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차기 MCU 전략은 '멀티버스'이다.

마블의 차기 MCU 전략은 '멀티버스'이다. ⓒ Marvel

 
지난 23일(미국 현지시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 행사를 통해 전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바로 마블의 차기작 제작 계획이 공개된 것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5와 페이즈6에 속하는 극장판 영화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방영되는 OTT 시리즈물에 이르는 마블의 방대한 구상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었다.

이날 마블의 CEO 케빈 파이기를 통해 공개된 작품들은 올해 방영 또는 개봉을 앞둔 '페이즈 4'의 마지막을 장식할 <변호사 쉬헐크>(8월 OTT 공개),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 등의 뒤를 이어 전 세계 극장가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모을 준비를 진행중이다. 마블 특유의 'MCU' 기획은 지난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기존 할리우드 영화 시스템이 만들어왔던 시리즈물의 방향성을 몇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호평과 더불어 과도한 히어로물 범람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아 왔다.  

​코로나 펜데믹 상황 속에서도 탄탄한 흥행력을 보여준 마블이지만 최근 공개된 극장판 영화, OTT 시리즈들은 <이터널스>의 혹평, <토르:러브 앤썬더>의 미지근한 반응처럼 고전을 겪기도 했다. 마블에게 MCU 페이즈5, 6는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을까?

멀티버스로 위기 돌파... 더욱 높아지는 진입 장벽 고민
 
 마블이 MCU 페이즈5와 6를 통해 공개할 차기작 로고.  새로운 어벤져스 시리즈가 2편이나 개봉될 예정이다

마블이 MCU 페이즈5와 6를 통해 공개할 차기작 로고. 새로운 어벤져스 시리즈가 2편이나 개봉될 예정이다 ⓒ Marvel

 
<스파이더맨:노웨이홈>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가동된 멀티버스 세계관은 이번 MCU의 가장 핵심 동력을 담당한다. '멀티버스 사가(The Multiverse Saga)'라고 대놓고 이름 붙일 만큼 올해 포함 2025년까지 공개되는 대작들은 대부분 멀티버스 세계관에 기반을 둔 이야기 구조를 담아 제작될 예정이다.

​<엔드게임>으로 마무리 될 것처럼 보였던 <어벤져스> 시리즈가 <캉 다이내스티> <스크릿 워즈> 등 기존 마블 코믹스 원작 서적의 초대형 이벤트를 영상으로 옮기는 것만 보더라도 마블이 얼마나 멀티버스에 공을 들이는지 짐작케 한다. 지구 616, 지구 1610라는 서로 다른 시공간이 충돌하면서 소멸되고 다시 새롭게 생겨난 세계관 속에서 서로 협력하고 싸우는 복잡한 구성의 이야기가 이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그려지는 것이다. 개별 영화 및 OTT  시리즈물 상당수도 이에 기반을 둔 구성이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멀티버스 개념이 영화팬 및 OTT 시청자들의 진입 장벽을 쌓는 악재로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멀티버스를 채용해 대성공을 거둔 <스파이더맨>과 다르게 <닥터 스트레인지>에선 일부 관람객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복잡한 세계관이 피로감을 선사한 데다 OTT 시리즈물과의 연계성이 과도하게 강조되면서 마블의 지나친 상업성에 곱지 않은 시선이 모아지기도 했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분)라는 초특급 인기 캐릭터의 부재를 만회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활용중인 멀티버스지만 아직까진 사람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 잡기엔 부족함이 엿보일 따름이다. 케빈 파이기를 비롯한 마블의 경영진으로선 페이즈5와 6를 통해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줄 나름의 비책이 절실히 필요한 입장인 것이다.

기존 인기작의 속편 + 리부팅되는 히어로물
 
 마블이 MCU 페이즈5와 6를 통해 공개할 차기작 로고.

마블이 MCU 페이즈5와 6를 통해 공개할 차기작 로고. ⓒ Marvel

 
마블 히어로물을 사랑한 팬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 중 하나는 기존 인기작의 후속편 제작을 손꼽을 수 있다.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에 코믹함을 곁들였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앤트맨>이 각각 3번째 작품으로 돌아온다. <캡틴 아메리카>는 '뉴 월드 오더'라는 부제를 달고 제2대 캡틴으로 활약하는 '팰콘'의 활약을 담을 예정이다.

