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에서 5위 KIA 타이거즈의 5할 승률이 무너졌다. KIA는 4일 광주 KT 위즈전에서 2-6으로 완패해 58승 1무 59패 승률 0.496이 되었다. 아울러 4위 탈환의 마지막 실낱같은 기회도 사실상 물거품이 되었다. 지난 주말 2연전을 치르기 전에는 KIA와 KT의 승차는 6경기 차였다. 하지만 KIA가 주말 2연전에서 KT에 내리 패하면서 양 팀의 승차는 무려 8경기 차로 벌어졌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KIA가 6위 롯데 자이언츠와 5경기 차로 격차가 커 5위가 굳어져 간다는 점이다. 지난겨울 이래 KIA는 구단 수뇌부를 물갈이하고 FA 최대어 나성범을 6년 총액 150억 원에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힘썼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2017년과 같이 통합 우승도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이 제기되었으나 5위로 가을야구에 턱걸이하는 결과가 만족스러운지는 의문이다. 

최근 KIA는 불펜 필승조의 잇따른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가운데 타선의 득점력도 저하된 형국이다. 팀 타선을 견인하고 있는 나성범마저 주춤하다.

※ KIA 나성범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나성범은 타율 0.317 19홈런 85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30으로 시즌 지표는 훌륭하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5.71로 팀 내 야수 중 1위, 리그 야수 중 3위에 올라있다. 

현재와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개인 통산 3번째 골든글러브 획득이 현실화될 수 있다. 그는 NC 다이노스 시절이었던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으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하지만 8월 13일 광주 롯데전을 기점으로 18경기에서 타율 0.250 3홈런 11타점 OPS 0.787로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순위 싸움이 가장 다급한 시기에 팀 타선을 이끄는 그의 부진이 팀 전체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나성범의 부진은 체력 저하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는 KIA가 치른 118경기에 모두 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소화한 타석도 535타석으로, 터크먼(한화)의 536타석에 이어 리그 최다 공동 2위에 올라있다. KIA 이적 후 전 경기에 출전하며 쉬지 않고 뛴 결과 지쳤다고 볼 수 있다.

만일 KIA가 선수층, 즉 뎁스(Depth)가 두터운 팀이었다면 나성범이 백업 외야수의 뒷받침 속에서 적절히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안배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야수진의 뎁스가 타 팀과 비교해 취약한 KIA로서는 나성범을 관리할 여력이 부족했다. 일단 중심 타선에 가장 먼저 나성범을 배치한 뒤에 나머지 라인업을 채우는 것이 KIA의 현주소다. 
   
나성범의 반등 여부는 정규 시즌보다는 가을야구에서 더욱 중요할 전망이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래 지난해까지 7년 동안 5위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다. 2경기 중 1무만 해도 탈락인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5위가 매우 유력한 KIA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성범의 방망이가 중요하다. 나성범이 제모습을 되찾아 KIA를 높은 곳으로 이끌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서른 살에 각성한 이준영, KIA 5위 사수 버팀목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