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세 시즌 동안 KIA 타이거즈 타선에 힘을 실어주었던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가 광주 팬들과 작별을 고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1월 30일 2022년 10개 구단 보류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동시에 25일 10개 구단이 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의 이름도 함께 공개됐다.

은퇴를 선언하거나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베테랑 선수들이 대부분이었고, 더 이상 동행할 수 없는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올 시즌 홈런 단 9개에 그친 터커 역시 보류선수 명단서 제외됐다.
 
 올 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통산 364경기에 출전한 프레스턴 터커(오른쪽)

올 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통산 364경기에 출전한 프레스턴 터커(오른쪽) ⓒ KIA 타이거즈

 
30홈런까지 쳤던 터커, 아쉬움 가득했던 2021년

KIA는 2019시즌을 앞두고 새 외국인 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를 영입했다. 이전 두 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2017년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로저 버나디나를 내칠 정도로 기대감이 높았지만,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해즐베이커는 리그가 개막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방출됐다.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왔던 선수가 바로 터커였다. 대체 외국인 선수이기는 했지만, 그해 95경기 동안 타율 0.311 9홈런 50타점 OPS 0.860으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많은 홈런을 생산하진 못했으나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으면서 1년 더 KIA와 함께하기로 했다.

KBO리그 데뷔 후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20년,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 32홈런 113타점 OPS 0.955로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 이후 무려 21년 만에 타이거즈에서 30홈런 이상을 때리는 외국인 타자가 탄생했다.

여기에 외야 코너 수비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하면서 팀의 부진 속에서도 묵묵하게 제 역할을 다했다. 구단은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선수를 내보낼 이유가 전혀 없었고, 다시 한 번 재계약 도장을 찍게 됐다.

그러나 KBO리그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2021년, 터커는 전혀 다른 타자가 됐다. 127경기 동안 타율 0.237 9홈런 59타점 OPS 0.684로, 잠시나마 반등했던 5월을 제외하면 줄곧 침묵으로 일관했다. 구단은 끝까지 교체 카드를 꺼내지 않고 터커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지만, 변화는 없었다.
 
 황대인(왼쪽)을 비롯해 팀 타선에 힘을 보태줄 타자가 그렇게 많지 않다. 새 외국인 타자를 뽑아야 했던, 또 잘 뽑아야 하는 이유다.

황대인(왼쪽)을 비롯해 팀 타선에 힘을 보태줄 타자가 그렇게 많지 않다. 새 외국인 타자를 뽑아야 했던, 또 잘 뽑아야 하는 이유다. ⓒ KIA 타이거즈


공격력 강화 절실한 KIA, 터커와 함께할 수 없는 이유

이전 두 시즌에는 꾸준히 3할 이상의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을 나타냈다면, 올핸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9시즌 0.334에 달했던 터커의 BABIP가 2020년 0.300, 올해 0.258까지 뚝 떨어졌다. 이제는 여러 팀들이 좌타자 맞춤 시프트를 꺼내들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

140을 웃돌던 wRC+(조정 득점 생산력)도 올핸 91에 그치면서 전반적으로 터커가 타선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최형우, 나지완 등 해 줘야 하는 타자들마저 부진에 빠지면서 시즌 초반부터 완전히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타선에서 선봉장 역할을 했던 최원준이 군입대를 결정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년간의 공헌도는 인정하지만, 공격력 강화 없이 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KIA 입장에서 2022년에도 터커와 함께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왕이면 코너 외야나 내야 수비까지 가능한 선수가 온다면 더 좋겠지만, 우선 타격이 되는 선수를 영입하는 게 우선이다. 지난해의 터커 만큼은 아니더라도 상위 타선 혹은 중심 타선에서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확실하게 새 외국인 타자 영입에 성공한다고 해서 단숨에 팀 성적이 좋아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야수진 사정을 고려했을 때 올겨울 KIA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터커의 그림자를 지울 타자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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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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