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이겨야만하는 경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3차전을 치른다.

벤투호는 지난 9월 열린 1,2차전에서 이라크와 0-0 무승부, 레바논에 1-0으로 승리하며 1승1무를 기록했다. 한 수 아래 팀들을 상대로 홈 2연전에서 승점 4점, 단 1골에 그친 점에서 경기력과 결과 모두 만족할 수 없었다.

최종예선 A조 2위를 기록중인 한국은 10월 A매치에서 시리아-이란과의 2연전을 치른다. 여기서 2승을 거두면 자력으로 조 선두에 오를 수 있지만, 또다시 한 경기라도 미끄러지면 앞으로 최종예선에서의 행보가 험난해진다.

일단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 무조건 승점 3점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 상대인 이란은 한국이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난적인 데다 악명높은 테헤란 원정으로 치러진다. 험난한 중동 원정의 시작이다. 최약체인 시리아를 홈에서 상대하고도 비기거나 패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이란 원정에 대한 부담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초반 3경기를 연속으로 홈에서 치르는만큼 후반부로 갈수록 원정 경기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홈에서 승점을 쌓지못 한다면 심리적으로 큰 압박이 될 수 있다.

시리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81위(한국 36위)다. 상대 전적에선 8차례 만나 4승3무1패로 한국이 우세하다. 하지만 중동팀답게 2000년대 이후 벌어진 6경기(3승3무)는 모두 한 골차 이내에서 승부가 결정되었을만큼 마냥 호락호락한 상대도 아니다. 시리아는 앞선 2경기에서 이란에 0-1로 패했고, 2차전에서는 아랍에미리트와 1-1로 비기며 1무 1패 승점 1점으로 조 4위에 머물고 있지만 매 경기 쉽게 다득점을 허용하지 않고 팽팽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시리아 입장도 절박하다. 한국전마저 지면 월드컵 본선 진출이 사실상 멀어진다. 시리아는 늘 그랬듯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위인 한국을 상대로 수비를 촘촘히 한 후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서는 이라크-레바논전과 마찬가지로 중동팀 특유의 '밀집수비'와 '침대축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고비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A매치에서의 부진을 비롯하여 저조한 경기력과 팀운영을 둘러싼 논란으로 리더십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역대 최장수 대표팀 감독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벤투 감독이지만 이번 2연전에서 또다시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가 나온다면, 감독교체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벤투 감독은 지난 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전에 대한 계획과 최근 대표팀의 상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벤투 감독은 시리아의 전력과 침대축구에 대한 우려에 대하여 "우리의 스타일대로 경기하면서 많은 플레이타임과 슈팅 기회를 가져가는 목표"라고 답했다. 이번에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빌드업 축구'로 시리아의 밀집수비와 침대축구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또한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의 활용계획에 대해서는 망설이지 않고 '선발출전'을 예고했다. 이란 원정까지 고려하여 시차적응과 체력적 부담 때문에 이번 2연전에서는 '대표팀 이원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변칙없이 최정예멤버를 그대로 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 A매치에서 손흥민-황의조 등 유럽파들이 컨디션 난조와 부상까지 겹치며 부진을 겪었고, 손흥민은 직접 "장거리 이동을 하고 이틀만에 제 컨디션으로 A매치를 소화하는게 쉽지 않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플랜B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대표팀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표팀의 공격력 부진' '유럽파 선수들의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활약 차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즉각 반박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2차전에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고, 이길 수 있던 경기라 생각한다. 우리 공격진이 부진하다는 것은 단지 의견일 뿐, 존중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훈련방식과 환경이 다르기에 선수들의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자신감과 달리 한국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 9월에는 전력 상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이라크와 레바논을 상대로 경기를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이라크전에선 슈팅수 15-2 유효슈팅 5-0, 점유율 69%로 경기를 주도하고도 한 골도 넣지 못했고, 레바논전에선 권창훈의 1골로 간신히 승점 3점을 챙겼지만 답답한 골결정력 문제는 해소되지 못했다.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을 배제한 채 자신이 선호하는 주전 선수들만을 고집하면서도, 정작 세계적인 공격수인 손흥민(벤투호 22경기 4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등 유연성 없는 모습을 보여 우려를 샀다. 

대표팀은 시리아전에서 승점 3점은 물론이고 다득점을 통하여 확실한 공격루트 창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이란 원정까지 고려하여 주축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 관리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다행히 희망적인 부분은 이번 2연전을 앞두고 전력의 핵심인 유럽파들이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공격진인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는 소속팀에서 각각 3골씩 몰아치고 있으며 수비수 김민재도 매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이렇게 최상의 재료가 준비되어 있는데도 막상 나온 요리가 별로라면, 그것은 요리사의 실력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최종예선은 더 이상 말이 아닌 오직 결과로서 증명해야 하는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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