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막을 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우승팀은 우리카드 위비로 결정됐다. 조별리그에서 국군체육부대(상무)에게 덜미를 잡혔다가 가까스로 4강에 진출한 우리카드는 토너먼트에서 한국전력 빅스톰과 OK금융그룹 읏맨을 차례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5경기에서 141득점을 기록한 우리카드의 주포 나경복은 대회 MVP에 선정되며 다가올 V리그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8일 간 남자 선수들의 열전이 끝났지만 컵대회는 23일 곧바로 여자부 일정을 시작한다. 여자배구는 지난 2020도쿄올림픽 4강신화를 통해 배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해외리그와 계약한 김연경(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을 제외한 4강의 주역들이 대부분 컵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비록 외국인 선수가 국제배구연맹의 이적동의서 문제로 컵대회에 출전할 수 없지만 매우 흥미로운 대회가 예상된다.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 소영선배 대안 찾을까
 
 유서연은 이소영의 이적으로 붙박이 주전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유서연은 이소영의 이적으로 붙박이 주전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 한국배구연맹

 
GS칼텍스 KIXX는 지난 시즌 컵대회와 정규리그,챔피언 결정전에서 모두 우승하며 여자부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챔프전 공동 MVP를 수상했던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쿠로베 아쿠아 페어리즈)와 '소영선배' 이소영(KGC인삼공사)이 팀을 떠났다. 외국인 선수 출전불가로 당장 러츠의 공백을 메울 수 없는 GS칼텍스는 이번 대회에서 '이소영 빈자리 찾기'에 집중할 확률이 높다.

이번 대회를 통해 집중적으로 시험을 받을 선수는 박혜민(인삼공사)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은 최은지다. 182cm의 좋은 신체조건에 풍부한 경험까지 갖춘 최은지가 강소휘의 좋은 짝이 된다면 차상현 감독은 큰 고민을 덜 수 있다. 물론 지난 시즌 '조커'로 쏠쏠한 활약을 했던 유서연이 풀타임 주전에 도전할 수도 있고 프로 입단 후 주로 센터로 활약했던 권민지 역시 주 포지션인 윙스파이커로 돌아올 수 있다.

지난 시즌 V리그 준우승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쌍둥이 자매와 김연경에 이어 베테랑 센터 김세영까지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보면 무려 주전 4명이 빠진 셈이다. 다만 출산을 위해 현역 은퇴를 선택했던 '미친 디그' 김해란이 복귀한 것은 흥국생명에게 큰 호재다. 김해란이 전성기 때 만큼 민첩한 몸놀림을 선보이긴 힘들다 해도 수비의 핵심 김해란의 복귀는 흥국생명의 수비라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감독들의 생각이 비슷하겠지만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 역시 이번 컵대회를 통해 성적보다는 다가올 V리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즉시전력감을 발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이번 대회를 통해 3년 차 공격수 김다은과 2년 차 세터 박혜진 등이 경험을 쌓는 무대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은퇴 후 실업리그에서 활약하던 최윤이와 변지수를 영입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지난 도쿄 올림픽에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까지 3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이들이 이번 컵대회에서 풀타임 출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백업센터였던 김현정과 프로 2년 차를 맞는 윙스파이커 최정민 등에게는 서남원 감독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젊은 '토종 쌍포' 김주향과 육서영을 보유한 기업은행은 올림픽 멤버들만 정상적으로 출전한다면 이번 컵대회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

주전 평균 31.9세 도로공사, '젊은 피'를 찾아라
 
 경험이 풍부한 한송이는 이번 컵대회와 V리그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센터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

경험이 풍부한 한송이는 이번 컵대회와 V리그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센터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 ⓒ 한국배구연맹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매 시즌 주전 선수들의 고령화가 약점으로 꼽히는 팀이지만 이번 시즌에도 크게 바뀌지 않은 멤버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세영이 은퇴하면서 41세 정대영이 리그의 맏언니가 됐고 임명옥과 배유나도 30대 중반이 됐거나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팀 내 '젊은 피'로 꼽히던 문정원도 올해 서른이 됐고 '클러치박' 박정아 역시 해가 바뀌면 서른이 된다. 지난 6월 복귀한 하유정(개명 전 하준임)마저 올해 한국 나이로 33세.

따라서 도로공사와 김종민 감독으로서는 상대적으로 승부의 부담이 덜한 컵대회를 통해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새얀이 지난 시즌을 통해 문정원을 위협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한 가운데 182cm의 장신세터 안예림도 컵대회에서 경험을 쌓아 V리그 개막 후 주전세터 이고은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사실 도로공사로서는 FA협상실패로 하혜진(페퍼저축은행)이 허무하게 팀을 떠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

이번 컵대회에서 배구팬들의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팀은 바로 인삼공사다. 인삼공사는 지난 4월FA시장에서 계약기간 3년에 연봉총액 6억5000만 원 조건에 FA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이소영을 품는 데 성공했다. 인삼공사가 전통적으로 외부FA영입에 상당히 인색했던 구단임을 고려하면 대단히 파격적인 투자였다. 다만 올림픽을 거치며 현재 어깨 상태가 좋지 않은 이소영은 이번 컵대회에서 풀타임 활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이소영이 가세하면서 전력이 상당히 탄탄해졌다. 특히 베테랑 한송이와 신예 박은진, 정호영이 버틴 센터진은 6개 구단 최강으로 꼽힌다. 고민지와 고의정, 박혜민, 이선우 등 유망주군이 탄탄한 윙스파이커 자리도 빈 틈이 없다. 다만 주전 리베로 오지영(GS칼텍스)이 이소영의 보상선수로 팀을 떠나면서 노란이 풀타임 리베로라는 쉽지 않은 자리를 감당하게 된 점은 인삼공사의 불안요소로 꼽힌다.

강성형 감독이 새로 부임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지난 시즌 V리그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전력은 결코 꼴찌에 어울리는 팀이 아니다. 국가대표 양효진과 정지윤을 중심으로 고예림, 황민경, 이다현, 김다인 세터, 김연견 리베로 등은 과거 대표팀에 선발된 경험이 있거나 언제든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들이다. 좋은 멤버를 거느리고 공식 데뷔전을 치르는 강성형 감독이 얼마나 전력을 다해 컵대회를 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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