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연일 치솟는 가운데 위태롭게 열리고 있는 2020 도쿄올림픽이 연일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야외 종목에서 도쿄 특유의 고온다습한 날씨를 버티지 못한 선수들이 쓰러지고, 개회식에서 일왕이 개회 선언을 할 때 총리가 무례하게 자리에 앉아있었다는 비판이 일자 조직위원회가 뒤늦게 사과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폭염에 실신하고 구토까지... "일본, 사과해야"
 
 올림픽이 열리는 일본 도쿄의 폭염을 보도하는 미 NBC 방송 갈무리.

올림픽이 열리는 일본 도쿄의 폭염을 보도하는 미 NBC 방송 갈무리. ⓒ NBC

 
올림픽에 참가한 각국 선수들이 가장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도쿄의 폭염이다. 30도 중반을 웃도는 고온에다가 습도까지 높아 야외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여자 양궁 경기에 나선 스베틀라나 곰보에바(러시아)가 더위를 이기지 못해 쓰러져 잠시 의식을 잃었고, 남자 테니스 선수들도 경기 시간을 저녁으로 변경해달라고 조직위에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에 출전한 선수들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바닥에 쓰러졌고, 일부는 구토를 하기도 했다. 비치발리볼 선수들도 정상적인 경기가 어려울 정도로 모래가 뜨겁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일본은 올림픽 유치 신청서에 '도쿄의 7~8월은 기후가 온화하고 화창하며,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기에 이상적인 날씨'라고 적었다"면서 "일본은 거짓말을 했고, 선수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날씨가 온화하거나 이상적이라고 말하는 도쿄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높은 기온과 습도, 태풍이 일본의 잘못은 아니지만 많은 선수가 지치고 쓰러진 것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왕이 개회 선언하는데 총리가 착석?

또한 일본은 개회식 무례 논란으로 내홍을 치렀다. 지난 23일 열린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나루히토 일왕이 국가원수 자격으로 개회 선언을 할 때 옆자리에 있던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자리에 앉아서 듣다가 잘못을 느꼈는지 황급히 일어서는 장면이 중계방송 전파를 탔다. 

그러자 일본 누리꾼들은 일왕이 개회 선언을 하는데 총리나 도쿄도지사가 일어서지 않은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스가 총리와 고이케 지사가 코로나19 사태에도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면서 이들을 향해 더욱 따가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트위터에 "그들은 일왕을 형편에 맞을 때만 이용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도쿄올림픽 조직위의 다카야 마사노리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왕이 개회 선언을 하기 전 기립을 요청하는 장내 방송을 건너뛰게 되자 일어나는 것을 깜박 잊은 것 같다"면서 "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일본 '테니스 여제' 오사카, 충격의 탈락 
 
 일본 여자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의 도쿄올림픽 탈락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일본 여자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의 도쿄올림픽 탈락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 NHK

 
이런 가운데, 일본이 금메달을 기대했던 여자 테니스의 오사카 나오미가 여자 단식 16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일본 언론은 오사카의 패배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충격과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는 2018년과 2020년 US오픈, 2019년 호주오픈 등 메이저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한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다. 또한 2019년에는 아시아 남녀 선수를 통틀어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일본의 국민 영웅이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서 오사카를 성화 점화자로 내세울 정도로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오사카는 이날 세계랭킹 42위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체코)와의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0-2로 완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후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오사카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평소와 달리 모든 것이 생각한 것처럼 잘 되지 않았다"면서 "비록 탈락했지만 이번 올림픽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오사카는 "가장 기뻤던 순간은 개회식에서 올림픽 성화의 점화자로 나선 것"이라며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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