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2경기를 다 잡고 오프닝 라운드를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표팀의 계획이 2번째 경기에서 꼬이고 말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7월 3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오프닝 라운드 B조 미국전에서 2-4로 패배했다. 이날 결과로 2승째를 수확한 미국이 조 1위를 확정했고, 대표팀은 2위로 오프닝 라운드를 마감했다.

마운드는 생각보다 선전했다. 이스라엘전과 미국전 모두 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와르르 무너지지 않으면서 끝까지 추격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상대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는데, 이스라엘전보다 잠잠했던 타선이 단 2득점에 그쳤다.
 
 오프닝 라운드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최주환

오프닝 라운드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최주환 ⓒ KBO

 
침묵으로 일관한 대표팀 타선, 최주환이 사라졌다

과정 면에서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한방을 때릴 수 있는 최주환(SSG 랜더스)이 이스라엘전에 이어 미국전에서도 끝내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면서 벤치에서 경기를 쭉 지켜봐야만 했다.

선수단 소집 이전 술자리 파문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던 박민우(NC 다이노스)가 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하면서 주전 2루수 자리가 공석이 됐고, 김경문 감독은 최주환이 아닌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에게 그 중책을 맡겼다.

2루수 겸 9번 타자로 경기에 나선 김혜성은 결과적으로 오프닝 라운드 2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첫 경기에서는 양의지(NC 다이노스), 두 번째 경기에서는 박건우(두산 베어스)가 대타로 들어서면서 경기 중반 이후 김혜성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출루 능력과 작전 수행에 능하다는 이유로 김혜성을 9번에 배치하고는 있지만, 1경기를 풀타임으로 뛰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것을 벤치에서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 됐다. 김혜성이 안타를 쳤어도 득점으로 연결된 장면이 없었고, 팀에 가장 필요할 때 김혜성을 활용하지도 못했다.

여기에 중심 타선은 미국전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등 이스라엘전과 비교했을 때 선발 포수를 바꾼 것을 제외하고 큰 변화를 주지 않았던 김경문 감독의 믿음은 통하지 않았다.

여러 포지션 소화도 가능...이제는 최주환 카드 꺼낼 때 됐다

오프닝 라운드 2경기 동안 대표팀에 선발된 13명의 야수 가운데서 대주자나 대수비로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유일한 선수, 바로 최주환이다. 김혜성이 빠진 이후 2루를 지킨 선수는 원래 소속팀에서 3루수로 출전했던 황재균(kt 위즈)이었다.

물론 김경문 감독은 최종엔트리 선발 당시부터 최주환의 기용 방안에 대해 줄곧 결정적인 순간에 대타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경기 내내 최주환이 주전 기회를 받지 못한 것 역시 이러한 기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최주환을 더 이상 벤치에 머무르게 해선 안 된다. 최주환은 리그를 대표하는 중장거리 좌타 내야수 중 한 명으로, 2018년 두산 베어스 시절에는 잠실 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면서 무려 26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적 첫해인 올 시즌 역시 시즌 초반 부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기에 벌써 10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여기에 국내서 열렸던 평가전에서는 상무를 상대로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포지션은 2루수이지만, 두산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던 만큼 3루나 1루 수비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현재 1루 수비가 가능한 강백호와 오재일 모두 타격감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하게 된다면 최주환을 꼭 2루수로만 써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도 된다.

미국에게 패배하면서 휴식 없이 곧바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돌입한 대표팀은 1일 오후 7시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를 치른다. 여기서 승리를 거둬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이튿날 오후 12시 경기가 예정돼 있다. 조 1위를 놓치는 순간 대표팀의 험난한 여정이 확정됐고, 더더욱 타선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그래서, 지금이 바로 최주환이 나설 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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