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장정석 신임 단장

KIA 타이거즈의 장정석 신임 단장 ⓒ 키움 히어로즈

 
올 시즌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대대적인 쇄신에 나선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깜짝' 승부수를 던졌다. 

KIA는 24일 새 단장에 장정석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프런트와 선수단의 화합, 소통에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특히 데이터 기반의 선수 관리와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2019년 키움 사령탑에서 물러나며 현장을 떠나있었던 장 전 감독은 야구단 실무를 총괄하는 단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무명 선수에서 한국시리즈 사령탑까지  
 
장 단장은 무명 선수로 출발해 프런츠를 거쳐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96년 프로무대에 데뷔해 키움의 전신 격인 현대 유니콘스에서 6년간 주로 대타나 백업 수비로 뛰었다. 2002년 KIA로 이적했으나 3년만 뛰고 은퇴, 통산 2할대 초반의 타율과 7홈런이라는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은퇴 후 키움(당시 넥센)으로 돌아가 운영팀장을 맡아 그라운드가 아닌 프런트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장 단장은 10년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2017년 키움의 감독으로 선임되며 프로구단 사령탑의 꿈을 이뤘다. 

코치 경험이 전혀 없는 장 단장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으나, 2018년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데 이어 2019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구단 경영권을 둘러싼 내홍이 불거지며 계약 연장이 불발됐고, 방송 해설가로 변신해 2년간 마이크를 잡고 바깥에서 현장을 지켜봤다. 

수년째 내리막 걷는 KIA... '장정석 매직' 통할까  

프로야구 인기 구단이자 자신이 한때 몸 담았던 KIA의 단장을 맡아 현장으로 돌아왔지만, 지금 KIA는 최악의 위기에 처해있다.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내리막길을 탔던 KIA는 2020년 메이저리그 사령탑 경험이 있는 맷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했다. 그러나 올 시즌 58승 10무 76패를 기록하며 창단 이후 가장 낮은 순위인 9위로 추락했다. 

더구나 윌리엄스 감독이 눈앞의 성적과 리빌딩이라는 두 목표를 모두 잡으려다 팀 운영의 방향성마저 잃었고, 결국 KIA는 올 시즌이 끝나자 윌리엄스 감독과 조계현 단장, 이화원 대표이사를 모두 물갈이하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그리고 명가 재건의 첫 단추로 장 단장을 선임했다. 단장이 있어야 새 감독을 영입하고, 선수단 개편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단장은 키움 감독 시절 넉넉지 않은 구단 살림에도 유망주를 발굴하거나 스카우트해서 기량을 최대치로 발휘해 좋은 성적을 냈다.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구단들의 '머니 게임'이 치열하지만, 지출은 한정된 지금의 프로야구에서 KIA가 장 단장의 이런 능력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장 단장은 곧바로 새 감독 선임, 메이저리그 경험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양현종과의 입단 협상, 외국인 선수 영입 등 산적한 비시즌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프로야구 통산 최다인 11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야구 명가'이지만, 최근 수년간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KIA를 장 단장이 다시 일으켜 세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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