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잡을 데를 찾기가 어렵다. 올림픽 이후 승승장구를 이어나가고 있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홈런군단을 잠재웠다.

박세웅은 10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3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8승을 달성했다. 또한 8월 29일 두산 베어스전, 9월 4일 NC 다이노스전에 이어 3경기 연속으로 7이닝을 소화했다. 

경기 초반까지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던 양 팀은 5회말 손아섭과 전준우의 연속 적시타로 순식간에 격차가 벌어졌다. 6회말에는 안치홍의 솔로포로 박세웅의 부담을 덜어주었고, 9회초 김원중이 한 점 차로 경기를 매듭지으면서 박세웅의 승리를 지켜주었다. 이날 롯데는 SSG를 4-3으로 이겼다.

'홈런군단' SSG도 박세웅 앞에선 작아졌다
 
 10일 SSG전서 팀을 승리로 이끈 박세웅, 7이닝 동안 단 한 점만 내주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10일 SSG전서 팀을 승리로 이끈 박세웅, 7이닝 동안 단 한 점만 내주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 롯데 자이언츠

 
2연전 첫날이었던 9일 경기에서는 7회초 한유섬의 만루포로 승기를 잡은 SSG가 롯데를 9-2로 꺾었다. SSG의 승리 공식인 홈런이 사실상 승패를 결정지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튿날 SSG 타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박세웅을 상대로 이렇다 할 공략법을 찾을 수 없었다.

팀이 연패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책임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1회초부터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추신수-최항-최정 세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1회 패스트볼 최고구속이 148km까지 나왔다.

2회초 언제든지 한방을 때릴 수 있는 세 명의 타자 최주환, 한유섬, 로맥을 차례로 범타 처리했고, 하위 타선으로 이어지는 3회초 역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타순이 한 바퀴 돌 때까지 SSG에게 출루 한 번을 허용하지 않았다.

위기관리도 문제 없었다. 4회초 추신수의 안타와 최항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이한 박세웅은 최정과 최주환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그 사이 홈으로 들어온 주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박세웅이 전날 만루포를 터뜨린 한유섬에게 낫아웃 삼진을 솎아내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비록 6회초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잘 잡고도 최정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준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첫 실점에 흔들리지 않고 7회초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박세웅이 기록한 피안타 3개 모두 단타였고, 2루타 이상의 장타를 뽑지 못한 SSG로선 추격할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다.

올림픽 이후 놀라운 상승세, 이것이 진짜 에이스다

6월 초에 완봉승을 거두는 등 올림픽 이전에도 여러 차례 호투를 보여주었지만, 전반기에는 에이스답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들쭉날쭉한 투구로 기복이 컸고, 부진한 경기가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걱정을 안고 올림픽을 치른 뒤 소속팀에 합류한 박세웅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뽐냈다.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8월 13일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열흘 후에 만난 kt 위즈를 상대로도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 경기 이후에도 최근 3경기서 7이닝을 던지는 등 상승세가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그 결과 10일 SSG전까지 박세웅의 후반기 성적은 5경기 35이닝 5승 ERA 1.03으로, 리그 내 국내 선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의 부진 등 분명 롯데 선발진에도 변수로 작용하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매 경기 호투 중인 박세웅이 팀에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가 없었다면 롯데가 지금과 같은 페이스로 중위권 경쟁에 뛰어들지는 못했을 것이다.

'Again 2017'을 외치는 롯데의 4년 전 기억에도 박세웅이 있었다. 전반기 17경기 105.2이닝 9승 3패 ERA 2.81, 후반기 11경기 65.2이닝 3승 3패 ERA 5.07로 팀의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크게 기여했다. 9월 대반격의 서막을 알리면서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나가는 롯데가 '안경 에이스' 박세웅과 함께 극적인 드라마를 계속 써 내려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