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최형우는 예전만큼 타석에서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최형우는 예전만큼 타석에서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최형우(38‧우투좌타)는 대한민국 역대 최고 좌타 거포 중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병역을 마친 후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음에도 매시즌 기복없는 활약을 펼치며 신인왕, 타격왕(2회), 타점왕(2회), 홈런왕 등 타자로서 받을 수 있는 대부분 상을 경험했다. 통산 타율은 3할을 훌쩍 넘어가며 이승엽의 통산 최다 타점을 깨트릴 수 있는 강력한 후보이기도 하다.

삼성 왕조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무수한 우승을 선봉에서 이끌었던 그는 2017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KIA로 둥지를 옮겼고 바로 그해 통합 우승의 주역이 됐다. 2017시즌부터 5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했으며 부상으로 고전했던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3할 이상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 팀 내 최다 타점을 싹쓸이했다.

2020시즌에는 만 37세 나이로 타율 1위(0.354)를 차지하는 기염까지 토했다. 야구 팬들 사이에서 '이맛현(이맛에현질한다)'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지게한 당사자다. 건강하게 오래 뛰고, 꾸준하게 성적내고, 그야말로 FA의 모범같은 선수라 할 수 있다.

'던질 곳이 없다'. 그간 최형우를 상대했던 투수들의 평가다.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좋고 수싸움이 워낙 좋은지라 어지간한 유인구에는 꿈쩍도 하지않는다. 거기에 자신이 노린다싶은 공이 들어오면 벼락같은 스윙으로 강한 타구를 만들어낸다. 정확성과 힘까지 겸비한지라 승부처에서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뽐낸다.

물론 철옹성같은 최형우에게도 약점은 있다. 주로 안타를 만들어내는 코스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어찌보면 그만큼 자신만의 확실한 존과 스윙 궤적이 있다는 것이겠지만 매경기 분석이 이뤄지는 현대 야구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 언제부터인가 상대팀에서는 수비 시프트를 가동해 최형우를 압박했다.

실제로 안타성 타구가 시프트에 걸려 잡힌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형우는 꾸준하게 제몫을 다했다. 수비수가 반응하기 힘들 만큼 강한 타구로 아예 시프트를 뚫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야구인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타구질이 좋아야 된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최형우의 이런 모습을 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졌다. 많은 나이로 인해 동체시력이 떨어지며 빠른 공에 대한 반응 속도가 예전 같지 않고, 원하는 공이 눈에 들어와도 배트 스피드가 따라가지 못하기 일쑤다. 현재 최형우는 34경기에서 타율 0.228, 26안타, 15타점, 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홈런이 한 개도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최형우는 예전과 달리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등 허슬플레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최형우는 예전과 달리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등 허슬플레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 KIA 타이거즈

 
아무리 시즌초라고는 하지만 최형우 본인은 물론 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나 낯선 수치다. 그나마 이것도 최근 들어 많이 좋아진 성적이다. 한때는 1할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뚝 떨어진 페이스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아직까지는 눈 야구가 살아있다는 점이다. 현재 최형우는 리그 전체 볼넷 1위(28개)를 기록 중이다. 이것도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러서 그나마 늘지 않은 수치라는 게 놀랍다. 얼마 전까지 1할대를 치던 시기에는 매경기 볼넷을 만들어내며 낮은 타율, 준수한 출루율이라는 괴랄한 기록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선구안, 수싸움은 살아있는지라 여전히 쉽게 아웃은 안 당하고 있다. 적어도 현재보다는 성적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느려진 반응동작 등을 들어 예전의 기량을 되찾기는 힘들 것이다는 비관적인 의견도 적지않다.

시즌초 최형우가 많은 볼넷을 가져간데에는 그의 이름 값에 눌린 투수들의 경계도 한몫했다. 아무리 부진하다해도 그동안 보여준 것이 있는지라 중요한 상황에서 정면승부를 피하는 투수도 적지않았다. 더불어 소크라테스 브리토, 황대인 등의 부진이 심각했던 관계로 최형우를 피하고 그들을 상대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활약이 높아짐에 따라 차라리 최형우와의 승부를 택하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다. 본인 역시 이를 모를리 없다. 계속해서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그나마 강점인 출루율마저 급락할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될 경우 지명타자로서의 의미도 없어진다. 때문에 생소한 번트 안타를 통해 상대의 허를 찌르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시도하는 등 그야말로 매경기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위기에 빠진 노장타자의 간절한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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