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들의 로맨스스틸컷
오드 AUD
2020년 대만 흥행 1위, 한국 극장 흔들까
지난해 대만 박스오피스 가장 위에 우뚝 선 영화 <괴짜들의 로맨스>는 강박증 환자들의 로맨스를 경쾌하게 다룬 로맨틱코미디다. 강박적 결벽증을 가진 포칭(오스틴 린 분)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청소로 보내는 사내다.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집에서 번역일만 하는 그는 어쩔 수 없이 바깥에 나갈 땐 우비와 장갑 같은 보호장구를 여러겹 입고 집을 나선다.
그런 포칭 앞에 한 여자가 나타난다. 저와 똑같이 우비와 비닐장갑으로 몸을 감싼 여자 칭(니키 셰 분)이다.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는 칭의 모습을 우연히 본 포칭은 그녀에게 왠지 모를 끌림을 느낀다.
영화는 강박증을 앓는 포칭과 칭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다룬다. 이들이 썸에서 시작해 연애를 하게 되고 마침내는 소울메이트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깊은 이해를 갖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강박이란 낯선 설정을 전형적 연애담 가운데 버무려 영화를 보는 누구나 그들의 사정으로 빠져들 수 있도록 이끈다.
포칭은 극단적 청결에 시달리고, 칭은 결벽은 물론 도벽까지 가졌다. 강박이 낳는 수많은 증상 가운데 몇을 포칭과 칭의 캐릭터 위에 입힌 것이다. 영화는 강박을 그저 흥밋거리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충분하진 않을지라도 강박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한국에서 7년 먼저 강박이란 소재를 차용한 <플랜맨>과 같은 영화와 비교한다면 영화가 강박을 얼마나 진지하게 다루려 했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