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오랜만에 한국 대표팀에 승선한 이강인이 21일 비대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이강인 오랜만에 한국 대표팀에 승선한 이강인이 21일 비대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기회는 단 두 번뿐이다. 1년 6개월 만에 파울루 벤투 감독의 호출을 받은 이강인(마요르카)이 새 바람을 불어넣을까. 이번 9월 코스타리카(23일 고양종합운동장)-카메룬(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과의 A매치 2연전에서 판가름날 수 있다.

한 단계 성장한 이강인, 1년 6개월 만에 벤투호 재승선

이번 9월 A매치에 나설 벤투호의 최대 관심사는 이강인이었다. 올 시즌 유럽파 코리안리거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라 리가 마요르카 2년차를 맞은 이강인은 6경기에 출전해 1골 3도움을 기록 중인데, 라 리가 어시스트 부문에서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일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클럽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도 맹활약하며 가치를 입증했다. 기술, 킥, 드리블, 창조성, 수비 가담과 많은 활동량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약점을 지우고 완전체로 진화한 이강인이 벤투호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된 것이다. 

지금까지 이강인은 벤투호 출범 이후 6경기(선발 3회, 교체 3회)에 출전해 157분을 소화한 게 전부다. 심지어 지난해 3월 일본과의 평가전 이후 무려 1년 6개월 동안 선발되지 못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모두 제외되자 벤투 감독의 플랜에 완전히 멀어지는 듯 보였다. 사실상 카타르행이 불투명할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결국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번 발탁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오는 11월 개막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FIFA가 공인한 마지막 A매치 데이다. 그래서 코스타리카-카메룬과의 2연전 활약 여부가 카타르로 가는 지름길인 셈이다. 

이강인, 다양한 위치에서 전술 실험

벤투 감독은 지난 13일 9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발탁된 많은 선수가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포함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강인이 아직까지 완전한 합격을 받았다고 보긴 어렵다. 2019년 이강인에게 A매치 데뷔전 기회를 부여한 벤투 감독이지만 심지어 지난해 3월 일본전에서는 이강인에게 몸에 맞지 않는 원톱을 맡기며 실패를 경험했다. 또, 아시아 최종예선과 같은 중요도가 높은 경기에서 이강인을 과감하게 제외한 바 있다. 

무엇보다 벤투 감독은 지난 19일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 인터뷰에서 "다른 것들을 시도할 것이지만 경기에서 보여드릴 생각이다"라며 "첫 경기까지 시간이 있다. 훈련을 통해 체크해 보겠다"라고 변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벤투 감독은 플랜A만 고집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벤투 감독의 발언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20일 한국 대표팀 공개 훈련을 통해 벤투 감독의 구상이 어느정도 윤곽을 보였다. 이강인의 위치를 다각도로 실험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 첫 번째 실험은 4-4-2였다. 손흥민-이강인 투톱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조합이다. 좌우에 권창훈, 황희찬이 낮고 빠른 크로스를 통해 지원하는 전술이었다. 

이강인은 투톱 전술에 익숙하다. 2019 FIFA U-20월드컵에서준우승을 차지할 당시 정정용 감독은 이강인-오세훈 투톱을 꺼내들었다. 현재 마요르카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역시 이강인-무리키 투톱으로 재미를 봤다. 이강인의 창조성을 극대화하고 프리롤을 부여한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두번째는 4-3-3에서 이강인과 이재성을 중앙 미드필더에 포진시켰다.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역할이 가능한 이재성, 왼발 킥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이강인의 시너지를 기대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리톱 왼쪽에 이강인을 전진배치하고, 중앙 공격수 황희찬, 오른쪽 윙포워드 손흥민을 배치하는 조합으로 훈련했다. 그동안 최적의 활용법을 찾지 못한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히든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강인도 어느 때보다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21일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축구선수로서 월드컵은 당연한 것을 넘어서서 제일 가고 싶은 대회 중 하나"라며 "이번 소집 때 제가 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릴 것이고 그러면 월드컵에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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