​OTT 역시 속편 기대작들이 줄지어 대기중이다. <로키>가 시즌2로 재정비되어 돌아올 예정이며 넷플릭스와의 협업으로 방영되었던 <데어데블> 역시 '본 어게인'이라는 제목을 달고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방영될 계획이다. 이밖에 과거 타 회사가 만들었던 히어로물의 리부팅도 줄지어 대기중이다. 

20세기 폭스에 의해 두 차례 영화화되었지만 혹평, 흥행 참패를 피하지 못했던 <판타스틱 포>가 MCU 편입과 더불어 재가동된다. 1990년대말~2000년대 초반에 걸쳐 뉴라인 시네마가 제작했던 하이브리드 액션물 <블레이드> 역시 판권 회수에 힘입어 부활한다.  

​그동안 영상물로 제작된 바 없었던 신예 캐릭터들도 대거 출연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히어로 집단 <썬더볼츠>가 드디어 영화화된다. 대규모 캐스팅을 자랑했던 <이터널스>가 기존 마블 마니아들로부터 온갖 욕을 먹었던 것을 고려할 때 역시 다인원 출연이 불가피한 <썬더볼츠>로선 전작들의 단점을 확실하게 메워줄 숙제가 남아있다. 이밖에 OTT에선 <아이언하트> <아가사> 등 국내 시청자들에겐 제법 생소한 히어로들이 시리즈로 찾아갈 예정이다. 

스파이더맨, 데드풀, 엑스맨은 언제 나올까?
 
 영화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 '데드풀2' 포스터

영화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 '데드풀2' 포스터 ⓒ 소니픽쳐스,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소니 픽쳐스와의 협업 그리고 갈등 등으로 고생을 겪었던 <스파이더맨>, 20세기 폭스의 자존심을 세워줬던 <데드풀>, 그리고 <엑스맨>은 이번 MCU 차기 계획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작품을 안 만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데드풀 3>는 이미 숀 레비 감독을 새 연출자로 확정 짓고 조만간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올해엔 촬영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감독의 발언이 있었던 만큼 구체적인 틀은 내년 이후에나 드러날 전망이다. <데드풀>은 코믹스 상에서도 <어벤져스> 등 기존 마블 히어로들과의 연계성이 비교적 느슨했던 캐릭터였던 만큼 MCU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로운 틀에서 3편을 만들지 않겠는가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파이더맨>은 최근 소니가 <베놈2> <모비우스> 등을 연달아 내밀면서 앞선 MCU 페이즈 3~4 보단 소니 쪽 세계관이 더욱 강조된 방식의 제작이 예상되고 있다. 2000년대 할리우드의 히어로물 붐을 이끈 <엑스맨>은 마블이 준비중인 제목 미정 작품들 중 하나로 첫 선을 보이지 않겠는가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세기 폭스 시절을 마무리 지었던 <다크 피닉스> <뉴 뮤턴트>의 대실망을 만회하기 위해선 더욱 치밀한 기획이 요구되는 터라 마블 입장에서도 <엑스맨> 리부팅은 제법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마블 MCU 페이즈4를 마감하는 영화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 포스터

마블 MCU 페이즈4를 마감하는 영화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 포스터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마블 차기 극장판 영화]
페이즈 4 : 2022년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

페이즈 5 : 2023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마니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더 마블스> <블레이드>, ​2024년 <캡틴 아메리카: 뉴 월드 오더> <썬더볼츠>

페이즈 6 : 2024년 <판타스틱 포>, 2025년 <어벤져스: 캉 다이너스티>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

​그외 <샹치> <스파이더맨> <데드풀> 속편, 뮤턴트(엑스맨) 시리즈 준비중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차기작]
페이즈 4 : 2022년 <변호사 쉬 헐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홀리데이 스페셜>

​페이즈 5 : 2023년 <시크릿 인베이전> <에코> <로키 시즌2> <아이언하트> <아가사: 코빈 오브 카오스>, 2024년 <데이더블 : 본 어게인>

​페이즈 6 : 작품 미정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마블 M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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