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이라도 획득해야 했던 김경문호가 마지막 경기에서도 패배하면서 '요코하마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6-10으로 패배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회 대회 연속으로 메달 획득을 바라본 대표팀의 도전은 최종 성적 4위로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지난 2일 이스라엘과의 경기에 나선 이후 4일 휴식을 취한 우완 투수 김민우에게 선발 중책을 맡겼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지난 1일 대한민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서 선발로 나섰던 라울 발데스가 마운드에 올랐다.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이 한국의 6대10 패배로 끝났다. 동메달 획득이 좌절된 한국 김현수가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이 한국의 6대10 패배로 끝났다. 동메달 획득이 좌절된 한국 김현수가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민우의 조기강판, 대표팀 플랜 꼬인 경기 초반

금메달은 물 건너갔지만, 대회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동메달 결정전에서의 승리가 절실했다. 그러나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도미니카공화국 입장에서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고, 1회 초부터 몰아붙였다.

1사 3루의 찬스를 잡은 도미니카공화국은 3번 타자 에밀리오 보니파시오의 투런포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여기에 후속타자 후안 프란시스코의 백투백 홈런까지 터지면서 순식간에 3-0으로 달아났다.

5번 타자 요한 미에세스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그러자 마음이 급한 대표팀 벤치가 일찌감치 움직였다. 선발 김민우를 내리고 두 번째 투수로 차우찬을 기용했다. 이틀 전 선발 투수였던 이의리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투수들이 대기했지만, 김민우가 1이닝도 채우지 못한 것은 예상에 없던 시나리오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멜키 카브레라와 호세 바티스타 두 타자를 루상에 내보낸 차우찬은 찰리 발레리오에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한 점을 더 내줬다. 한 차례의 투수교체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빅이닝 성공을 지켜봐야 했던 대표팀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5회 말 빅이닝-조상우 역투로 흐름 바꾼 대표팀

대표팀은 2회 말 박건우의 적시타로 추격을 시작했고, 4회 말 김현수의 솔로포와 5회 초 멜키 카브레라의 1타점으로 양 팀이 1점씩 주고 받았다. 그리고 5회 말에는 박해민의 1타점 적시타로 2점 차까지 추격했고, 허경민의 1타점 땅볼과 상대의 폭투로 균형을 맞췄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이전 경기에서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던 좌완 투수 메르세데스까지 등판시켰으나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로 6-5 역전에 성공, 마침내 이날 경기 개시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이 리드를 잡았다.

6회 초에 돌입하면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투수는 조상우였다. 이번 대회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등판해 팀의 위기를 막아내며 특급 소방수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게다가 2사 1, 2루서 에밀리오 보니파시오의 몸에 맞는 공 상황에서는 심판진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더해지면서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큼지막한 타구를 여러 차례 날렸던 4번 타자 후안 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6회 초가 끝나는 순간, 조상우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환호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까지 이미 올림픽에서 총 101구를 던지고도 7회 초에 또 등판했고, 무려 45구를 채우면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워버렸다.

8회 와르르 무너진 대표팀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8회초 오승환이 땀을 닦고 있다.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8회초 오승환이 땀을 닦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등판한 8회 초, 대표팀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올림픽과 메이저리그 등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오승환의 위력은 예전 같지 않았다. 1사 만루, 후안 프란시스코의 타석에서 폭투로 동점을 헌납한 오승환은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도미니카공화국에 리드를 빼앗겼다. 5번 타자 요한 미에세스의 투런포까지 터진 도미니카공화국은 8회 초에만 5득점째를 기록했고, 10-6으로 멀찌감치 도망갔다.

김혜성과 박해민이 안타로 출루한 9회 말 공격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뒤이어 등장한 세 타자가 범타로 아웃되면서 경기는 마무리됐다. 동점을 만들지 못한 대표팀은 도미니카공화국에게 동메달을 내줘야만 했다.

최종엔트리 선발 과정부터 잡음이 많았고, 시즌이 중단되는 과정에서는 방역수칙을 위반한 선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유종의 미조차 거두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하게 되면서 야구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마지막까지 과정과 결과 모두 최악이었던 만큼 김경문 감독과 대회 내내 부진했던 선수들 모두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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