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항상 폐회식이 열리는 대회 마지막날에 마라톤 경기가 열린다. 

한국은 전통의 마라톤 강국으로 불릴만큼 찬란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1996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이봉주의 은메달 이후 25년 동안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는 8일 오전 7시 일본 삿포로 오도리공원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는 특별한 얼굴을 볼 수 있다. 케냐 출신의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이 아름다운 도전에 나선다. 

손기정-황영조-이봉주 등 찬란했던 한국 마라톤 역사 

마라톤에서 한국의 역대 첫 메달은 8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6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승룡도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는 일본 국가가 울려펴졌고, 손기정의 시선은 땅바닥으로 향했다. 그리고 손기정의 가슴에는 일장기가 그려져 있었다. 

이후에도 1952 헬싱키올림픽과 1956 멜버른올림픽에서 최윤철, 이창훈이 각각 4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은 손기정의 한을 푼 대회로 기억된다. 당시 황영조는 일본의 모리시타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4년 뒤에는 애틀란타올림픽에서 이봉주가 아쉽게 3초 차이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황영조는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봉주는 1998 방콕아시안게임과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마라톤의 위상을 알렸다. 

그러나 이봉주 은퇴 이후 한국 마라톤은 위기에 봉착했다. 많은 훈련량이 필요한 마라톤을 하려는 선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탓에 이봉주 이후 한국 마라톤 계보가 끊긴 지 오래다. 
 
 한국 육상 마라톤 대표팀이 결전지 삿포로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대한육상연맹은 6일 "도쿄올림픽 마라톤 출전(여자부 7일, 남자부 8일)을 앞둔 남녀 마라톤 대표팀이 삿포로 현지에서 출정식을 열고, 선전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한국 육상 마라톤 대표팀이 결전지 삿포로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대한육상연맹은 6일 "도쿄올림픽 마라톤 출전(여자부 7일, 남자부 8일)을 앞둔 남녀 마라톤 대표팀이 삿포로 현지에서 출정식을 열고, 선전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귀화 선택한 오주한, 아버지와 한국을 위해 달린다 

하지만 최근 오주한의 등장으로 한국마라톤계는 한 줄기 희망을 찾았다. 사실 오주한은 케냐 출신으로 본명은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

오주한은 케냐에서 마라톤 캠프를 운영하던 오창석 코치를 만난 뒤 본격적으로 마라토너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2011년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9분23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더니 
2016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도 2시간5분13초로 정상에 올랐다. 이봉주의 한국 기록 2시간7분20초를 넘어선 것이다. 귀화 전이라 한국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였다. 

오주한은 2015년 한국 귀화 추진 과정에서 일부 육상계 반대파에 막혀 무산됐지만 3년 뒤 한국 국적을 최종 취득했다. 오주한 코치의 성인 '오'를 따고, '한국을 위해 달린다'라는 의미로 이름을 주한이라고 지었다. 

청양군청 육상팀에 입단한 오주한은 2019년 10월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8분 42초를 기록,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아버지처럼 따랐던 오창석 코치가 지난 5월 5일 풍토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올림픽 3개월을 앞두고 찾아온 비보였다. 오주한은 자신을 키워준 오창석 코치와 제2의 조국인 대한민국을 위해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삼았다.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전 대회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기록 보유자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버티고 있다. 이밖에 렐리사 데시사, 슈라 키타타, 시세이 렘마(이상 에티오피아) 등도 2시간 초반대의 기록을 보유할만큼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이번 도쿄올림픽의 무더위가 선수들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도쿄의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장소를 삿포로로 옮겼지만, 8일 삿포로의 최고 기온은 32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오전 7시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리는 42.195km의 지옥 레이스에서 오주한이 시상대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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