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연장 접전 끝에 신한은행을 꺾고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우리원은 20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홈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75-74의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따냈다. 지난 10일 1라운드 맞대결에서 신한은행에게 당한 4점 차 패배를 설욕한 우리은행은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4위로 밀어내고 공동 2위로 올라섰다(5승3패).

우리은행은 김소니아가 23득점5리바운드3어시스트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박혜진은 14득점7리바운드8어시스트로 영리하게 경기를 조율했다. 하지만 이날 우리은행 승리의 일등공신은 따로 있었다. 바로 경기종료 23초를 남겨두고 72-74로 뒤진 상황에서 역전 위닝3점슛을 터트린 것을 포함해 연장전에서만 3점 두 방을 터트린 우리은행의 '살림꾼' 최이샘이었다.

예전 같지 않은 우리은행의 초반 성적
 
 내외곽에서 모두 활약할 수 있는 최이샘은 우리은행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선수 중 한 명이다.

내외곽에서 모두 활약할 수 있는 최이샘은 우리은행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선수 중 한 명이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우리은행은 시즌 개막 후 7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각각 KB스타즈와 신한은행, 삼성생명에게 패하며 4승3패를 기록했다. 물론 우리은행을 꺾은 세 팀이 모두 이번 시즌 챔프전 우승을 노릴 수 있을 만큼 강한 전력을 가진 팀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최근 두 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음을 고려하면 이번 시즌 우리은행의 초반 성적은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번 시즌 우리은행이 고전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선수단의 좁은 활용에 있다. KB의 박지수나 삼성생명의 배혜윤, BNK 썸의 진안 같은 정통 빅맨이 없는 우리은행은 선수들의 많은 활동량을 통해 높이의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박지현과 김소니아가 각각 10.40개와 9.90개의 많은 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이들은 물리적인 높이보다 골밑에서의 투쟁심과 빠른 판단으로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김진희와 홍보람의 출전시간이 줄어 들면서 매 경기 적게는 6인, 많아야 7인 로테이션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지난 시즌 어시스트왕 김진희가 코트에 나설 경우 상대가 김진희의 작은 신장(168cm)을 이용해 미스매치를 적극 활용하고 홍보람은 건실한 수비에 비해 공격에서의 활용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홍보람의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은 9.1%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15.37득점10.40리바운드2.93어시스트1.70스틸을 기록하며 우리은행의 새로운 무기로 급부상한 박지현의 부상도 우리은행의 초반 부진과 직결되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2020 도쿄 올림픽에 소집돼 대표팀의 막내로 올림픽에 참가한 박지현은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팀 훈련에 합류하지 못하고 아시아컵에 출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개막 후 발가락 부상까지 당하면서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파울유도가 크게 줄었다.

이렇게 시즌 초반부터 매 경기 포스트시즌을 치르듯 한정된 자원만 데리고 힘든 경기를 치르고 있는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는 선수가 있다. 골밑에서 상대 빅맨들과 싸워주고 외곽에서 기회가 오면 자신 있게 슛을 던지는 선수다. 때로는 상대 슈터를 수비하기도 하며 같은 팀 가드가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스크린 플레이에 앞장 서는 우리은행의 숨은 보물 최이샘이 그 주인공이다.

슈터부터 빅맨까지 소화 가능한 만능 선수
 
 최이샘은 20일 신한은행전에서 연장전에서만 3점슛 2방을 터트리며 우리은행의 승리를 이끌었다.

최이샘은 20일 신한은행전에서 연장전에서만 3점슛 2방을 터트리며 우리은행의 승리를 이끌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청주여고를 졸업한 최이샘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됐다. 그 해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로 뽑힌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KB)과 최이샘 외에도 유승희(신한은행), 구슬, 양인영, 김이슬(이상 하나원큐), 김민정(KB) 등 현재 WKBL에서 활약하고 있는 각 팀의 주전 선수들이 대거 선발됐다. 하지만 최이샘은 프로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 시즌 만에 임의 탈퇴됐다.

실업팀에서 활동하다가 2015년 다시 우리은행으로 복귀한 최이샘은 2015-2016 시즌 단 8경기 출전에 그치며 고전하다가 2016-2017 시즌 양지희의 부상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출전시간이 8분32초에서 20분47초로 늘어난 최이샘은 2016-2017 시즌 기량발전상과 식스우먼상을 차지했다. 2018년 대표팀에 선발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최이샘은 매 시즌 출전시간을 늘리며 우리은행에서 없어선 안될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시즌에도 최이샘은 위성우 감독의 전술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일까지 우리은행이 치른 8경기에 모두 출전한 최이샘은 평균 31분57초를 소화하며 11.25득점5.63리바운드1.75어시스트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에 이어 50% 이상의 2점슛 성공률과 30% 이상의 3점슛 성공률, 80% 이상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큰 발전을 보이고 있다.

20일 산한은행과의 홈경기는 이번 시즌 최이샘의 존재감이 가장 크게 드러난 경기였다. 정규 시간 내내 2점슛 2개로 단 4점을 넣는데 그쳤던 최이샘은 연장전에서만 3점슛 2방을 터트리며 우리은행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경기 종료 23초를 남겨 두고 터진 역전 결승 3점슛은 오픈찬스에서 던진 것이 아니라 상대수비 유승희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던진 매우 터프한 슛이었다.

최이샘은 지난 여름 농구팬들에게 익숙했던 이름인 최은실에서 최이샘으로 개명을 했다. 그리고 곧바로 출전한 아시아컵에서 10.5득점5.3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70.6%를 기록하며 개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박혜진과 김소니아, 박지현, 김정은 등 득점을 해줄 선수가 많았던 우리은행에서 최이샘은 그 동안 주로 궂은 일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김정은, 박혜진이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 우리은행에서 최이샘은 이제 당당히 주연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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