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닐 메드베데프가 플레이어 박스에 앉아 응원하던 아내에게 최고의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을 보내줬다. 한 시즌 네 번의 메이저 대회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눈앞에 두었던 노박 조코비치는 메드베데프의 끈질긴 수비와 위력적인 서브 앞에서 꼼짝 못하고 말았다.

남자 프로테니스 세계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가 한국 시각으로 13일(월) 오전 5시 17분 미국 뉴욕에 있는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1 US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올 시즌 메이저 대회 단식 타이틀을 모두 따내려 했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위)를 2시간 15분만에 3-0으로 물리치고 생애 처음 그랜드 슬램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세 번의 결승 도전 끝에 최고가 된 메드베데프

남자 프로테니스 최고 실력자로 평가받는 노박 조코비치는 이 한 게임에 놀라운 기록 두 개가 걸려 있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자신과 팬들의 기대감이 컸다. 그랜드 슬램 우승 기록 20회로 세 개의 별들(노박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이 동률을 이루고 있기에 최다 우승의 영광을 노렸으며 남자 테니스의 전설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52년만에 캘린더 그랜드 슬램(같은 해 호주 오픈, 롤랑 가로스, 윔블던, US 오픈 모두 우승)을 이루고 싶은 것이었다. 

하지만 위업은 마음처럼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첫 게임부터 다닐 메드베데프의 끈질긴 수비가 노박 조코비치를 괴롭혔고 긴 랠리 끝에 다닐 메드베데프가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냈다. 노박 조코비치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오른쪽 옆줄 밖에 떨어진 것이다.

이어진 게임에서는 서로 각자의 서브 게임을 지켜냈지만 이 첫 게임 브레이크의 여파가 36분만에 끝난 첫 세트 결과로 나왔다. 이번 대회 3라운드 니시코리 케이(일본, 56위)를 만날 때부터 직전 준결승전까지 첫 세트를 모두 상대 선수에게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가 역전승을 거둔 조코비치이기에 두 번째 세트가 실질적인 갈림길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세트도 다닐 메드베데프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첫 번째 세트처럼 메드베데프의 수비는 끈질겼고 조코비치는 그 빈틈을 좀처럼 찾지 못했다.

3세트 세 번째 게임이 우승으로 가는 마지막 갈림길이 됐다.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이었지만 다닐 메드베데프의 백핸드 다운 더 라인이 완벽하게 뻗어나가며 듀스가 됐고 곧바로 조코비치의 드롭샷 시도가 네트를 넘어가지 못했다. 그리고 조코비치는 비교적 쉬워 보이는 네트 앞 포핸드 발리까지 왼쪽 옆줄 밖에 떨어뜨려 0-3으로 몰린 것이다. 이렇게 벌어진 차이는 좀처럼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서브 최고 속도를 기준으로 첫 서브와 세컨드 서브 속도 차이가 14km/h 정도 벌어진 조코비치에 비해 다닐 메드베데프는 7km/h밖에 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다닐 메드베데프의 서브 위력은 조코비치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세컨드 서브조차 첫 서브처럼 강력하게 꽂아넣은 것이다.

마지막 챔피언십 포인트조차 위력적인 서브 포인트로 따낸 다닐 메드베데프는 2019년 이 대회 준우승, 2021년 호주 오픈 준우승에 이어 세 번의 그랜드 슬램 결승 도전 끝에 최고의 자리에 올라 2022 시즌을 벌써부터 기대하게 만들었다.

2021 US 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준결승 결과
(9월 13일(월) 오전 5시 17분,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 아서 애쉬 스타디움-뉴욕)

다닐 메드베데프 3-0(6-4, 6-4, 6-4) 노박 조코비치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다닐 메드베데프 16개, 노박 조코비치 6개
더블 폴트 : 다닐 메드베데프 9개, 노박 조코비치 3개
첫 서브 성공률 : 다닐 메드베데프 57%(51/89), 노박 조코비치 54%(50/92)
첫 서브로 득점 : 다닐 메드베데프 80%(41/51), 노박 조코비치 80%(40/50)
세컨드 서브로 득점 : 다닐 메드베데프 58%(22/38), 노박 조코비치 40%(17/42)
네트 포인트 성공률 : 다닐 메드베데프 50%(6/12), 노박 조코비치 66%(31/47)
리시빙 포인트 득점 : 다닐 메드베데프 38%(35/92), 노박 조코비치 29%(26/89)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다닐 메드베데프 50%(4/8), 노박 조코비치 17%(1/6)
위너 : 다닐 메드베데프 38개, 노박 조코비치 27개
언포스드 에러 : 다닐 메드베데프 31개, 노박 조코비치 38개
서브 최고 속도 : 다닐 메드베데프 209km/h, 노박 조코비치 199km/h
서브 평균 속도 : 다닐 메드베데프 183km/h, 노박 조코비치 166km/h
총 뛴 거리 : 다닐 메드베데프 4985.1m, 노박 조코비치 4755.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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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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