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홈에서 1승을 거두는 데 만족해야 했다. 키움 히어로즈보다 전력을 재정비할 시간이 많았고 30승을 합작한 외국인 투수가 차례로 선발로 출격한 점을 고려하면 결코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고척스카이돔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LG 입장에서는 홈에서 확실히 분위기를 잡고 고척에서 시리즈를 끝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였으나 2차전을 내줌으로써 계획이 틀어졌다. 게다가 3차전 선발로 LG는 김윤식, 키움은 안우진을 내세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매치업만 놓고 보면 키움의 우세가 점쳐지는 경기다.

3차전마저 내줄 경우 분위기가 더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우승은 물론이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특히 이럴 때일수록 안방을 지켜야 하는 포수의 활약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공격에서의 활약 이외에도 투수 리드와 블로킹 등도 소홀히 해선 안 되는데, 지난 두 경기에서의 유강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내내 LG 안방을 지켰던 두 명의 포수, 유강남(왼쪽)과 허도환(오른쪽)

시즌 내내 LG 안방을 지켰던 두 명의 포수, 유강남(왼쪽)과 허도환(오른쪽) ⓒ LG 트윈스


유강남답지 못했던 2경기

1차전서 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유강남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네 번의 타석에서 루상에 주자가 있는 상황이 세 번이나 됐다. 첫 타석이었던 2회말 1사 1, 2루서 땅볼로 타점을 만들기는 했으나 키움 2루수 김혜성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득점으로 연결될 수 없었다. 오히려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을 뻔했다.

3회말 3점, 6회말 2점을 더 보태는 동안 유강남은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특히 6회말 1사 3루서 문성주의 타석 때 키움 1루수 김태진의 야수실책으로 점수를 얻고 나서 후속타자로 들어선 유강남은 3루 땅볼을 치고 소득 없이 물러났다. 상대를 더 몰아붙이지 못했다.

그나마 나머지 타자들이 제 몫을 다한 덕분에 유강남의 부진이 승패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 그러나 2차전은 조금 달랐다. 특히 1차전에서 깔끔한 송구를 선보이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는 다르게 수비에서도 흔들렸다.

유강남은 1회초 1, 3루서 LG 선발 아담 플럿코의 2구 커터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패스트볼이 나온 사이 3루주자 이용규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빼앗겼다. 전날 패배한 키움은 이 득점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키움 타선이 플럿코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두 팀의 간격이 6점 차로 벌어진 2회초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플럿코의 구위가 떨어진 게 결정적이었지만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안타를 맞는 등 뚜렷한 대책이나 변화가 없었던 유강남의 책임도 컸다.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두 차례나 출루하고도 그가 웃을 수 없는 이유였다.
 
 김윤식과 자주 호흡을 맞췄던 허도환이 3차전 주전 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윤식과 자주 호흡을 맞췄던 허도환이 3차전 주전 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LG 트윈스

 
김윤식과 자주 호흡 맞춘 허도환, 선발 출전 가능성↑

1, 2차전 도합 7타수 1안타. 하위타선에서 부진에 허덕인 유강남은 팀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당장 1승이 급한 LG는 유강남을 주전 포수로 기용해야 할지, 아니면 변화를 한 번 줘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1차전과 2차전 모두 유강남이 9회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허도환, 김기연 두 명의 포수는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3차전에서는 유강남이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베테랑 포수' 허도환이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을 것이 유력하다.

우선 3차전 선발투수 김윤식과 허도환이 자주 호흡을 맞췄다는 점이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김윤식은 23번의 선발 등판에서 유강남(11경기)보다 허도환(12경기)과 더 오랜 시간 동안 배터리를 이루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5일 KIA 타이거즈전서도 주전 포수는 허도환이었다.

단순히 이닝만 많았던 게 아니다. 허도환이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김윤식의 기록이 더 좋았다. 김윤식은 허도환 수비 시 66이닝 평균자책점 2.45 피OPS 0.631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긴 반면 유강남 수비 시 48⅓이닝 평균자책점 4.47 피OPS 0.758 WHIP 1.51로 다소 부진했다.

게다가 허도환은 2013년, 2014년, 2018년까지 포스트시즌서 백업 포수로 활약했고 2018년(SK 와이번스)과 지난해(kt 위즈)에는 동료들의 활약 속에서 우승반지까지 획득했다. 올가을 팀의 주전 포수, 더 나아가 팀 전체가 흔들리는 가운데서 그가 '베테랑'의 가치를 입증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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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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