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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흥행 고맙다... 편견에 저항하는 인물들

[영화로 보는 세상] <미녀와 야수>에 담긴 페미니즘

17.04.04 18:13최종업데이트17.04.0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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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와 야수>의 한 장면.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지난 3월 8일, 세계 각지에서는 여성의 날을 기념한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109주년을 맞이한 여성의 날은 1908년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불타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미국 노동자들이 궐기한 날을 기념하는 날로, 1975년부터 매년 3월 8일 UN에 의하여 공식 지정되었다. 미국의 1만 5000여 여성 노동자들은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하여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한국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각기 다양한 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도심에서 여성의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배포하며 여성의 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성 평등은 민주주의의 완성'이라는 구호도 곳곳에서 보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여성노동조합(여성노조) 등은 오후 2시부터 광화문 일대에서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대한민국에서 페미니즘은 많은 사람들이 한 번 쯤은 들어본 개념이 되었다. 하지만 페미니즘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내는 사람도, 과격한 방식으로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인 이슈가 젠더 문제, 페미니즘이라 말할 수 있는 이유다. 페미니즘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3월 16일에 개봉한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는 바로 그 페미니즘을 잘 녹여 놓은 영화이다.

<미녀와 야수>는 1992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던 것을 실사로 리메이크한 영화다. 출연 배우도 매우 호화롭다. 엠마 왓슨, 이완 맥그리거, 이안 맥켈린 등 주연과 조연 모두 명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영화의 스토리는 전작과 거의 유사하다. 프랑스 어느 작은 마을에서 아버지와 사는 벨(엠마 왓슨)이란 여성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로 가던 아버지가 실종이 된다.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아 폐허가 된 성에 도착한 벨은 저주에 걸린 야수(댄 스티븐스)를 만나 아버지 대신 성에 갇힌다, 처음에는 탈출을 하려던 벨은 야수의 의외의 면을 발견한다. 차츰차츰 벨은 야수와 교감을 한다.

<미녀와 야수>가 전작과 다른 점은 입체적으로 변한 벨에 있다. 원작에서 벨은 독서광이다. 더 나아가 이번 작품에서 벨은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다른 여성에게도 전파하려 노력한다. 마을의 한 소녀에게 글을 가르치기도 한다. 말을 사용해 세탁기와 비슷한 구조의 기계를 만들기도 한다. 또한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는 마초남 개스톤(루크 에반스)에게도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시대적 한계에 당당히 맞서는 현대적 여성으로 벨은 진화했다.

벨을 연기한 엠마 왓슨은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다. 2014년부터 그녀는 UN 양성평등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엠마 왓슨은 '벨'을 연기하기 위해 드레스를 입을 때 코르셋을 입는 일을 거부했다. 왓슨은 "벨은 코르셋에 묶인 제한적 캐릭터가 아닌 활동적인 공주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코르셋은 옷맵시를 위해 허리를 인위적으로 조아 얇게 만드는 일종의 속옷으로 동시에 남성 혹은 사회가 여성에게 주는 제약 등을 가리키기도 한다. 엠마 왓슨은 헤르미온느 이후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문재인 후보 캠프에 남인순 의원이 여성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남인순 의원은 여성운동을 꾸준히 해온 페미니스트다. 과거 전원책 변호사와의 군가산점 폐지 토론 이후 많은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남 의원의 캠프 참여 소식을 접한 다수의 남성 지지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결과적으론 문재인 캠프의 대변인 김경수 의원이 상황을 잘 정리해서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아직 대한민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페미니즘 자체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진정한 페미니즘의 실천은 결코 여성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궁극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멋진 OST 'Beauty and the Beast'를 독자들에게 추천하며 이 글을 마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Critics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춘천지역 주간지 <춘천사람들>에서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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