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출격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단이 격전지인 도쿄 입성에 앞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출정식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KBO

▲ 태극전사 출격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단이 격전지인 도쿄 입성에 앞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출정식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KBO ⓒ 한국야구위원회


국제 무대에서 다시 변방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올림픽 11연승에 도전한다. 젊은 피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을 통해 세계야구의 흐름을 파악함과 동시에 색깔을 잃은 '어메이징 코리아'의 면모를 되찾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국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대표팀 김경문 감독의 뚝심과 용병술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할지 관심이다.
 
한국은 29일 오후 7시부터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구장에서 이스라엘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대 일본) 승리(3-1)를 포함해 올림픽 본선 무대 10연승 질주를 이어왔다. 위기 때마다 스타가 탄생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저력이 도쿄까지 이어져야 명예회복이 가능하다.

때문에 첫 상대인 이스라엘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상 블라인드 테스트 성격인 국제대회는 초반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해 기세가 오르면, 올림픽 무대가 처음인 젊은 선수들의 긴장감도 자연스럽게 풀린다. 평정심 유지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한국전 선발 존 모스코트는?

이스라엘은 베일에 가려진 팀이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도 있지만, 독립리그 소속이거나 현역 은퇴 후 구단 코칭스태프 등으로 일하는 선수들도 있다. 한국전 선발로 낙점된 존 모스코트(30) 역시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에서 활약하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2019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2019년 유러피언 야구 챔피언십에 이스라엘 대표팀 투수로 합류 3.1이닝 무실점으로 깜짝 등판한 모스코트는 도쿄올림픽 아프리카-유럽 최종예선에서 한 차례 선발등판하는 등 이스라엘 대표팀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에서 치른 평가전을 지켜본 대표팀 관계자는 "모스코트는 조시 자이드와 함께 한국전 선발로 분류된 자원"이라며 "까다로운 공을 던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긴 이닝을 소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2017 WBC 때에도 한국을 상대로 벌떼 마운드 전략으로 노림수를 피해가는 운영을 했다. 타자들 눈에 공이 익숙해지기 전에 투수 교체를 단행했는데,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을 비교적 자세히 파악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 KBO리그가 전 경기 중계되는 데다, 선수들의 트랙킹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미국에 전송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코트는 140㎞대 중후반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과 140㎞대 초반의 투심 패스트볼을 기본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스플리터 등을 고루 던진다. 1루쪽 투수판을 밟고 바깥쪽(우타자 기준) 스트라이크존을 선점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바깥쪽 투심-체인지업 조합에 몸쪽 슬라이더로 허를 찌르는 패턴이고, 영리한 투구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구폼은 NC 이용찬을 연상케 하는데, 좌타자 몸쪽 승부에 약간의 어려움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박해민과 이정후, 강백호, 김현수 등 대표팀 좌타라인이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야 하는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 원태인의 전략은?
   
[올림픽] 원태인 호투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한국 야구 대표팀과 상무의 평가전. 대표팀 선발 투수 원태인이 3회말 상대 공격을 막아낸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올림픽] 원태인 호투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한국 야구 대표팀과 상무의 평가전. 대표팀 선발 투수 원태인이 3회말 상대 공격을 막아낸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이스라엘 타선을 상대할 한국 선발 원태인(21, 삼성)은 3~4이닝을 최소실점으로 막아낸다는 기분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빅리그 경험이 있는 타선을 상대하는 만큼 회전이 풀린 높은 변화구는 장타로 연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최대 야구 빅데이터 업체인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의 도움을 받아 이스라엘의 주요 타자들의 데이터를 들여다봤더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답이 나왔다. 빅리그 통산 1888경기에서 253홈런을 쏘아 올린 베테랑 이안 킨슬러(39)는 슬라이더(0.182)와 체인지업(0.192)에 1할대 타율(이상 2019년 기준)을 보였다. 한가운데(0.476)와 몸쪽 낮은 코스(0.667)에 강한 것으로 보아 전형적인 어퍼블로 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퍼블로는 힘과 타이밍이 맞으면 장타를 뽑아낼 수 있지만, 살짝만 빗맞아도 톱스핀이 걸린 땅볼이 된다. 실제로 샌디에이고 시절인 2019년, 킨슬러의 땅볼 비율은 41%에 달했다. 재미있는 점은 바깥쪽 낮은 코스 타율이 0.053에 불과하는 등 바깥쪽에 뚜렷한 약점을 갖고 있다. 우타자 바깥쪽 체인지업 제구에 능한 원태인이 참고할 만한 수치다.
 
스위치 히터로 뉴욕 메츠 등에서 빅리거로 뛰었던 타이 켈리는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0.188로 약했다. 좌타석에서는 체인지업(0.333)에 강점을 보였고, 우타석에서는 포심 패스트볼(0.300)에 배트가 잘 따라 나왔다. 선구안이 좋은 편이지만 바깥쪽 낮은 코스(좌타석 기준)에는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에서 뛰기도 한 라이언 라반웨이는 빠른 공(0.328)에 강점을 가진 전형적인 파워히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깥쪽, 특히 높은 코스에 매우 강하다. 올해 트리플A 경기를 기준으로 우투수가 던지는 바깥쪽 코스에는 5할대 이상 맹타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몸쪽에 약점을 드러내 바깥쪽은 철저히 '보여주는 공'으로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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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최고의 직업은 기사를 쓰지 않는 야구기자다.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재미있는 야구를 보고 관계자들에게 궁금한걸 물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작 기사를 쓸 수 없는 처지가 되자 글이 쓰고 싶어졌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온통 야구 뿐이라 연어가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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