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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 유산슬의 금싸라기 땅 재개발

[이끼녀 리뷰] 유산슬, '사랑의 재개발'

19.12.10 13:22최종업데이트19.12.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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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 이끼녀 리뷰입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기자말]

MBC ‘놀면 뭐하니?-뽕포유’의 유산슬 ⓒ MBC

 
'트로트 샛별' 유산슬이 지난달, 정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노래 '사랑의 재개발'을 발표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뽕포유>에서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해 큰 사랑을 얻은 유재석. 그의 수많은 도전 중에 가장 진지한 도전이 아닐까 싶을 만큼 열심이다. 진지하게, 제대로 트로트다. 

'사랑의 재개발'은 싱글앨범 <뽕포유>에 실린 곡으로, '합정역 5번 출구'와 함께 더블 타이틀곡이다. 수많은 명곡을 만든 히트곡 제조기인 두 사람, 조영수 작곡가와 김이나 작사가가 만나서 '황무지 같았던 나의 마음에 님이라는 재개발 열풍이 불어온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를 탄생시켰다. 빠른 템포의 댄스풍 트로트 장르인 이 노래는 다음처럼 시작된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싹 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나비 하나 날지 않던 나의 가슴에/ 재개발해주세요

내 맘을 그냥 두지 말아줘요/ 금싸라기 같은 내 맘을/ 내 맘에 전철역을 내어줘요/ 그대만이 내릴 수 있는"


어떻게 사랑을 부동산에 비유할 수 있는지, 신박하다. 단지 신선하기만 한 게 아니라 그 은유가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신박한 것이다. 나의 가슴이 땅이라면, 나비 하나 날지 않던 척박하고 칙칙한 땅이었다, 이 땅을 당신이 싹 다 갈아엎어서 재개발을 해달라, 이 땅이 아직 개발이 안 돼서 그렇지 알고보면 금싸라기 땅이다... 이런 내용의 노랫말은, 마음에 사랑이 꿈틀대던 사람들의 투자욕구에 불을 붙인다.
   

유산슬 '사랑의 재개발' 재킷 이미지 ⓒ YG PLUS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위치' 아니겠는가. 역세권인가? 생활권의 주요시설과 접근성이 좋은가? 이는 집 구할 때 중요하게 따지는 조건 아니겠는가. 유산슬이 재개발된다면 전철역도 생길 예정이라니. 그것도 그대만이 내릴 수 있는 전철역이라니. 많이 간지럽긴 하지만 투자 구미가 확 당기는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오 오 그대 맘을 심으면 뭐든 피어나/ 팥도 나고 콩도 날 텐데/ 모조리 싹 다 갈아엎어주세요"

"내 맘에 이정표를 세워줘요/ 딱 집어서 그대 거라고/ 내 맘에 박자를 좀 넣어줘요/ 쿵 찍으면 딱을 할 게요"


나는 땅, 그대는 씨앗. 나의 가슴이라는 땅은 그대의 마음을 만나면 무엇이든 피워낼 비옥토라고, 유산슬은 강력히 어필한다. 또한 나는 땅, 그대는 음악이다. 나라는 무미건조한 땅에 음악이 흐르게 해주오 간청한다. 부동산에서 가장 처음 따지는 것은 위치지만, 마지막의 화룡점정은 역시 '문화' 아니겠는가. 노래가 넘실대는 그런 동네에 산다면 정신적인 웰빙이 가능할 듯하다.

지난달 30일 <놀면 뭐하니?>에선 '사랑의 재개발' 뮤직비디오 촬영기가 방송되기도 했다. 나이트클럽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유산슬은 댄스팀과 '사랑의 재개발' 포인트 안무를 즉석에서 맞추고 무대에 올랐음에도,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다. 그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팬들 앞에서 '사랑의 재개발' 라이브 무대도 펼쳐보였다. 비록 박자를 틀리는 실수도 있었지만, 팬들은 크게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데뷔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팬들의 따뜻한 말에서 유산슬을 향한 응원의 마음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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