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득점 없이 2게임 연속 패배의 수렁에 빠질 뻔했던 대구 FC가 겨우 한숨을 돌렸다. 지난 해까지 서울 E랜드 FC(K리그 2) 임대 선수로 두 시즌 가까이 뛴 고재현이 돌아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덕분이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차례나 골대 불운을 겪은 대구 FC의 5526명 홈팬들은 비로소 발을 구르며 벌떡 일어나 시즌 첫 골을 반겼다.

알렉산드레 가마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구 FC가 27일 오후 4시 30분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전북 현대와의 홈 게임을 1-1로 비기며 어려운 고비를 넘어섰다.

골대 불운 이겨내고 얻은 대구 FC의 귀중한 승점

FC 서울과 맞붙은 시즌 첫 게임에서 상대 팀의 압박 수비에 고생하며 0-2로 진 대구 FC의 충격이 두 번째 게임까지 이어지는 줄 알았다. 하필이면 두 번째 게임 상대가 5년 연속 K리그 1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이기 때문이었다.

80분이 다 될 때까지 0-1로 끌려가고 있었으니 홈 게임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골대 불운을 두 차례나 겪었으니 이번에도 안 되는 줄 알았다. 대구 FC가 겪은 첫 번째 골대 불운은 36분에 찾아왔다. 왼쪽 측면에서 고재현이 돌아서며 절묘하게 넘겨준 얼리 크로스가 반대쪽에서 달려든 윙백 이태희에게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골문 바로 앞에서 상대 수비수와 뒤엉키며 이태희 발끝에 맞은 공이 골문 안쪽을 외면하고는 오른쪽 기둥에 맞고 나온 것이다.

대구 FC 홈팬들의 탄식은 후반전에 더 많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50분에 절묘하게 공간을 파고든 이진용에게 노마크 선취골 기회가 찾아왔지만 가슴 트래핑 후 왼발로 찬 대각선 슛이 전북 골문 오른쪽 기둥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고 말았다. 

그리고는 72분에 상대 팀 교체 선수 둘에게 역습 골을 먼저 내줬다. 송범근 골키퍼의 빨랫줄 킥을 받은 문선민이 대구 FC 수비를 흔들어놓은 뒤 김보경에게 밀어주었고 김보경은 유연한 방향 전환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완벽한 왼발 골을 터뜨렸다. 쿠니모토 대신 들어온 김보경은 자신의 등번호를 상징하는 것처럼 교체 투입 후 13분만에 완벽한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대구 FC도 후반전 교체 선수로 나선 골잡이 에드가가 77분에 결정적인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고재현의 스루 패스를 받아 원 터치 슛 타이밍까지 완벽했기 때문에 모두 골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오른쪽 기둥이 대구 FC를 외면한 것이다. 지난 시즌 3위로 올해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나서게 된 대구 FC가 2게임 연속 패배의 수렁에 빠지는 듯 보였다.

그로부터 3분 뒤 대구 FC 홈팬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잡아 짧은 패스로 변화를 준 대구 FC가 천금의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에이스 세징야의 발끝에서 시작된 패스 줄기가 '라마스 - 이진용 - 이태희'를 거쳐 고재현에게 전달됐고 거기서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슛이 터져나왔다. 이 슛이 지난 시즌 K리그 1 MVP 홍정호의 몸에 맞고 방향이 살짝 틀어져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2018년 어린 나이에 대구 FC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고재현이 만 23살 생일을 6일 앞두고 대구 FC를 구해낸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임대 신분으로 뛴 서울 E랜드 FC에서는 4골 2도움을 남기고 왔지만 대구 FC 유니폼을 입고는 첫 골이었기 때문에 더 기쁠 수밖에 없었다. 전반전 첫 번째 골대 불운을 겪을 때 크로스와 슛을 주고받은 두 선수가 역할을 바꿔 이룬 천금의 동점골 바로 그것이었다.

고재현의 이 동점골은 K리그 1 시즌 개막 후 두 게임 연속 승리 팀을 하나도 없도록 만든 셈이다. 1위 FC 서울부터 공동 5위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전북 현대까지 여섯 팀 모두 1승 1무의 기록 앞에 서 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2게임 연속 1-0 승리를 눈앞에서 놓친 것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시즌 빡빡한 일정이 곧바로 이어져 전북 현대는 3월 2일(수) 오후 7시 전주성으로 포항 스틸러스를 불러들이며, 대구 FC도 같은 날 오후 7시 30분 김천 상무를 DGB 대구은행파크로 불러들인다.
 
2022 K리그 1 결과(2월 27일 오후 4시 30분, DGB 대구은행파크)

대구 FC 1-1 전북 현대 [득점 : 고재현(80분,도움-이태희) / 김보경(72분)]

2022 K리그 1 현재 순위
1 FC 서울 4점 1승 1무 3득점 1실점 +2
2 김천 상무 4점 1승 1무 3득점 2실점 +1
3 강원 FC 4점 1승 1무 2득점 0실점 +2
3 울산 현대 4점 1승 1무 2득점 0실점 +2
5 인천 유나이티드 FC 4점 1승 1무 2득점 1실점 +1
5 전북 현대 4점 1승 1무 2득점 1실점 +1
7 포항 스틸러스 3점 1승 1패 5득점 3실점 +2
8 수원 블루윙즈 3점 1승 1패 1득점 1실점 0
9 대구 FC 1점 1무 1패 1득점 3실점 -2
10 제주 유나이티드 1점 1무 1패 0득점 3실점 -3
11 수원 FC 0점 2패 0득점 2실점 -2
12 성남 FC 0점 2패 0득점 4실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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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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