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61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548을 기록했다. 평균 구속 153.5km/h인 강력한 구위의 패스트볼을 앞세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0세이브 고지에 등정하며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김용수, 이상훈, 봉중근 등 쟁쟁한 LG의 선배 마무리들을 제치고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도 수립했다. 1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에 블론 세이브는 2개에 불과해 내실도 알찼다. 

3월에 펼쳐지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고우석은 대표팀에 승선해 마무리의 중책을 맡을 공산이 크다. 국제 대회는 타자들이 강력하면서도 낯선 투수들을 상대해 많은 점수가 나지 않는 투수전으로 펼쳐지는 경우가 많다.

WBC는 투수의 보호를 위해 투구 수 제한이 있어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고우석이 근소한 점수 차의 리드를 지키며 경기를 마칠 수 있을지에 한국 야구의 성패가 달릴 것으로 보인다.

※ LG 고우석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고우석으로서는 지난 2021년에 치러진 도쿄 올림픽의 굴욕을 씻을 좋은 기회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만난 준결승전에서 고우석은 2:2 동점이던 8회말 등판했다. 하지만 1루를 커버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비 실수를 저지른 고우석은 제구 난조까지 겹쳐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고우석이 야마다에게 결승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얻어맞아 패전 투수로 기록되었고 한국은 일본에 2-5로 패했다. 이 패배로 결승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에 6-10으로 재역전패를 당해 노메달로 귀국해야 했다. 결국 참가국 6개 팀 중 4위에 그친 야구 대표팀은 여론의 빗발친 비난 세례를 피하지 못했고 프로야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 역시 한풀 꺾였다.

도쿄 올림픽 이후 2년 만에 치러지는 WBC는 고우석이 성장을 입증할 좋은 무대가 될 것이다.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 고우석은 변화구의 예리함과 경기 운영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향후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고우석으로서는 WBC 활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호기이기도 하다. 최근 고우석은 LG 구단의 비 FA 장기 계약 제안을 정중히 고사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고우석이 WBC를 마친 뒤 LG의 29년 만의 우승 도전에 앞장설지도 관심거리다. LG는 지난해가 우승 적기로 전망되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승 3패로 패퇴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최종 순위 3위에 머물렀다. 

FA 채은성과 유강남의 이탈로 LG의 전력은 지난해보다 올해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우석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뒷문을 단속해야 LG는 숙원인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 

고우석은 이종범 코치의 딸이자 이정후(키움)의 여동생인 이가현씨와 오는 1월 6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새신랑이 되는 고우석이 한국 야구와 LG의 자존심 회복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2023년 프로야구 순위... 국제대회가 변수인 이유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