정말 아이돌이 없었거든요? 그 친구들이 나무 사진을 막 찍고 있더라고요. 이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방청권을 얻기 위한 작업이래요. 그 친구들은 나무를 왜 찍고 있었을까요? 전 그들의 뜨거운 열정이 부러워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는데, SNS에서 회자되면서 회사에서 난처해 했어요. 배우로서는 조금 창피했지만 훈훈한 에피소드였네요."하지만 그에게도 그 '뜨거운 열정'을 지닌 팬들이 있다. 인터뷰가 이뤄진 카페 밖에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여럿 있었다. <응팔>을 시작하기 전의 류준열과 지금의 류준열. 가장 큰 차이는 이같은 팬들의 존재가 아닐까?"지금까지는 배우가 되는 데 힘이 되는 긍정적인 에너지나 응원은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에게서 받았어요. 이제는 팬분들에게 많이 받아요. 드라마 선택을 빨리했던 것도, 팬분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에요. 기대하고 응원해주시는 글을 많이 봤거든요. 빨리 다음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던 것 같아요. 타이트한 스케줄에도 웃을 수 있는 건 팬분들 덕분입니다."호랑이띠 제수호, 호랑이띠 류준열 제수호와 류준열은 모두 1986년생 호랑이띠다. 하지만 수호는 서른의 나이에 완성된 커리어를 갖췄고, 류준열의 커리어는 지금부터다. 류준열은 "수호가 몇백 억 자산을 가진 인물이지만 만수르 같은 삶을 사는 인물은 아니잖아요"라면서 "수호는 끊임없이 갈망하고 고민하는 친구다, 그런 점이 나와 닮았다"고 말했다.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고민하고 새로운 것들을 찾아 나가는 점이 비슷"하다고.그는 작품 하나를 시작하고 끝내는 것을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감정을 느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란다. 그런 반성들이 자신을 성장시킨다고 믿는다고. 그렇다면 그에게 <운빨로맨스>라는 여행은 어떤 성장을 가져다주었을까?"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사람을 대할 때 내 의지와 무관하게 그들이 생각하는 또 다른 제가 있거든요. 이심전심이 안 되는 경우가 많죠. <운빨>은 그런 서로 다른 마음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 작품이에요.또 운명과 싸우는 드라마였잖아요. 드라마는 사실 여러 가치관의 싸움인데 보통 부모님의 반대, 계급 차이 이런 에피가 주를 이뤘다면 <운빨>은 주인공들의 신념이 부딪쳤던 것 같아요. 저도 종교가 있지만, 자기가 가진 삶의 기준은 쉽게 변하지 않잖아요. 미신과 과학을 맹신하던 친구들이, 자신의 신념을 바꾸는 계기가 사랑이라는 것. 운명과 싸운다는 건 로맨틱 코미디가 다루기에는 너무 무겁고 크고 복잡한 주제였지만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어요."<운빨로맨스>와 <더킹>이라는 여행을 마친 그는 당분간은 오롯이 영화 <택시운전사>라는 여행에 집중할 예정이다. 여행 동반자는 송강호와 유해진이다. <더킹>에서는 조인성, 정우성과 호흡을 마쳤다. 연이은 대작 캐스팅. 그에게 운빨이라도 작용했던 걸까? "연이어 대작에 출연할 수 있었던 건 천운이죠. 제가 어떤 작품을 하는 데는 능력보다 운이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어쩌다 얻은 행운이라기보다,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았죠. 저는 인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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