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이 된 KT가 내년 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타자 영입을 마쳤다.

KT 위즈 구단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와 총액 100만 달러(연봉75만 달러+인센티브 25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1월30일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던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을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한 KT는 다음날 곧바로 새 외국인 타자 라모스와의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내년 시즌 통합 2연패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스위치히터 외야수 라모스는 지난 9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8경기에서 타율 .200 1홈런8타점5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트리플A에서는 75경기에서 타율 .371 12홈런57타점62득점으로 매우 좋은 성적을 올린 바 있다. KT의 이숭용 단장은 "홈런보다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칠 수 있는 견고한 타격을 하는 타자"라며 라모스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4할 타자' 호잉과 재계약 포기

KT는 작년 시즌 타율 .349 47홈런135타점116득점으로 정규리그 MVP와 함께 타격 4관왕에 오른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타이거즈)의 대활약에 힘입어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3년 반 동안 로하스와 함께 했던 KT는 당연히 올 시즌에도 로하스를 보유하고 싶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로하스의 몸값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로하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2년550만 달러(약65억 원)라는 비싼 몸값에 일본으로 진출했다.

당장 로하스의 대안을 구해야 했던 KT는 로하스와 같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스위치히터 외야수 소일로 알몬테를 총액 77만5000달러에 영입했다. 알몬테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활약하던 2018년 .321의 타율로 센트럴리그 타율5위에 오른 적이 있는 강타자 출신이다. 따라서 일본보다 수준이 조금 떨어진다고 평가 받는 KBO리그에서는 최소 이에 버금가는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알몬테는 고질적인 수비불안과 허벅지 부상으로 외야보다는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빈도가 많았음에도 60경기에서 타율 .271 7홈런36타점18득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알몬테는 6월말 아킬레스건이 손상되는 부상으로 1군엔트리에서 제외됐고 KT는 작년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하던 외야수 호잉을 영입하면서 알몬테를 조기 퇴출했다.

새 외국인 타자 호잉이 2018,2019 시즌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것은 분명하지만 작년 시즌 한화에서 1할대 타율에 허덕이다 퇴출된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었다. 그만큼 KT로서는 외야 한 자리를 책임질 건강한 외국인 외야수의 존재가 급했다는 뜻이다. 후반기부터 KT에 가세한 호잉은 68경기에서 타율 .239 11홈런52타점32득점5도루로 외국인 타자로서 썩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호잉은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안타1홈런3타점을 폭발하는 등 4경기에서 타율 .400(15타수6안타) 1홈런4타점1득점으로 KT의 첫 통합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KT는 시즌이 끝난 후 호잉의 활약을 냉정하게 평가했고 300번에 가까운 타석에서 .250도 채 되지 않는 타율을 기록한 외국인 타자와는 내년 시즌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호잉과의 결별을 선택했다.

정확한 타격과 선구안 겸비한 중거리타자

이번에 KT와 계약한 헨리 라모스는 작년 6월까지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던 로베르토 라모스와 성이 같지만 외모도, 국적도, 포지션도, 플레이스타일도 전혀 다른 선수다. 2010년 아마추어 드래프트를 통해 5라운드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된 라모스는 2016년까지 보스턴의 마이너리그 과정을 거치며 성장했지만 인상적인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끝내 빅리그의 부름을 받진 못했다.

2017 시즌을 앞두고 LA다저스로 이적해 다저스의 트리플A에서 활약하던 라모스는 2019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작년 시즌을 앞두고는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마이너리그 시즌이 전면 취소되면서 1년을 통째로 쉬어야 했다. 라모스는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은 올 시즌 트리플A에서 .371의 고타율을 기록하면서 빅리그 데뷔까지 성공했지만 빅리그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라모스는 올 시즌이 끝난 후 현지 언론들로부터 키움 히어로즈, 한화 등과 협상 중이라는 루머가 돌았지만 해당 구단들은 라모스와의 협상 사실을 부인했고 결국 KT가 라모스를 영입했다. 그렇게 라모스는 10개 구단의 2022 시즌 외국인 선수 1호 계약 선수가 됐다. 올해 한국시리즈까지 치르느라 가장 늦게 시즌을 끝낸 KT가 내년 시즌을 위해 가장 중요한 준비과정 중 하나인 외국인 선수 영입은 가장 먼저 시작한 셈이다.

라모스는 마이너리그에서도 한 시즌 최다 홈런이 12개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장타를 생산해내는 거포형 타자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타격의 정확도가 워낙 뛰어나고 2019년 .319였던 출루율을 올해 .439(트리플A기준)로 끌어 올렸을 정도로 공을 고르는 능력도 매우 준수하다. 코너 외야수비만 무난히 소화해 준다면 두산의 호세 페르난데스 같은 유형의 타자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유한준이 은퇴하고 한국시리즈에서 4할의 맹타를 휘둘렀던 외국인 타자 호잉과 재계약을 포기한 KT는 12월의 시작과 함께 새 외국인 타자로 라모스를 선택했다. KT는 내야수 황재균과 포수 장성우, 허도환이 나란히 FA를 신청해 FA 내부 단속에도 상당히 바쁜 걸음을 이어가야 한다. 누구보다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 '챔피언' KT의 분주하고 뜨거운 겨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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