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야구 명언이 1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새삼스럽게 입증되었다. 도쿄올림픽 야구 본선 1라운드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도미니카 공화국에게 9회 말 마지막 공격이 시작되기 전까지 3-1로 끌려다니다가 9회말 3점을 뽑아내면서 극적인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대한민국 대 도미니카 공화국 경기의 주요 포인트를 복기해 보았다.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 - 이의리

19세의 좌완 신인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생애 첫 올림픽 마운드에 올라섰다. 경기 시작하자마 이의리는 몸이 덜 풀린 듯 연속안타 이후 폭투로 선취점을 허용한다. 그러나 이후 세 타자를 삼진 2개 포함하여 연속으로 봉쇄하면서 위기를 벗어난다.

4회초 도미니카 4번 후안 프란시스코에게 전광판을 직접 맞히는 초대형 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발투수들에게 4회 홈런 허용 징크스가 또 다시 반복되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이전 경기들과 달리 이의리를 마운드에서 내리지 않고 그에게 5이닝을 맡겼다.

이번 올림픽에서 선발 등판한 투수들 중 대표팀 막내 이의리가 처음으로 5이닝을 채웠다. 4회 홈런을 허용한 실투를 제외하고는 경기 운영도 기대 이상이었다. 148km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내면서 성공적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9회의 반전을 불러온 과감한 승부수

3-1의 점수는 9회까지 좀처럼 바뀌지 않았고 대한민국은 9회초 도미니카 공화국의 선두타자 에릭 메히아가 출루하자 곧바로 마무리 오승환을 올리는 승부수를 던진다.
메히아의 리드 폭이 넓은 것을 간파한 오승환은 견제사를 잡기 위해 빠른 견제구를 뿌리지만 오히려 악송구가 되면서 무사 3루의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대표팀은 과감한 전진수비와 오승환의 대담한 승부를 통해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다.

9회말 공격이 시작되면서 김경문 감독은 선두타자 황재균(kt) 자리에 대타 최주환(SSG)을 내세운다. 최주환은 상대 마무리 투수 카스티요의 초구를 공략하여 내야 안타로 찬스를 만들어낸다.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대주자 김혜성(키움)을 투입하고 1번 타자 박해민(삼성) 타석에서 과감하게 도루작전을 감행하여 무사 2루의 찬스를 만들어낸다.

박해민은 카스티요의 까다로운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받아치면서 추격의 적시타를 만들어낸다. 과감한 도루 작전을 통해 만들어낸 추격의 점수였고, 도미니카 공화국 마무리 투수 카스티요의 멘탈에 균열을 가져온다.

2번 타자 강백호 타석에서 대한민국 벤치는 런앤 히트 작전을 통해 1사 2루 상황을 만든다. 그리고 침묵했던 3번 타자 이정후가 끈질긴 승부 끝에 좌측 선상에 떨어지는 극적인 동점 2루타를 터뜨린다.

4번 타자 양의지의 2루 땅볼 이후 만들어진 2사 3루 상황. 이날 경기에서 4타수 3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던 김현수는 우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적시타로 대역전극의 마무리를 장식한다.

9회 수비와 공격에서 벤치가 던진 과감한 승부수가 차례로 맞아 떨어지면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극적인 대역전승을 일구어낸다.

결국 중심타선이 해내야 한다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도 끌려다니던 경기의 흐름을 되돌려 놓은 것은 7회에 터진 이정후와 김현수의 연속 홈런이었다.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본선 1라운드에서도 9회 이정후의 동점타, 김현수의 역전 결승타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결국 중심타선이 제 몫을 해줘야 경기를 좀 더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승리의 기쁨은 잠시만 누려야 할 것 같다. 내일 오후 12시부터 이스라엘과 본선 2라운드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전을 승리해야만 준결승에 직행할 수 있다. 물론 패하더라도 패자부활전을 통해 결승에 진출할 기회를 확보할 수 있지만 결승까지 3경기나 더 치러야 하는 소모를 감수해야 한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에서 불펜 핵심인 조상우(키움)와 오승환(삼성)을 모두 투입하였다. 두 선수는 각각 30개, 6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그나마 투구수를 아꼈지만 조상우의 경우 이틀 연속 투입은 다소 부담스러워 보인다.

현재 대표팀 마운드에서 가장 안정감을 주는 조상우와 오승환의 소모를 최소화하는 운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결국 이스라엘 전에서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타선이 활발하게 터져서 투수들의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오재일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공격의 흐름이 계속 끊기고 있다. 오재일이 터져야 대한민국 타선의 무게감이 한층 더해질 것이다.

이스라엘은 상당히 까다로운 상대이다. 초반에 기선을 제압해야 투수진의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에서도 1회 무사 만루의 찬스에서 1점 밖에 뽑지 못한 것이 고전의 원인이었다. 이스라엘 전에서 타선의 부활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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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형진 시민기자의 개인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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