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맞아 K리그도 알토란같은 결실들을 흥미롭게 내놓고 있다. 울산과 전북의 승점 1점 차 우승 경쟁도 놀랍지만 중하위권에 몰려 있는 수도권 팀들의 아슬아슬한 순위 경쟁은 어느 한 게임이라도 놓치기 아깝다. 이번에는 바닥에 내려가 있던 두 팀이 나란히 오랜만에 승리를 거두고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을 홈팬들에게 선물했다.

김남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성남 FC가 19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1 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후반전 교체 선수 뮬리치의 짜릿한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8월 14일 수원 블루윙즈에게 2-1로 이긴 뒤 무려 7게임만에 승리의 감격을 누리고 9위까지 순위표를 끌어올렸다.

키다리 골잡이 '뮬리치'의 프리킥 결승골

어웨이 팀 성남 FC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히 각오하고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했다. 한가위 이틀 전이지만 아직까지 낮에는 여름 기운이 따갑게 남아있기 때문에 오후 2시 게임은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더 절박한 팀은 성남 FC였기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뛰면서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를 압박했다. 

후반전에 접어들어서도 골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게임은 53분에 김희곤 주심의 휘슬 소리가 정적을 깼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골문 앞 헤더 슛을 위해 솟구친 스테판 무고사를 성남 FC 오른쪽 윙백 이태희가 뒤에서 왼팔로 밀어 넘어뜨린 것이었다. 주심의 페널티킥 선언이었지만 VAR 온 필드 리뷰 시스템으로 확인한 결과 반칙을 선언할 정도의 밀기 동작이 아니었다는 판정이 나왔다. 

영상을 확인하는 사이에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의 친구인 뮬리치가 이중민 대신 들어와 성남 FC의 공격 중심에 섰고 거짓말처럼 6분 55초만에 뮬리치의 오른발 끝에서 짜릿한 결승골이 나왔다. 61분, 박용지가 얻은 직접 프리킥 기회에서 뮬리치의 오른발 킥은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벽을 살짝 넘어들어가 골 라인 앞에서 뚝 떨어졌다.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이태희가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뮬리치의 킥 타이밍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뮬리치에게 자극받은 인천 유나이티드 스테판 무고사도 88분 발리슛과 후반전 추가 시간 왼발 슛을 연거푸 시도하며 극적인 동점골을 노렸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후반전 추가 시간 4분이 다 될 시간에 아길라르의 기습 프리킥을 받은 무고사가 돌아서며 왼발 밀어넣기를 시도하는 순간,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이 몸을 아끼지 않고 막아낸 덕분에 성남 FC는 1개월 5일만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지켜낼 수 있었다.

승점 1점 차 하위권 싸움 흥미진진

이로써 성남 FC는 최근 3게임 무패(1승 2무) 행진을 이어가며 9위(31점 7승 10무 12패 24득점)로 올라서 중위권은 물론 상위 스플릿(파이널 라운드 A)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이번 시즌 K리그 1은 울산과 전북의 치열한 우승 트로피 다툼도 여전히 흥미롭지만 '대구 FC(44점) - 수원 FC(41점) - 포항 스틸러스(39점)'가 엎치락 뒤치락 몰려 있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3위) 싸움도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다.

그리고 2부리그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한 하위권 순위 다툼도 엄청나게 치열한 상태다. 모처럼 상위 스플릿을 노리던 인천 유나이티드 FC(36점, 7위) 발목을 붙잡은 성남 FC가 승점 31점을 얻었으니 그 차이는 커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꼴찌에 머물러 있던 FC 서울도 안익수 신임 감독 효과를 등에 업고 8게임만에 승리를 따낸 덕분에 11위(29점 7승 8무 14패 30득점)로 올라섰으니 '성남 FC(31점) - 광주 FC(30점) - FC 서울(29점) - 강원 FC(27점)'가 촘촘하게 몰려있는 하위권 강등 피하기 싸움은 점입가경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FC 서울은 같은 날 오후 4시 30분 수원 FC와의 홈 게임에서 조영욱이 54초만에 왼발 돌려차기로 첫 골을 넣고 9분 뒤에 이태석의 멋진 스루 패스를 받아 나상호가 오른발 결승골을 터뜨려 수원 FC에게 1게임도 지지 않는 통산 기록(5승 1무)을 이어나갔다. 최근 상위권에 들어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까지 넘보고 있던 수원 FC는 후반전 추가 시간에 이영재의 오른쪽 코너킥을 받아 무릴로가 헤더 골을 터뜨렸지만 동점골까지는 시간이 모자랐다.

이 수도권 네 팀은 사흘 뒤인 22일(수)에 서로 상대를 바꿔 만나야 하는 묘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수원 FC와 성남 FC가 오후 4시 30분에 빅 버드에서 먼저 만나며,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경인 더비가 오후 7시에 열린다. 집관으로 즐기는 K리그 한가위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1 K리그 1 결과(9월 19일, 왼쪽이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 0-1 성남 FC [득점 : 뮬리치(61분)]

FC 서울 2-1 수원 FC [득점 : 조영욱(1분,도움-나상호), 나상호(10분,도움-이태석) / 무릴로(90+2분,도움-이영재)]

2021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29게임 55점 15승 10무 4패 47득점 32실점 +15
2 전북 현대 29게임 54점 15승 9무 5패 51득점 29실점 +22
3 대구 FC 29게임 44점 12승 8무 9패 35득점 34실점 +1
4 수원 FC 29게임 41점 11승 8무 10패 41득점 42실점 -1
5 포항 스틸러스 28게임 39점 10승 9무 9패 29득점 30실점 -1
6 수원 블루윙즈 29게임 36점 9승 9무 11패 35득점 36실점 -1
7 인천 유나이티드 FC 28게임 36점 10승 6무 12패 32득점 38실점 -6
8 제주 유나이티드 28게임 35점 7승 14무 7패 31득점 32실점 -1
9 성남 FC 29게임 31점 7승 10무 12패 24득점 34실점 -10
10 광주 FC 28게임 30점 8승 6무 14패 28득점 34실점 -6
11 FC 서울 29게임 29점 7승 8무 14패 30득점 38실점 -8
12 강원 FC 25게임 27점 6승 9무 10패 26득점 30실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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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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