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남이 찾지 못하는 급소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언제든 강력한 한 방을 날릴 수 있다."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에서 나왔던 명대사다. 나와 가장 가깝고 언제든 든든한 아군이라고 믿었던 가족이, 때로는 나에게 가장 큰 상처와 고민을 안겨주는 '남보다 못한 존재'가 될수 있다.
 
14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가족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가수 강창모(KCM)와 치과의사 이수진이 찾아왔다. 첫 번째 의뢰인으로 등장한 강창모는 평소의 활달하고 남자다운 모습과 달리 어머니의 건강에 대한 두려움을 고백했다.
 
강창모는 "건강하던 엄마가 나이들고 지병이 생기면서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다.이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얼마 전에 큰 매형도 돌아가셨다. 가까운 사람들과 이별을 하면서 내가 굉장히 많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강창모의 모친은 고혈압, 당뇨, 간질환 등이 앓고 있다고. 언제든 잘못하면 위험할 수 있기에 강창모는 "어머니가 잠들 때 (무사히 깨어날 수 있을지) 많이 걱정이 된다"고 고백했다.
 
강창모는 자신이 일상에서나 방송에서나 늘 블루투스 이어폰 에어팟을 착용하고 있는 숨은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모친이 혈압 때문에 버스 정거장에서 쓰러졌던 위급한 상황에서 연락을 못 받은 경험 때문에 언제라도 전화를 받을 수 있게 이어폰을 끼고 있다는 것. 강창모는 엄마의 전화가 걸려올 때면 긴장하게 된다고 고백하며 "전화받을 때마다 엄마의 목소리부터 확인하게 된다. 또 집에 있을 때 어머니의 인기척이 안 느껴지면 심장이 덜컥하는 느낌"이고 밝혔다.

오은영은 "인간은 죽음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이 있다. 그런데 죽음을 너무 두려워해서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죽음 공포증'이고 한다. 강창모는 그게 조금 심하다"라고 설명했다.

강창모는 그 원인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돌아사긴 부친의 이야기를 꺼냈다. 강창모의 부친은 사람을 좋아하고 술을 즐기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서 38세라는 젊은 나이에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아버지를 잃은 아픔이 너무 컸던 강창모는 12살의 어린 나이에 장래희망으로 "이별을 겪는 아픔을 겪는다면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썼던 사연을 털어놨다.
 
오은영은 "부친의 사망이 본인의 잘못이 아닌데도 스스로를 탓하는 듯 하다"고 분석하자 강창모도 이에 동의했다. 강창모는 "어릴 때 아버지와 잠자리를 잡으러 가기로 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아버지에게 몰래 잠자리를 잡아주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갔다. 그때 내가 가지 않았다면 아버지가 술을 드시러 안 가셨고 돌아가시지도 않았을텐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강창모에게 모친은 부친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살 수 있었던 또다른 원동력이었다. 생계를 위하여 고생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서 강창모는 "어릴 때부터 아빠가 못했던 것들을 내가 대신 엄마에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목표 하나로 치열하게 살았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그런데 신뢰 관계가 두터운 사람끼리는 '잘 떠나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마음 안에는 좋았던 기억을 가진 상태에서 잘 떠나보내고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로 나의 일상을 잘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그런데 강창모는 아버지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강창모는 학창시절에 가수의 꿈을 놓고 강하게 반대하던 모친과 갈등을 빚었던 일화를 밝혔다. 당시 모친한테 화를 내면서 가출을 하고 친구 집에서 자고 있는데 꿈속에서 나타난 부친이 엄청 혼을 내서 잠에서 깼다는 것. 강창모는 "나는 그때 아빠가 진짜 왔다 갔다고 생각했다. 그때 이후로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아빠가 늘 보고 계시고 곁에 계시는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은영은 "저는 조금 다르게 해석된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을 환시라고 한다. 꿈하고는 다르다. 여기서 강창모의 마음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은영은 "성인을 앞둔 청소년기는 나만의 창조적인 인생을 펼쳐나갈 시기다. 어머니한테 한말은 내가 살고싶은 인생을 펼치겠다고 강수를 둔 것이다. 문제는 강창모의 마음안에 어머니를 거슬렀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도 있었던 것"이라면서 "내 인생을 살고싶은 마음과 어머니에 대한 마음 반의 양가감정이다. 아버지가 꿈에 등장한 것은 아버지가 아니라 바로 강창모 자가 지신의 마음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일 우려하던 위기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할것이냐는 질문에 강창모가 머뭇거리며 "모든 대처방법을 발 빠르게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답하자, 오은영은 "어머니가 위급하시다고 하면 강창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오은영은 대안으로 "어머니 휴대전화에 119를 1번으로 저장시키고 (위기상황에서는 아들보다 119에 먼저 )어머니가 전화하는 연습을 하도록 해라. 아들이 전화를 못 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러면 상황이 끝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창모는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며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오은영은 강창모의 귀에 꽂힌 이어폰에 대해서도 '어머니와의 심리적인 연결고리'라고 분석하며 "성인 분리불안 증세가 있다"고 진단했다. 애정표현이 서툴다는 강창모에게 오은영은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할걸 후회하지 않았나. 가까운 사람에게 이 순간 표현을 하셔야한다. 인간과 인간은 진심을 전할 때 가장 힘이 있다. 어머니의 얼굴을 볼 때마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아직 아버지를 잃은 12살의 마음에 머물러있다. 그 마음으로 지금도 어머니와의 끈을 이어폰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제는 12살 창모와 이별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서울대 출신의 치과의사이자 SNS 스타 이수진이 두 번째 의뢰인으로 등장했다. 이수진은 딸 이제나 양이 이른바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으로,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무기력한 삶을 사는데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
 
