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어도 뛰는 리그가 달라 형제처럼 지내던 두 팀이 다시 만나기까지 무려 1081일이나 걸렸다. 이름하여 '제철家 더비', '용광로 더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강철 더비로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가 FA(축구협회)컵 8강에서 만난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전경준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K리그2)가 11일(수) 오후 7시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2021 FA(축구협회)컵 8강 포항 스틸러스(K리그1)와의 홈 게임에서 사무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라 K리그1 강팀 울산 현대와 만나게 됐다.

포항의 MVP였던 최효진, 결승골 AS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더비 매치, 특별히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홈 팀 전남 드래곤즈의 오른쪽 풀백으로 나온 최효진은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 FC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하여 다른 몇 클럽을 거쳐 2015년부터 지금까지 전남 드래곤즈 레전드로 뛰고 있는데, 이 게임 상대 팀 포항 스틸러스와는 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최효진의 전성기였다고 할 수 있는 2008년에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며 FA컵 우승을 이끌었고 MVP(최우수선수)로 뽑힐 정도였다. 

며칠 후면 만 38살이 되는 최효진이 전남 드래곤즈 아우들을 잘 다독이며 현재 K리그2에서 김천 상무에 승점 2점이 모자란 2위(39점 10승 9무 5패 23득점 17실점)에 자리잡고 있어 다시 K리그1으로 올라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리고 이 게임에서도 최효진은 귀중한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반전 시작하고 바로 만든 역습 기회에서 놀라운 속도의 드리블 실력을 뽐낸 최효진은 과감한 슬라이딩 패스를 통해 나이지리아 출신 골잡이 사무엘 은니마니의 오른발 결승골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에 당황한 포항 스틸러스는 K리그1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전남 드래곤즈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84분에 왼쪽 측면 크로스를 받은 교체 선수 이승모가 기막힌 동작으로 점프 발리슛을 날렸지만 전남 드래곤즈의 베테랑 골키퍼 박준혁이 침착하게 각도를 잡고 막아냈다. 

전남 드래곤즈 골키퍼 박준혁도 2014년 김학범 감독이 이끌던 성남 FC의 FA컵 우승 멤버로 MVP상을 받은 바 있기에 또 하나의 특별한 FA컵 승리 기억을 남겼다.

이밖에 K리그1 4위 대구 FC는 K리그2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천 상무를 만나 82분에 오현규에게 먼저 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87분에 얻어낸 페널티킥을 간판 공격수 세징야가 침착하게 차 넣어 1-1을 만든 뒤 후반전 추가 시간에 극장 역전 결승골을 터뜨려 홈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 베테랑 이근호부터 시작한 대구 FC 특유의 역습 전개가 '츠바사-세징야-김진혁'까지 이어지며 후반전 추가 시간 1분 39초에 김천 상무의 골망을 멋지게 흔든 것이다. 

이제 FA컵 4강 일정은 10월 27일 이어지는데 하부리그 팀 중 유일하게 4강에 오른 전남 드래곤즈는 K리그1 우승을 노리고 있는 강팀 울산 현대를 만나기 위해 문수경기장에 찾아가야 하며, 강원 FC는 대구 FC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으로 불러들인다.

2021 FA컵 8강 결과(8월 11일, 왼쪽이 홈 팀)

전남 드래곤즈 1-0 포항 스틸러스 [득점 : 사무엘(46분,도움-최효진)]

대구 FC 2-1 김천 상무 [득점 : 세징야(89분,PK), 김진혁(90+2분,도움-세징야) / 오현규(82분)]

울산 현대 2-0 양주시민축구단 [득점 : 윤일록(20분), 김지현(75분,도움-이동준)]

강원 FC 2-0 수원 블루윙즈 [득점 : 김대원(49분), 김대원(90+1분,PK)]

2021 FA CUP 4강 일정(10월 27일 오후 7시, 왼쪽이 홈 팀)

울산 현대 - 전남 드래곤즈 (울산 문수경기장)

강원 FC - 대구 FC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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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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