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이승우가 K리그1 9라운드 김천상무전에서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이승우 이승우가 K리그1 9라운드 김천상무전에서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말보다는 경기장에서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보여주고 나서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왔으면 좋겠다."
 
지난 1월 수원FC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승우가 밝힌 각오다. 유럽에서의 도전 대신 경기에 뛸 수 있는 곳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유럽 무대에서 많은 기회 잡지 못한 이승우
 
이승우는 10대 시절 천재성과 스타성을 모두 겸비하며 축구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럴만도 한 것이 이승우는 2011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합류해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코리안 메시'라는 별명을 얻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촉망받는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이승우의 성장세는 기대보다 더뎠다. 이승우는 2017년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하며 본격적인 성인 무대로 뛰어들었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2017-2018시즌 14경기 1골, 2018-2019시즌 세리에B(2부리그)로 강등돼 27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준주전급으로 활약했는데, 다음 시즌 새로 부임한 이반 유리치 감독으로부터 전력 외 선수로 간주되자 이승우는 2019년 여름 벨기에 주필러리그 신트트라위던으로 이적했다. 빅리그가 아닌 한 단계 낮은 벨기에로의 이적은 경기에서 뛰기 위함이었다.
 
그럼에도 구단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연이은 감독 교체 등으로 이승우는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3시즌 동안 이승우가 출전한 것은 겨우 17경기. 2020-2021시즌 후반기에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포르티모넨스로 임대 이적했지만 4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이승우는 2021-2022시즌 다시 신트트라위던으로 복귀해 도전을 이어갔지만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신트트라위던과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이승우의 행선지를 두고 많은 말이 오갔다. 톡톡 튀는 언행과 부진이 겹치면서 이승우를 향한 일부 팬들의 비난 수위가 상당히 높았다. 이승우가 내린 최종 결론은 유럽이 아닌 K리그1 수원FC였다.
 
이승우는 "선수로서 많이 뛰고 싶었는데 그동안 소속팀에서 못 뛰었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왔다"라며 "수원FC가 선수로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 믿었다.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도록 잘 준비해 경기장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K리그 완벽 적응' 이승우, 최근 4경기 3골 1도움... 수원FC 7위 도약
 
사실 2022시즌 K리그1 개막을 앞두고 수원FC의 이승우 영입은 도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비록 스타성을 겸비해 마케팅적인 요소에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지난 4년 동안 유럽 무대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확보하지 못한 이승우의 컨디션에 의문부호가 달렸던 게 사실이다.
 
김도균 감독도 이승우의 몸상태가 100%로 올라오려면 4~5월은 되어야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그런데 김도균 감독은 개막전부터 이승우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비교적 낯선 K리그의 적응을 높이도록 했다.
 
이승우의 K리그 데뷔전 하이라이트 유튜브 조회수가 폭발적인 수치를 기록할 만큼 팬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움직임과 전진 드리블로 공격의 활로를 불어넣었다.
 
이후 꾸준하게 출전한 이승우는 서서히 수원FC 공격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마수걸이 골은 6라운드 대구FC전에서 나왔다. 이승우는 반 박자 빠른 타이밍으로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이승우의 판단력과 센스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득점 후 익살스러운 골 셀러브레이션까지 곁들이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득점도 득점이지만 올 시즌 첫 번째 90분 풀타임 경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뜻깊었다. 체력적으로 상당히 올라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7라운드 성남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9라운드 김천상무전에서는 1골 1도움을 폭발시켰다. 6라운드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 경기는 지상파를 통해 생중계됐다. MBC는 같은날 벌어진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 대신 이승우가 출전하는 수원FC 경기를 선택했다. 이승우의 인기를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승우는 최근 4경기에서 3골 1도움이자 팀 내 득점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승우의 3골 모두 수원FC의 홈 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나왔다. 경기장을 찾는 홈 팬들은 이승우의 활약이 무척 반가울 수밖에 없다.
 
수원FC 팬들에게 한편으로 다행인 것은 현재 이승우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는 점이다. 김도균 감독은 지난 김천상무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이 좋아졌지만 아쉬운 점은 아직 있다. 문전 앞에서 스피드를 이용하는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 체력적으로도 아직 100%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치르면서 좋아지고 있다. 휴식기 때 끌어 올려서 5월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일정으로 인해 K리그1은 다음달 초까지 휴식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한다면 완전체가 된 이승우의 댄스 셀러브레이션을 많이 볼 수 있다.
 
시즌 개막 후 3연패로 최하위로 밀린 수원FC는 이승우 효과에 힘입어 7위까지 상승했다. 지난 시즌 5위로 마감하며 작은 돌풍을 일으킨 수원FC가 2년 연속 파이널A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이승우, 올 시즌 K리그1 출전 경기 기록
1라운드 vs 전북 (44분 0골)
2라운드 vs 수원삼성 (69분 0골)
3라운드 vs 울산 (28분 0골)
4라운드 vs 제주 (44분 0골)
5라운드 vs 강원 (84분 0골)
6라운드 vs 대구 (90분 1골)
7라운드 vs 성남 (87분 1골)
8라운드 vs 포항 (70분 0골)
9라운드 vs 김천 (90분 1골 1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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