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순위만 달라졌을 뿐 지난해와 동일한 매치업이 성사됐다. 또 한번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준플레이오프서 격돌한다.

두산과 LG는 4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2020년 포스트시즌과 마찬가지로 3판 2선승제로 시리즈가 진행되는 만큼 1차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경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두 경기나 치르면서 하루밖에 쉬지 못한 두산은 마지막 경기를 20안타 16득점으로 장식하면서 대부분의 타자들이 예열을 마쳤다. 이천에서 짧게나마 합숙 훈련을 가진 LG 선수단은 여러 변수 속에서도 탄탄한 마운드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1차전 선발로 예고된 최원준과 수아레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1차전 선발로 예고된 최원준과 수아레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창과 방패의 대결... 뚫어야 하는 두산, 막아야 하는 LG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단 한 번도 시즌 상대전적에서 LG에 밀리지 않았던 두산은 올해 역시 7승 3무 6패로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다. 특히 9월 이후 맞대결에서 마무리 고우석 공략에 성공하는 등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 면에서도 소득이 있었다.

외국인 투수 미란다가 이번 시리즈에도 나오지 못하는 두산으로선 1차전 최원준이 긴 이닝을 버텨줘야 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한 곽빈이 3일만 쉬고 2차전서 출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불펜데이'에 가까운 마운드 운영을 고려한다면 1차전에서 불펜의 소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2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김재호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의 선발 타자가 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타자들의 흐름이 좋다는 게 고무적이다. 외국인 타자와 주전 유격수의 부재를 안고 시리즈를 맞이하는 LG보다 야수 전력에 있어서 앞선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LG로선 지난 달 30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르고 나서 3일간 전열을 가다듬는 데 집중했다. 수아레즈와 켈리, 임찬규와 이민호 등 믿을 만한 선발 투수가 두산보다 많기 때문에 경기 초반부터 상대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게 관건이다.

여기에 류지현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임준형, 백승현도 엔트리에 승선하면서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식, 이정용, 정우영 등 경기 중반 이후에도 꺼낼 카드가 많아 벤치에서 투수교체 타이밍만 잘 잡으면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것을 결과로 증명할 수 있다.
 
 두 팀의 주전 포수, 박세혁과 유강남의 활약 여부도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두 팀의 주전 포수, 박세혁과 유강남의 활약 여부도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홈런보다는 기동력 싸움, 양 팀 주전 포수가 풀어야 할 과제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승리한 두산이 16점을 뽑는 동안에 홈런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6회말 김재환과 양석환, 평소 도루를 시도하지 않는 타자들이 더블 스틸로 상대를 흔드는 광경이 연출됐다. 나름 경험이 많은 포수 박동원도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올 시즌 두 팀의 정규시즌 팀 홈런 개수는 똑같이 110개로, 전년도에 비해 두 팀 모두 줄어든 편이다. 특히 지난해 38개의 홈런을 기록한 라모스의 부진 이후 새롭게 영입한 저스틴 보어의 부진이 점점 길어졌고, 이번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도 보어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김재환, 양석환, 김현수, 채은성 등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팀이 필요할 때 한방이 터진다면 그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가 없다. 그러나 시리즈 내내 홈런으로 경기를 이길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양 팀의 기동력 싸움이 준플레이오프의 키를 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시 말해서 두 팀의 주전 포수, 박세혁과 유강남의 활약 여부에 두산과 LG의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정규시즌 도루저지율 0.328을 기록한 박세혁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한 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1차전서 4회초 2루를 훔치려고 했던 '올시즌 도루왕' 김혜성을 2루에서 잡아내면서 자신감이 상승했다.

정규시즌 130경기에 출전한 유강남의 도루저지율은 0.230으로, 더블스틸은 두 차례 허용했다. 올해 리그서 10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가운데 장성우(0.202), 강민호(0.216)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정수빈, 허경민 등 기동력이 좋은 선수들 이외에도 김태형 감독이 의외의 선수에게도 작전을 지시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도루 저지 이외에도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유강남으로선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키움이 와르르 무너진 과정, 또 LG가 올시즌 후반 두산에 고전했던 과정을 곱씹어봐야 한다. 수비 쪽에서 유강남의 각성 여부에 따라 2000년대 이후 가을야구서 두산만 만나면 작아졌던 LG의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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