이수진은 "딸이 중학교 때 등교를 거부하며 학교를 그만뒀다. 학교는 내게 의미가 없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천천히 생각해볼래라고 하더라"며 자퇴 후 어느덧 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방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인이 된 딸고 나이들어가는 자신을 보면서 "제나가 나없으면 어떡하려고 하지, 엄마로서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걱정이 든다고 밝혔다.
 
이수진은 처음엔 딸의 선택을 존중했지만 세월이 지나고 성인이 되어도 변한게 없었다고. 경제적인 부분은 온전히 엄마 이수진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이수진은 딸에게 밥벌이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하여 이야기했지만, 이제나는 "내가 왜? 엄마가 있잖아. 엄마가 죽으면 1초 후에 난 뛰어내려"라는 충격적인 답변을 남겼음을 밝히며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이수진은 이제나가 말도 잘하고 끼도 많아서 어렸을 때 크리에이터 소속사나 걸그룹 기획사 등의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모두 거부했다고. VCR에서 이제나가 별도의 인터뷰로 출연하여 자신의 일상을 직접 설명했다.  아무 때나 일어나서 친구들과 밥 먹고 멍때리고 소소한 레저활동을 즐긴다고 밝히며. 뭔가를 해보고 싶은 꿈이나 의지도 없다고. 이제나는 "지금 내 삶에 만족한다. 고민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다. 의지가 없다"고 고백하여 이수진의 탄식을 자아냈다.
 
오은영은 "이제나가 '학습된 무기력'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수진은 전남편의 이야기를 언급했다. 폭언과 폭행 때문에 이혼을 선택했다는 이수진은 "계속 참고 살면 딸을 원망할 것 같았다"며 초등학교 4학년때 딸에게 이혼 이유를 솔직히 다 설명했다고 했다. 이제나는 "우리 집이 못 살아도 좋으니 다른 집처럼 엄마 아빠랑 도란도란 밥 먹는 가정을 한 번이라도 느껴보고 싶어"라고 평범한 가정에 동경심을 고백한 적이 있다고.
 
