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와 조금씩 멀어지던 두산 베어스가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두산은 12일 오후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우세 3연전을 가져갔다. 또한 이날 승리로 시즌 49승(50패3무)째를 기록, 5할 승률 회복도 눈앞에 다가왔다.

특히 시즌 내내 부진의 늪에서 허덕인 우완 투수 이영하가 2경기 연속으로 불펜 투수로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기면서 KBO리그 역대 6번째 더블헤더 2경기 연속 승리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덕분에 선수들은 더블헤더 당일 생일을 맞이한 김태형 감독에게 더블헤더 전승이라는 기분 좋은 선물을 전달할 수 있었다.

5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6연승을 달리는 과정에서 외국인 원투펀치와 최원준의 호투가 있었고, 해당 기간 팀 OPS(0.845)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타선의 흐름이 훨씬 나아진 편이었다. 그럼에도 9월 이후의 경기를 통해 두산이 풀어야 할 과제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12일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을 승리하면서 6연승을 질주한 두산은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12일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을 승리하면서 6연승을 질주한 두산은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 두산 베어스

 
흐름 끊는 병살타...연승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쳤다

리그 재개 이후 줄곧 분전했던 '이적생 듀오' 양석환과 박계범이 비교적 잠잠했으나  김인태, 페르난데스, 김재환 등 팀의 주축 타자들이 깨어났다. FA 계약 후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정수빈도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긍정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요소도 보였다. 11일 LG전 무승부를 포함해 최근 7경기서 두산 타선이 때린 병살타가 무려 10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았다. 찬스를 더 살릴 수 있었음에도 병살타로 무산된 경우가 적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역시나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올 시즌 24개의 병살타로 이 부문 최다 불명예를 떠안고 있는 가운데, 12일 하루에만 4개의 병살타가 쏟아졌다. 더블헤더 1, 2차전에 각각 2개씩 기록한 것이다. 두 경기 모두 마운드가 불안한 상황 속에서 대량 득점을 뽑을 기회가 충분히 존재했는데, 이를 살리지 못하면서 결국 불펜에 가중되는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역대 외국인 타자 가운데 통산 최다 병살타 1위는 7년간 활약한 제이 데이비스(한화 이글스, 80개)였다. 그의 뒤를 잇는 선수가 바로 페르난데스(66개)로, 데이비스의 긴 활동 기간을 고려하면 'KBO리그 3년차' 페르난데스의 병살타 개수가 많은 게 사실이다.

페르난데스 이외에도 올 시즌 허경민(16개, 최다 2위)과 박건우(14개, 최다 공동 3위) 등 병살타로 흐름을 끊는 타자가 한 두 명이 아니었다. 기간을 시즌 전체로 좀 더 넓히게 되면 두산의 팀 병살타 개수는 108개로 압도적인 1위다. 2위 롯데 자이언츠(87개)와 20개 이상 차이가 날 정도다. 아무리 출루를 하더라도 돌아오지 못하는 주자가 많다면 그것 만큼 비효율적인 야구가 없을 것이다.
 
 12일 더블헤더 1, 2차전에 모두 등판해 리드를 지킨 김강률이지만 마무리 투수로서 안정감을 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12일 더블헤더 1, 2차전에 모두 등판해 리드를 지킨 김강률이지만 마무리 투수로서 안정감을 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 두산 베어스


나올 때마다 불안한 김강률...팀의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

매일같이 다득점으로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10점 차 이상으로 이기는 경기가 있는가 하면, 아슬아슬하게 1점 차로 끝나는 경기도 나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일수록 마무리 투수의 활약 여부가 더 중요한데, 신뢰를 주지 못하는 마무리 투수라면 리드를 하고 9회를 돌입해도 안도감보다는 불안감이 앞선다. 현재 두산과 김강률이 그렇다.

연승 기간 동안 총 4경기에 등판한 김강률은 4.2이닝 2세이브 ERA 3.86으로, 출루 없이 경기를 매듭지은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실점 여부에 관계없이 루상에 주자를 내보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무엇보다도 11일 LG와의 경기에 등판한 김강률의 투구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5-4 한 점 차로 앞서고 있었던 두산은 마무리 김강률에게 아웃카운트 3개를 맡겼다. 저스틴 보어와 유강남을 범타로 돌려세울 때만 하더라도 그대로 경기가 끝날 것으로 보였지만, 후속타자 홍창기가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서건창이 김강률의 2구째 패스트볼을 잡아당겼고, 우측 선상을 빠져나가는 2루타로 연결되면서 대주자로 나간 1루주자 김용의가 홈을 밟았다. 아웃카운트 한 개만 채우면 되는 상황에서 출루 한 번에 흔들린 김강률의 블론세이브에 팀 승리도 날아갔다. 이날 경기마저 잡았다면 두산은 지난주를 6전 전승, 그리고 7연승으로 마무리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그를 대신할 마무리 투수를 구할 수도 없다. 이미 전반기에 김강률이 전력에서 이탈했을 당시 어느 누구도 경기 후반 뒷문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고생한 기억이 있다. 결국 남은 시즌 동안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김강률 단 한 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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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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