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6일)이 만 19살 생일이었던 레일라 페르난데스의 돌풍은 뉴욕의 웅장한 테니스 스타디움을 뜨겁게 만들었고 끝내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아름다운 결과까지 이끌어냈다. 그랜드 슬램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선수가 구사하는 드롭샷과 다운 더 라인 기술에 연거푸 탄성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캐나다 테니스의 희망으로 떠오른 레일라 페르난데스(세계랭킹 73위)가 한국 시각으로 10일(금) 오전 8시 미국 뉴욕에 있는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1 US 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아리나 사바렌카(벨라루스, 2위)와의 준결승전을 2시간 21분만에 2-1(7-6, 4-6, 6-4)로 이겨 그랜드 슬램 첫 우승까지 넘보게 됐다.

레일라 페르난데스의 침착한 게임 운영

3라운드에서 이 대회 세 번째 우승을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일본, 3위)를 2-1로 이긴 것부터 심상치 않더니 레일라 페르난데스는 내친 김에 안젤리크 케어버(독일, 17위),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5위)까지 물리치고 4강까지 올라왔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레일라 페르난데스는 수많은 테니스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현재 세계랭킹 2위에 올라 있는 아리나 사바렌카까지 구석에 몰아넣는 게임 운영 능력을 맘껏 자랑했다.

그 절정의 순간은 첫 세트 타이 브레이크였다. 사바렌카의 날카로운 포핸드 다운 더 라인이 연거푸 뻗어가며 2-0으로 앞서갈 때까지만 해도 첫 세트 흐름은 사바렌카로 기울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레일라 페르난데스는 포기를 모르는 소녀였다. 끈질긴 수비를 펼치며 따라붙더니 곧바로 뒤집기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레일라 페르난데스의 로브가 사바렌카의 스매싱 기회로 이어졌을 때 결정적인 실수가 나왔다. 사바렌카의 힘이 실린 스매싱이 어이없게도 왼쪽 옆줄을 크게 벗어나 떨어진 것이다. 3-5로 타이 브레이크 포인트가 벌어진 것도 모자라 곧바로 사바렌카의 더블 폴트(서브 실수)까지 이어졌으니 예상을 뛰어넘어 첫 세트 주인은 레일라 페르난데스가 된 것이다.

사바렌카도 이대로 물러날 수 없었기에 2세트 초반 백핸드 다운 더 라인 기술과 백핸드 크로스 코트 기술을 섞어서 앞서간 덕분에 6-4로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 그리고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세트를 맞아 두 선수는 다섯 번째 게임까지 자기 서브 게임을 잘 지켜냈다.

이어진 여섯 번째 게임이 결승으로 가는 갈림길을 만들었다. 사바렌카의 서브 게임이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백핸드 스트로크 실수가 연거푸 나왔고 두 차례의 듀스 끝에 레일라 페르난데스가 브레이크 포인트를 가져온 것이다.

4-2로 달아난 레일라 페르난데스는 이어진 자기 서브 게임에서 승리의 기운을 휘어잡으려고 했지만 사바렌카 역시 포기하지 않았다. 놀라운 포핸드 크로스 리턴을 성공시키며 3-4로 따라붙은 것이다.

그곳이 뉴욕이기에 아무래도 캐나다 소녀에게 더 뜨거운 환호성이 쏟아졌지만 사바렌카도 자신에게 많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달라는 뜻을 담은 몸짓으로 기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3세트 열 번째 게임에서 사바렌카의 심리가 크게 흔들렸다. 지우고 싶은 서브 실수를 연거푸 저지르며 3개의 매치 포인트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그리고는 곧바로 사바렌카의 포핸드 크로스가 너무 길게 떨어져 준결승 첫 게임이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2021 윔블던 4강에 이어 사바렌카의 메이저 대회 두 번째 4강 기록이 이렇게 끝난 것이다. 

반면에 지난 해 롤랑 가로스 3라운드 성적이 최고의 커리어였던 레일라 페르난데스는 단숨에 결승까지 올라 놀라운 새 역사를 눈앞에 두게 됐다. 레일라 페르난데스의 결승 상대는 그녀보다 2개월 7일 늦게 태어난 '엠마 라두카누'(영국, 150위)이기에 좀처럼 보기 힘든 소녀 시대 결승전이 성사됐다.

2021 US오픈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준결승 결과
(9월 10일 오전 8시,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 아서 애쉬 스타디움, 미국 뉴욕)

레일라 페르난데스 2-1(7-6TB7-3, 4-6, 6-4) 아리나 사바렌카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페르난데스 6개, 사바렌카 10개
더블 폴트 : 페르난데스 2개, 사바렌카 8개
첫 서브 성공률 : 페르난데스 58%(59/102), 사바렌카 68%(64/94)
첫 서브 성공시 득점률 : 페르난데스 68%(40/59), 사바렌카 70%(45/64)
세컨드 서브 성공시 득점률 : 페르난데스 51%(22/43), 사바렌카 40%(12/30)
네트 포인트 성공률 : 페르난데스 56%(5/9), 사바렌카 62%(13/21)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페르난데스 57%(4/7), 사바렌카 36%(4/11)
리시빙 포인트 성공률 : 페르난데스 39%(37/94), 사바렌카 39%(40/102)
위너 : 페르난데스 26개, 사바렌카 45개
언포스드 에러 : 페르난데스 23개, 사바렌카 52개
총 뛴 거리 : 페르난데스 4724.2m, 사바렌카 4524m
서브 최고 속도 : 페르난데스 170km/h, 사바렌카 193km/h
서브 평균 속도 : 페르난데스 150km/h, 사바렌카 167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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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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