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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어"... '코로나 블루'에 빠진 사람들 위로하는 노래

[리뷰] R&B 여제 앨리샤 키스의 정규 앨범 7집 <앨리샤>

20.09.26 10:41최종업데이트20.09.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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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샤 키스(Alicia Keys)의 신보 < ALICIA > ⓒ Sony Music


예전에 그런 부류의 방송을 본 적을 있을 것이다. 일반인 출연자들이 저마다 장기를 뽐내는 예능 프로그램 말이다. 그때마다 '보컬 신동'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는 소녀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앨리샤 키스의 'If I Ain't Got You'를 즐겨 불렀다. 선명한 피아노 리프, 사랑은 돈과 다이아몬드로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 노래하는 가사는 대중의 뇌리에 잘 남았다.
 
앨리샤 키스는 2000년대를 상징하는 알앤비 디바다. 15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Fallin', 'No One'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했다. 동시대를 풍미했던 팝스타들이 그랬듯, 앨리샤 키스는 '가장 핫한 스타'로 여겨지고 있지는 않다. 2012년, 'Girl On Fire' 이후로는 이렇다 할 히트곡을 발표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상업적인 지표가 아티스트의 가치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빌리 아일리시는 "앨리샤 키스와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다면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앨리샤 키스는 지난해부터 그래미 어워드 무대의 진행자를 맡았다. 자신의 특기를 십분 살려, 앨리샤 키스를 진행을 하다가도 멋진 노래를 들려주었다. 특히 2019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두 대의 피아노를 활용해 록밴드 킹스 오브 리온(Kings Of Leon), 드레이크(Drake), 로린 힐(Lauryn Hill)의 노래를 섞어 부르는 모습은 경이로웠다.
 
지난 18일, 앨리샤 키스의 일곱 번째 정규 앨범 < ALICIA >가 발매되었다.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딴 제목이다. 그래미 어워드 무대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이 앨범에서 앨리샤 키스는 알앤비를 기본 골격으로 다양한 장르에 발을 뻗었다. 데뷔 앨범 < Song In A Minor >처럼 진한 알앤비 음악과 다양한 장르 음악이 공존한다. 54분의 러닝 타임 동안 어떤 곡이 등장하든, 앨리샤 키스의 단단한 보컬이 중심을 잡고 있어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피아노와 보컬을 중심으로 끌고 가는 앨리샤 키스 스타일의 알앤비 노래가 있고, 펑크(Funk)의 요소를 더한 댄스곡('Time Machine')도 있다. 미겔(Miguel)과 듀엣을 이룬 'Show Me Love'은 2000년대 초반의 소울 음악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2017년에 머큐리상을 수상한 샘파(Sampha)와 호흡을 맞춘 '3 Hour Drive'에서는 미니멀한 전자 사운드가 두드러진다. 앨리샤 키스가 손님인 샘파의 색깔에 맞춰 준 모양새다.

위로와 사랑의 노래 부르기
 

앨리샤 키스의 'Good Job'은 동시대의 이웃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 Sony Music

 
에드 시런과 함께 만든 선공개 곡 'Underdog'에서 앨리샤 키스는 싱글맘, 택시 기사, 가난한 직업 여성 등 조명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그들을 고무시키고자 했다. 'Underdog'은 또 다른 형태의 인생 찬가였다. 이처럼 앨리샤 키스의 이번 앨범은 현실과 공명하는 메시지를 여럿 담고 있다.

'Perfect Way To Die'는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삶도 중요하다)' 운동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곡이다. 이 곡은 경찰 폭력에 의해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관점에서 쓰여졌다. 이 앨범에서 앨리샤 키스가 노래하는 이야기는 결코 허구가 아니다.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Good Job' 역시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 어머니, 아버지, 스승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한다. 문장만 놓고 보면 아주 특별함이 있는 위로는 아니지만, 앨리샤 키스의 목소리가 곧 설득력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실의에 빠진 사람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이런 노래의 의미는 다른 때보다 커진다.
 
"You're doing a good job.
당신은 잘하고 있어요
Don't get too down The world needs you now."
너무 우울해하지 말아요 세상이 당신을 필요로 하니까요.
- 'Good Job' 가사 중에서.


앨리샤 키스는 2016년 5월부터 노메이크업(#NoMakeup) 운동에 나섰다. 정형화된 미의 틀을 거부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겠다는 의도다. 이번 앨범의 커버 역시 화장을 하지 않은 앨리샤 키스의 사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장을 벗겨내도, 앨리샤 키스의 노래에는 변함이 없다. 따뜻한 노래로 가득한 신보 < Alicia >는 충분한 증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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