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리그에서 60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 투수는 17명밖에 없다. 두산 베어스 불펜의 핵심 요원 김명신 역시 그중 한 명이다.

대구중-경북고-경성대를 거쳐 2017년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의 부름을 받은 김명신은 데뷔 첫해 1군에서 39경기를 뛴 이후 이듬해 7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팀이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19년, 그 현장을 함께할 순 없었으나 언젠가 본인도 우승반지를 낄 날이 오길 바라면서 소집해제를 기다렸다.

2020년 5월 16일 소집해제가 된 김명신은 7월 이후 1군서 등판 기회를 받았다. 특히 9월 10경기 10이닝 1패 ERA(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나쁘지 않은 투구를 선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2021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시간이 찾아왔다.
 
 올 시즌 불펜 투수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된 우완 투수 김명신

올 시즌 불펜 투수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된 우완 투수 김명신 ⓒ 두산 베어스


시즌 내내 궂은 일 도맡았던 김명신

올핸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에 오르면서 불펜의 한 축을 맡았다. 58경기에 등판해 67이닝 동안 3승 2패 2홀드 ERA 4.30을 기록,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5월 한 달간 8경기서 9⅓이닝 ERA 7.71로 부진하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시즌 내내 팀에 큰 힘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필승조와 추격조를 넘나들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는 점에서 공헌도가 높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9월 전까지만 해도 이영하가 크게 부진했고 박치국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시즌아웃되는 등 여의치 않은 불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김명신의 역할이 매우 컸다.

눈에 띄는 게 한 가지 있다면, 접전에 가까운 상황일수록 집중력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5점 차 이상 시 김명신의 피안타율은 0.311, 피OPS는 0.828로 다소 높은 편에 속한다.

반면 4점 차 이내일 땐 피안타율 0.244, 피OPS 0.665로 수치가 뚝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점 상황 등판 시에는 표본이 그렇게 크진 않더라도 피안타율 0.071(14타수 1안타), 피OPS 0.307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6월 말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을 때를 제외하면, 자리를 비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낸 것은 데뷔 후 올해가 처음이다. 아쉬움이 1도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가능성 그 이상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2022시즌 두산 불펜에 새롭게 합류하는 두 명의 투수, (왼쪽부터) 김지용과 임창민

2022시즌 두산 불펜에 새롭게 합류하는 두 명의 투수, (왼쪽부터) 김지용과 임창민 ⓒ 두산 베어스

   
또 다시 변화 앞둔 불펜, 김명신이 중심 잡아줘야

선수의 은퇴, 부상, 이적 등 매년 불펜 사정이 같을 수 없지만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도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첫 시즌이었던 2015년(불펜 평균자책점 9위)을 제외하고는 불펜 투수들이 매년 잘 버텨준 편이었다.

김명신이 1군에 데뷔한 2017년에는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낮은 불펜 평균자책점을 나타냈고, 올핸 구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과 불펜 평균자책점 부문서 각각 2위(9.97), 3위(4.06)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이영하를 비롯한 필승조 투수들의 호투가 돋보였다.

내년 시즌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개막전 합류가 불가능한 박치국의 공백을 메워야 하고, 시즌 막바지에 구위를 회복한 이승진의 활약 여부도 불확실하다. 무엇보다도 올 시즌 불펜 투수로 활약한 이영하의 선발 전환이 유력하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두산은 올겨울 NC 다이노스, LG 트윈스서 방출 통보를 받은 임창민과 김지용을 영입하면서 한숨을 돌리기는 했다. 그러나 홍건희, 이영하와 더불어 올 시즌 두산 불펜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김명신이 중심을 잡아줘야 안정감 있는 마운드 운영이 가능하다.

최근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슈와 관련해 본의 아니게 그의 이름이 언급되는 일이 꽤 많다. 2022시즌에는 '마운드 위에서 호투를 펼치는' 김명신의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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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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