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흑과 백이 하나 됐던 텍사스 웨스턴 대학교의 마이너스팀.
월트디즈니컴퍼니
"모든 사람은 동일하다" 영화를 보며 너무 뻔하다고 볼멘소리를 해도 할 말이 없다. 그 자체가 실화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던 해스킨스'라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며, 기본기에 충실한 하드트레이닝 속에서 강력한 팀워크의 수비 농구를 지향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한다. 기본을 강조하는 그의 철학은 사람에게도 그대로 투영된다. 바로 '모든 사람은 같다.'라는 기본 원칙이다.
자신은 물론, 가족에 대한 살해 위협 속에서도 그는 절대로 흑인 선수들을 선발에서 제외하지 않으며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 한편, 그는 결승전에서 백인 선수들을 의도적으로 출전시키지 않으며 자신의 원칙을 깨뜨린다. "너희는 여태 운이 좋았을 뿐이야 원숭이같이 멍청한 흑인들론 절대 우승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미국 백인 사회에 그는, 다시는 그런 말을 할 수 없게 한다.
그는 결승전 하루 전날 밤, 선수들을 체육관에 모아놓고 결승전에는 오직 7명의 흑인 선수만을 출전시키겠다고 공표를 한다. 백인 선수들도 결승전을 누비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들은 조용히 감독의 결정에 동의하며 흑인 동료들을 기꺼이 응원하게 된다. 흑인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깨부수기 위한 한 감독의 신념이 주는 경건함과,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이 장면은 <글로리 로드>의 백미이기도 하다. 이 사건이 혁명이라고 불리는 건 실제로 이후 1985년까지 각 팀이 보유한 평균 흑인 선수의 숫자는 2.9명에서 5.7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한 남자의 뜨거운 신념이 주는 감동에만 치우쳐 있지 않다. 뜨거운 동료애 가족애를 전달하고 있으며, 실화의 감동을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배우들은 혹독한 훈련 속에 실제 농구 선수 같은 뛰어난 테크닉들을 구사했다. 또 실감 나는 경기 장면들을 연출해 스포츠영화로서도 충분한 매력을 발산한다. 한편 다문화 시대에 접어드는 한국인들도 당시 미국의 백인과 같은 시선을 가진 건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