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서울고와의 봉황대기 16강전에서 승리한 강릉고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11일 열린 서울고와의 봉황대기 16강전에서 승리한 강릉고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박장식

 
강릉고등학교가 '막강 마운드' 서울고등학교를 꺾고 봉황대기 8강 자리에 안착했다.

11일 저녁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 최종전에서 강릉고가 서울고를 누르고 8강으로의 마지막 티켓을 얻는 데 성공했다. 강릉고는 단 두 개의 안타에 그쳤지만, 상대로부터 12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며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반면 김서현, 전다빈 등 이미 프로야구 팬들에게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선수들로 구성된 강한 마운드를 보유한 서울고는 초반 넘어간 분위기를 되찾아오지 못하고 영봉패를 내주고 말았다. 특히 8회에는 장타가 여러 번 터지며 분위기를 되찾나 싶었지만, 강릉고의 호수비에 안타가 막히며 쓴물을 삼켜야 했다.

집중력과 투혼으로 얻어낸 승리

강릉고는 선발투수로 김백산 선수를, 서울고는 박민준 선수를 내세웠다. 위기는 강릉고에 먼저 찾아왔다. 서울고가 1회 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데 반해, 강릉고는 서울고 이준서와 장현진의 연속 안타가 터져나오며 실점 위기에 놓인 것. 김백산은 2사 상황 삼진을 잡아내며 첫 위기를 넘겼다.

2회에는 강릉고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선두타자 김예준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데 이어, 정재우의 안타와 최민호의 4구까지 나오며 일사만루 상황이 벌어졌다. 박민준이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막아내며 위기를 끄는가 싶었지만, 이강을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한 점을 내줬다. 결국 박민준은 불을 끄지 못하고 내려왔다.

이어 서울고의 마운드에 올라온 전다빈. 하지만 김영후를 상대하던 중 포수가 3루 방향으로 던진 견제구가 뒤로 빠지며 다시 강릉고에 한 점을 내주고 말았다. 김영후는 낫아웃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서울고는 강릉고에 리드를 넘겨주었다.

3회에도 강릉고의 집중력이 매서웠다. 정예건이 사구를 맞아 걸어나간 데 이어, 김륜희 역시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정재우의 타석에서는 상대의 연달은 폭투와 포일에 힘입어 한 점을 더 따냈다. 강릉고는 별다른 적시타 없이 집중력만으로 석 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강릉고등학교 육청명 선수가 역투하고 있다.

강릉고등학교 육청명 선수가 역투하고 있다. ⓒ 박장식

 
투수들 역시 기세가 매서웠다. 김백산이 3.1이닝을, 조경민이 4.2이닝을 막아냈고, 마지막 9회는 육청명이 잡아내며 영봉승을 이끌어냈다. 특히 야수들 역시 경기 초반부터 이어진 리드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을 보이며 실점을 막아냈다. 8회에는 좌익수 이찬서, 우익수 최민호가 연달아 몸을 던져 공을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서울고는 전다빈, 그리고 야구 팬들에게 벌써부터 주목받는 김서현을 냈지만 16강이라는 성적표를 들고 돌아가야만 했다. 전다빈은 1이닝을 무자책으로 막아냈고, 김서현은 4.2이닝동안 무실점 피칭을 펼친 가운데 7개의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지만, 서울고의 타구가 번번히 가로막히며 승기를 다시 잡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좋은 모습", "한 게임씩 배웁니다"

16강으로 대회를 마감한 서울고 유정민 감독은 아쉬운 표정을 드러냈지만, "올해 야수들의 경험치가 좋아서, 봉황대기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도 충분히 여력을 펼쳤다"며 선수들을 위로했다. 이어 "올해는 아쉬운 경기들도 있었다. 다듬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도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며 올 고교야구 시즌을 평가했다.

서울고등학교는 올해 이병헌(두산), 이재현(삼성) 등 많은 프로 지명 선수를 배출했다. 유 감독은 "프로 꿈을 꾸고 달려온 아이들이니 지명이 많이 되면 될수록 좋은 것 아니겠냐"면서, "다행스럽고, 축하한다는 말을 해줬다. 프로 가면 학교 이름 빛내서 잘 해주고, 프로 경험 잘 했으면 좋겠다"며 덕담을 남겼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승리를 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다"며 자신을 낮췄다. "학생들이 봉황대기에서 한 게임씩 배우고 있다. 이번 대회 끝나면 겨울에 부족한 부분을 다듬고 싶다"는 최 감독은 "원래 전국대회는 한 경기 한 경기 하는 것 아니냐"면서,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경기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 역시 올해 세 명의 선수들을 프로로 배출했다. "김세민(롯데), 차동영(삼성), 엄지민(KIA)까지 프로까지 갔으니 시원섭섭하다"면서도, "제자들이 연락을 일주일에 한 번씩 주고 있다. 지금 잘 하고 있다면서 좋아라 하더라. 적응도 잘 하고, 연습 경기도 뛰고 있다니, 프로에서도 잘 해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서현의 내년 다짐, "우승 한 번 해야죠"
 
 경기 중후반을 책임졌지만 웃지 못했던 서울고등학교 김서현 선수.

경기 중후반을 책임졌지만 웃지 못했던 서울고등학교 김서현 선수. ⓒ 박장식

 
이날로 2학년으로서의 모든 대회를 마친 서울고등학교 김서현 선수는 "부담감이 많았다. 주목도 많이 받고, 친구들이 어려우면 내가 막아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라면서, "야수들이 기분이 처져 있을 때는 힘내보자고 먼저 이야기도 하곤 했다"며 봉황대기 소감을 전했다.

"오늘도 처음 등판할 때는 실점을 당한 뒤라 기분이 그리 좋지 못했는데, 무실점으로 이어가니 모두가 함께 끝까지 해보려 한 것 같다"면서도, "그럼에도 경기에서 이기지 못해 맘이 편치 않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서현 선수의 강점은 빠른 투구동작이다. 김서현 선수는 "최근 들어서 속도를 높였다"면서, "팔 동작이 크다보니 상대 타자가 내 투구를 읽지 못하도록 투구 동작을 연구한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기대를 모았던 덕수고 심준석과 김서현 선수의 맞대결도 불발된 데 아쉬움을 전했다. 김서현 선수는 "이번 년도 초반에 했던 경기는 선발로 자원해서 나왔지만, 엉덩이 쪽 부상이 올라와서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 "그 선수도 구원으로 자주 올라오니 다음에 만나면 위기상황 때 맞붙고 싶다"며 당차게 말했다.

김서현 선수는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 "우승 한 번 하고 싶다. 이병헌 선배처럼 개인상도 한 번쯤 타고 싶다"고 말했다. 김서현 선수는 이어 "작년은 물론 심지어 중학교 때에도 팀이 우승을 한 적이 없었다. 내년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트라우마를 꼭 깨고 싶다"라고 전했다.

8강 레이스에 돌입한 봉황대기는 광주제일고, 장충고, 경기고, 덕수고, 비봉고, 유신고, 강릉고와 북일고까지 8개 학교만이 살아남았다. 12일부터는 이틀에 걸쳐 8강 레이스가 펼쳐진다. 올해 마지막 고교야구 대회에서 웃게 될 팀은 어떤 팀이 될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