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디펜딩 챔피언' 한국야구의 2연패 도전이 무산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5일 일본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서 9피안타로 7점을 허용하며 2-7로 패했다. 미국과의 재대결에서 승리하면 은메달을 확보하면서 결승에서 일본에게 설욕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한국은 이틀 동안 열린 두 번의 준결승에서 일본과 미국에게 연패를 당하면서 오는 7일 도미니카 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은 선발 이의리가 5이닝5피안타(1피홈런)2볼넷9탈삼진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6회에 올라온 5명의 투수가 무려 5점을 내주며 무너지면서 사실상 승부가 기울고 말았다. 타석에서는 9번 2루수로 출전한 김혜성이 홀로 3안타를 치며 분전했지만 녹아웃 스테이지를 거치며 타격감을 찾는 듯 했던 강백호와 한국의 타선을 이끌어온 '캡틴' 김현수가 나란히 4타수무안타로 침묵한 것이 뼈 아팠다. 

4회까지 무득점으로 침묵을 지킨 한국 타선

역시 일본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경기 종반까지 2-2로 접전을 벌이다가 8회 작은 실수가 빌미가 돼 3점을 허용한 한국은 일본에게 2-5로 패하며 결승 직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더블 일리미네이션으로 진행되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승자 준결승에서 패한 팀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 5일 열리는 패자 준결승에서 미국에게 승리하면 한국은 오는 7일 일본과 결승에서 재대결을 펼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미국과의 재대결에서 좌완 루키 이의리를 선발로 투입했다. 이의리는 경험이 부족한 신인인 데다가 지난 1일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 74개를 던진 후 3일 밖에 쉬지 못해 일본전과 마찬가지로 불펜 가동시점이 중요하다. 한국은 제구력이 좋은 미국의 선발 조 라이언을 맞아 부진하던 양의지와 오재일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김현수가 4번1루수, 강민호가 5번 포수, 박건우가 6번 우익수, 김혜성이 9번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선공에 나선 한국은 1회 2사 후 이정후가 2루타를 치며 출루했지만 김현수의 타구가 중견수 잭 로페즈에게 잡히면서 선취점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의 선발 이의리도 1회 투구에서 2사 후 트리스탄 카시아스에게 볼넷, 토드 프레이저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5번타자 에릭 필리아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첫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2회 공격에서 2사 후 오지환이 큰 플라이 타구를 날렸지만 워닝트랙 앞에서 잡히고 말았다.

1회에 23개의 다소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던 이의리는 2회 1사 후 마크 콜로즈베리의 볼넷과 도루로 내준 2사 2루 위기에서 로페즈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내줬다. 하지만 홈송구가 이뤄지는 사이 2루를 노리던 로페즈를 잡아내며 추가실점은 막을 수 있었다. 한국은 3회 김혜성의 안타와 박해민의 번트로 2사2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강백호가 3루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며 추격에 실패했다.

2회 선취점을 내준 이의리는 3회 미국의 상위 타선을 삼진2개와 땅볼1개로 가볍게 처리했다. 하지만 한국은 4회에도 2사 후 강민호가 볼넷을 골라 출루하며 2회를 제외한 매 이닝마다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박건우의 루킹삼진으로 또 한 번 기회가 무산됐다. 이의리는 4회 투구에서 미국의 4, 5번 타자를 잘 잡았지만 2사 후 제이미 웨스트브룩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스코어가 0-2로 벌어졌다.

미국 상대 18이닝4득점, 믿었던 타격의 배신 

하지만 역시 선발 투수에게 5회가 어려운 것은 올림픽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5회 1사 후 허경민의 몸 맞는 공과 김혜성, 박해민의 연속 안타를 묶어 한 점을 추격하며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라이언을 강판시켰다. 하지만 강백호가 구원투수 라이언 라이더에게 2루수 앞 병살타를 치며 동점 기회를 날렸다. 이의리는 5회에도 2사 후 연속안타를 맞았지만 카시아스를 땅볼로 처리하며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한국의 중심타선이 미국의 두 번째 투수 라이더를 공략하지 못한 가운데 한국은 6회말 악몽 같은 이닝을 경험했다. 한국은 6회 말 최원준과 차우찬, 원태인, 조상우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왔지만 4안타2볼넷을 허용하며 미국에게 5점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7회 공격에서 박건우의 안타와 오지환의 2루타로 한 점을 추격했지만 미국의 좌완 셋업맨 앤서니 고스가 올라오자 더 이상의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김진욱과 박세웅을 투입해 7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은 한국은 8회 공격에서 선두타자 이정후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김현수가 병살로 물러나면서 '약속의 8회'를 만들지 못했다. 박세웅이 8회 말 두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한 한국은 8회 2사 후 마무리 오승환을 올려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한국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대타 최주환과 오재일, 양의지가 나란히 범타로 물러나면서 동메달결정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한국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2경기에서 무려 17득점을 뽑아냈다. 극적인 9회말 끝내기 역전승을 거둔 도미니카를 상대로도 4점을 올렸다. 하지만 한국은 마이너리거와 해외리그 선수들이 주축이 된 미국을 상대한 2경기에서 18이닝 동안 고작 4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는 닉 마르티네스에게 5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당했고 준결승에서는 5회 라이언을 강판시켰지만 불펜투수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마운드도 부진하긴 마찬가지. 조별리그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허용했던 한국은 준결승에서는 배트를 짧게 잡고 나온 미국 선수들의 끊어치기에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 투수 중 제 역할을 해준 선수는 삼진 9개를 잡으며 5이닝 2실점으로 역투한 2002년생 막내 이의리와 승부가 결정난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 박세웅 정도였다. 이제 한국은 7일 도미니카를 상대로 동메달을 따내며 '디펜딩 챔피언'의 마지막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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