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으로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로 거듭난 박병호가 수원으로 향한다.

kt 위즈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FA(프리에이전트) 내야수 박병호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3년, 총액 30억 원(계약금 7억, 연봉 20억, 옵션 3억)이다"고 밝혔다. 또 박병호가 C등급으로 분류된 만큼 kt는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 박병호의 2021시즌 연봉의 150%인 22억 5000만 원을 내주게 됐다.

외부 FA 영입 대신 장성우, 황재균 두 명의 내부 FA 선수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데 집중한 kt는 재계약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시장에 남아있던 세 명의 선수 가운데 당장 중심 타선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박병호에게 손을 내밀었다.
 
 KT와 계약 체결 이후 기념사진 촬영에 임한 박병호(왼쪽)

KT와 계약 체결 이후 기념사진 촬영에 임한 박병호(왼쪽) ⓒ KT 위즈

 
에이징 커브 우려에도... '홈런왕 출신' 박병호를 품은 kt

2005년 LG 트윈스 1차 지명으로 입단해 프로 통산 13시즌 동안 1314경기에 출전, 타율 0.278 327홈런 956타점 819득점 OPS 0.943을 기록 중이다.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2011년부터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2014년과 2015년에는 무려 50개가 넘는 홈런을 생산했다.

당시 타자 친화적인 목동구장으로 홈으로 사용했던 히어로즈는 박병호를 주축으로 강정호, 유한준, 서건창 등 막강 타선을 구축할 수 있었고 덕분에 2014년에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박병호의 등장은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한 선수도, 가을야구 단골손님으로 자리잡기만을 기다렸던 구단도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2015시즌을 끝으로 미국의 문을 두드린 박병호는 2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친 후 연봉 15억원의 조건에 합의하면서 영웅군단에 합류했다. KBO리그 복귀 후에도 녹슬지 않은 파워로 투수들을 압도했고, 2018년(43개)과 2019년(33개) 모두 나름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다만 지난해 타율, OPS 등 각종 공격 지표에서 갑작스러운 하락세가 나타났고, 올 시즌 역시 20개의 홈런에 만족해야만 했다. 다른 타자였다면 결코 적은 홈런 개수가 아니었을텐데 '홈런왕 출신' 박병호이기에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일각에서는 박병호의 이런 모습을 놓고 '에이징 커브'가 온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주저하지 않고 박병호를 품었다. 홈런 개수가 줄긴 했어도 공격력에 보탬이 되면서 한편으로는 베테랑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1루수 혹은 지명타자... 공-수 양면에서 활약 기대

익숙했던 버건디 유니폼을 벗고 마법사 군단의 일원이 된 박병호는 FA 체결 이후 구단을 통해 "좋은 대우를 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올 시즌 우승팀이자 젊고 패기 넘치는 kt에 오게 되어 기쁘다. 책임감을 갖고 내년 시즌 2년 연속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고 이적 소감을 말했다.

kt 이숭용 단장은 "KBO 최고 타자와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 내년 시즌 팀의 중심 타선을 이끌어줄 선수이자 평소 철저한 자기 관리와 프로 정신을 갖춘 베테랑으로서 후배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박병호가 팀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랐다.

박병호의 주 포지션을 고려했을 때 올 시즌 주전 1루수였던 강백호와 포지션이 겹친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야수진 교통정리가 한 번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강백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1루수로 보낸 박병호가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강백호가 다시 외야로 이동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질 수도 있다.

반대로 kt 코칭스태프가 박병호에게 온전히 공격에 대한 부분을 맡기고 싶다면 수비보다는 지명타자로 중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병호를 영입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플러스 요인이 생긴 kt가 한층 강력해진 타선을 꿈꾸면서 새해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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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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