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KT 위즈)은 최정(SSG 랜더스), 허경민(두산 베어스) 등과 함께 리그 최고의 3루수로 손꼽히는 선수다. 여전히 공-수 양면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선수로, 지난해에는 팀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부터 순항했던 황재균은 8월까지만 해도 좋은 흐름을 유지했지만 9월 이후의 기록만 놓고 본다면 30경기 타율 0.263 1홈런 9타점 OPS 0.635로 부진하면서 8월의 상승세가 한풀 꺾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지난주에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어딘가에 홀린 듯 황재균답지 않은 장면이 연이어 나오면서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그의 부진 속에 정규시즌 70승 선착을 노린 팀은 지난주 단 2승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1강 체제 굳히기에도 제동이 걸렸다.
 
 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중고참' 황재균이지만, 지난주에는 웃을 수가 없었다.

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중고참' 황재균이지만, 지난주에는 웃을 수가 없었다. ⓒ KT 위즈

 
매 시리즈마다 한 차례 이상 실수가 나왔던 황재균

주초부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지난 9월 28일 두산과의 홈 경기서 2회초 2사 2루 강승호의 땅볼성 타구가 3유간으로 향했고, 타구를 쫓던 황재균이 공을 흘리면서 그대로 외야로 빠져나갔다. 그 사이 2루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이날 팀의 첫 실점으로 연결됐다.

1회말 우천으로 한 차례 경기가 중단되는 등 비가 내리면서 수원 KT 위즈파크의 그라운드 상태가 좋진 않았다. 그래도 수비를 어느 정도 하는 선수라면 충분히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다행히 3회초 이후 안정감을 찾았고, 경기는 KT의 5-1 승리로 마무리됐다.

황재균의 운수 나쁜 날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튿날에도 실책이 나왔다. 이미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두산에 2-8로 지고 있던 9회초, 무사 1루서 김인태의 땅볼 타구를 포구한 황재균이 2루에서 포스아웃을 시도했는데 송구가 높이 떴다. 2루수가 겨우 잡기는 했으나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졌고, 1루주자와 타자주자 그 누구도 아웃 처리를 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부산 원정길에서는 공격이 문제였다.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황재균은 9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안타 없이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다섯 번의 타석 가운데 무려 네 타석에서 루상에 주자가 있었는데, 팀배팅조차 하지 못했다. 이튿날 역시 더블헤더 2경기서 대타로 출전한 1차전 기록을 포함해 4타수 무안타로 아쉬움을 남겼다.

SSG와의 시리즈에서는 수비가 문제였다. 이틀 연속으로 안타를 기록했지만, 3안타 활약을 펼친 3일 경기서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KT가 6-5로 리드하던 8회말 2사 1, 2루서 고종욱의 땅볼을 잡지 못했고, 공이 뒤로 빠진 사이 두 명의 주자에게 모두 점수를 내줬다. 한동안 황재균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수 년간 팀 이끈 황재균... 반등이 절실한 시기다

다행히 9회초 타자들의 도움 덕분에 다시 재역전에 성공한 KT는 8-6으로 SSG에 2점 차 승리를 거두었다. 8회말 이후 줄곧 표정이 어두웠던 황재균은 팀의 승리가 확정되고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2018시즌을 앞두고 KT와 FA 계약을 체결한 황재균은 올해까지 매 시즌 꾸준한 활약으로 팀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황재균의 합류로 내야진이 한층 탄탄해졌고, 우타 거포의 합류로 타선에 무게감이 실리기도 했다.

올해도 건재함을 과시하는 가운데, 공격 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장타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홈런 개수가 지난해 21개→올해 10개로 급감했고, 2루타 개수도 13개로 지난해(35개)보다 적은 편이다. 자연스럽게 장타율도 0.430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2013년(0.38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수비의 경우 12개의 실책으로, 지난해(13개)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수비 이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수비 이닝은 3루수 기준으로 1113.2이닝이었는데 3일까지 780.1이닝을 뛴 올핸 벌써 12개의 실책을 범한 만큼 결코 적은 개수가 아니다. 최정(901이닝 9실책), 허경민(843.2이닝 7실책) 등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더 확연하게 나타난다.

공교롭게도 황재균이 부진하는 사이 KT는 2위권에 있는 두 팀의 추격에 멀찌감치 달아나지 못했다. 결국 중고참으로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 황재균이 잘해줘야 팀도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팀의 70승 달성까지 1승만을 남겨둔 가운데, 이번주에는 황재균도 팀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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