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이 속한 템파베이 레이스는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100승62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승률 전체 1위로 당당히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팀 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가 한 명도 없었을 정도로 전형적인 '선발야구'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짜임새 있는 야구를 통해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템파베이는 오는 8일(이하 한국시각)부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와 디비전 시리즈를 치른다.

시즌 중반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투명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시즌 막판 파죽의 17연승을 달리는 엄청난 상승세 끝에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티켓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7일 LA다저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는 세인트루이스는 다저스를 꺾을 경우 올 시즌 107승을 따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격돌한다. 다만 불펜으로 밀려난 김광현의 등판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반면에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박효준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그리고 류현진의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아쉽게 가을야구에 초대 받지 못했다. 특히 토론토는 정규리그에서 91승을 따내고도 양키스와 보스턴에게 한 경기 차이로 뒤지며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류현진은 빅리그 진출 후 4번째로 14승 시즌을 만들었지만 시즌 후반 심한 기복 때문에 보람보다는 아쉬움이 더욱 큰 시즌이 되고 말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 AP/연합뉴스

 
AL 동부지구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은 류현진

다저스에서의 6,7년 차 시즌이었던 2018년 후반기부터 2019년까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투수였다. 실제로 류현진은 이 기간 동안 28경기에 등판해 18승8패 평균자책점2.22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렸다. 특히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 그리고 내셔널리그 올스타전 선발투수에 선정됐던 2019 시즌은 류현진의 빅리그 커리어에서 최정점으로 꼽힌다.

2019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린 후 FA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만32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였음에도 여러 구단들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LA 에인절스는 류현진의 유력 행선지로 꼽혔고 야구팬들은 류현진이 2020 시즌부터 마이크 트라웃,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뛰는 장면을 상상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최종 선택지는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이 아닌 캐나다의 토론토였다.

류현진은 4년8000만 달러라는 연 평균 2000만 달러 짜리 장기계약을 제시한 토론토와 FA계약을 체결했다. 류현진의 토론토행이 결정되자 야구팬들은 일제히 우려의 시선을 나타냈다. 류현진이 이적할 토론토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매년 양키스, 보스턴 같은 빅마켓 팀들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은 류현진에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토론토는 마운드가 상대적으로 허약한 대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솃, 캐반 비지오 등 '2세 삼총사'로 대표되는 유망주 야수들이 즐비한, 미래가 기대되는 팀이었다. 다저스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사이 유망주들이 순조롭게 성장한다면 2~3년 안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류현진은 이적 첫 시즌부터 토론토 구단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활약을 해줬다.

류현진은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팀 당 60경기의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작년 12경기에 등판해 5승2패2.69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토론토는 새 에이스 류현진의 믿음직한 활약에 힘입어 2016년 이후 4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었다. 팀 내에서 가장 높은 승리기여도(WAR,2.9)를 기록한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3위에 오르며 리그를 가리지 않는 엘리트 좌완임을 증명했다.

후반기 극심한 부진에도 개인 최다승 타이

토론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좌완 강속구 투수 로비 레이와 재계약하고 또 다른 좌완선발 스티븐 마츠,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 마커스 시미언을 영입했다. 게다가 다소 실망스러운 2년 차 시즌을 보냈던 게레로 주니어가 겨우내 19kg를 감량하며 날렵해진 체형으로 스프링캠프에 임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속도를 고려했을 때 류현진이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불펜만 안정된다면 충분히 2년 연속 가을야구를 노릴 수 있는 전력이었다.

류현진은 5월까지 5승2패2.93을 기록하며 토론토의 에이스로서 최고의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4월 한 차례 고전을 면치 못했던 보스턴전 7이닝 무실점 투구와 엄청난 강풍을 견디며 따냈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원정 5이닝2실점 승리는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경기들이었다. 류현진은 6월 2승2패4.88로 주춤하는 듯 했지만 7월 5경기에서 3승1패2.73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본격적인 순위싸움이 시작되며 에이스로서 더욱 책임감이 커진 8월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8월 6경기에서 2승3패6.21로 부진한 류현진은 9월 이후에도 5경기에서 2승2패7.78로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9월에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같은 약체팀을 상대로 2경기 연속 3회를 버티지 못하고 조기강판되며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류현진의 후반기 부진을 두고 혹자는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를 강타했던 이물질 사용금지의 영향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투수들이 '이물질 이슈' 이후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빅리그에서는 물론이고 KBO리그 시절에도 이물질 사용에 대한 의심을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체력이 떨어졌다고 보는 의견이 더욱 현실적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빅리그 데뷔 후 9시즌 만에 처음으로 소속팀의 가을야구 진출 실패를 경험했다. 팀 내 최고연봉 투수인 데다가 2.69였던 평균자책점이 4.37까지 치솟았으니 류현진도 분명 토론토 가을야구 탈락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빅리그 9년 차 시즌에도 풀타임을 소화했고 규정이닝을 채우며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2위에 올랐다. 후반기 부진이 아쉽지만 류현진은 올해도 충분히 '류현진다운' 시즌을 보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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