오은영은 이제나의 심리를 분석하며 "엄마 등에 얹혀서 뒷바라지만 기대하는 딸로 바라본다면 이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며 딸의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제나에게 굉장한 아픔이 있는 것 같다. 엄마를 때린 아빠 얘기를 들었을 때 자기 태생에 대해 굉장히 괴로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나가 학교 거부증을 보였을 때도 본인은 뭔가 말못할 어려움이 있고 많은 고민 끝에 한 이야기일텐데, 엄마의 반응을 보고 속으로 엄마는 내 고민을 가볍게 대한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은영은 이를 두고 "딸의 입장에서는 나란 존재는 우리 엄마 인생에, 이 세상에 티끌같은 주변인일 뿐이겠구나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이수진은 그저 딸의 뜻을 받아주는 것이 멋있고 존중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자녀가 부모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제의할 때는 아이의 표현이나 태도와는 무관하게 그 깊이를 이해해야한다"면서 "자퇴같이 중요한 문제라면 딸과 진지하고 깊이있게 대화를 했어야 하는데, 딸의 입장에서는 엄마가 내 문제에 온마음을 다하는 느낌이 안 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나의 속마음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나는 엄마와 둘이 나눈 사적인 얘기를 SNS에 공개하는데 불만을 드러냈다. "엄마와 둘이 간직하고 싶은 비밀인건데 사생활이 모두 까발려지는 느낌이다. 모두가 우리 엄마를 알고 있는 게 싫었다. 나도 모르는 엄마의 비키니 사진을 내 친구가 알고 있거나, 엄마가 저러니까 딸이 저렇지라는 말을 듣는 게 싫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감정도 털어놨다. 이제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도, 아무 생각도 없다. 아빠한테 SNS로 메시지를 받았는데 엄마가 아빠에 대한 감정이 안 좋을 걸 안길래 '아빠 없는 셈 살테니까 연락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아빠가 '나도 딸 없는 셈 치겠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제나 "엄마는 감정이 격앙되면 막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아빠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나랑 똑같다'고 말한다. 상처까진 아니지만 기분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딸이 마음의 상처가 깊은 것 같다는 출연진의 반응에도, 정작 엄마인 이수진은 크게 납득하지못하는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오은영은 "엄마는 엄마의 위치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고 줘야 할 사랑이 있다. 이제나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친구다운 엄마가 아닌 '엄마다운 엄마'를 묻는 이수진의 질문에 오은영은 정색하며 "뼈를 때리는 조언을 해야할 것 같다. SNS를 끊으셔야 한다. 딸이 엄마를 존경할 수 없을 것 같다. 엄마가 SNS로 소통하는 불특정 다수와 유일한 딸인 자신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느낄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수진은 당혹감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수진도 자신의 모친에게 받은 상처가 있었다.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집안 분위기 때문에 엄마는 이수진을 낳고 할머니에게 구박을 받았고, 엄마는 늘 남동생만 예뻐했다고. 기숙사에 살던 고등학생 남동생에게는 수표를 주고, 자신에게는 1만원짜리를 바닥에 던져줬던 일화, 이혼 과정에서 엄마로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폭언을 들었다는 일화는 충격을 안겼다. 이수진은 "엄마로서 딸에게 줘야할 사랑이 어떤 건지 잘 모른다"며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은영은 "이수진은 엄마와 자식간의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친구같은 엄마를 선택한 것이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엄마의 위치에 있지 못했다"면서 "부모는 아이에게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아이의 나이와 상황에 맞게 얘기했어야 했다. 부모는 부와 명예와 상관없이 자식을 보호하고 가장 아껴주는 사람이다. 아이가 부모를 부모로서 존경할 수 있어야한다"고 정의했다.
 
오은영은 이제나와도 면담을 진행했다. 이제나도 엄마의 걱정에 대하여 알고 있었다. "미안한 감정이 있다. 그런데 엄마에게 고민을 말하면, 저는 도전이 실패했을 때 두려움이 있는 편인데, 엄마는 '그냥 하면 되지'라고 말한다. 엄마와 성향이 많이 다르다는걸 느낀다. 그래서 고민 이야기를 잘 안 하게 된다"고 속내를 밝혔다.
 
오은영은 "내가 엄마라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네가 걱정하는 건 그만큼 네 마음 속에서 잘하고 싶은 거지, 잘못해낼까봐 걱정도 되는 거다. 그런데 네 나이는 처음부터 잘할 수 없는 나이다. 잘못해도 그 자체가 큰 배움이야. 실패를 통해서 배운단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나는 "만일 엄마가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마음이 따뜻해졌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뭘 거창하게 잘하거나 그럴듯하게 해낼 필요는 없다. 그냥 네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어. 지금처럼 지내는 건 몸은 편해도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갈수 있도록 스스로를 돕는 것을 멈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제나는 "조바심이 들었는데 마음이 편해졌다"고 답했다.
 
가족은 나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자, 때로는 내 영혼과 인생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항상 좋은 자녀가,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하지만 정작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고 사랑을 주어야하는지 방법을 몰라 상처를 받는 것은 지금도 이 세상 수많은 가족들이 겪는 공통된 시행착오다. 밝은 미소 속에 감춰진 KCM과 이수진의 숨겨진 사연많은 가족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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