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양궁대표팀 선수들이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경기에 앞서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 연합뉴스
막중한 임무를 안고 사선에 선 후배들이 금빛 명중에 성공했다.
안산(광주여대),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5일 오후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단체전 결승전에서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세트스코어 6-0(55-54, 56-53, 54-5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시작으로 단 한 차례도 정상을 놓치지 않았던 여자 단체전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품게 되면서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9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9연패를 달성한 사례는 모든 종목을 통틀어 단 두 번뿐이었다. 육상 장거리 장애물 경기에서 9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케냐, 남자 수영 400m 혼계영에서 정상을 놓친 적이 없었던 미국이 그 주인공이었다.
최상의 컨디션, 8강에 이어 4강전까지 승승장구
이탈리아와의 8강전은 다소 싱겁게 마무리됐다. 1세트에 합계 스코어 58-54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2세트와 3세트에서도 승점 2점을 모두 챙기면서 세트스코어 6-0으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1세트 첫 발부터 7점을 쏘는 등 경기 초반부터 다소 흔들렸던 이탈리아와 달리 대표팀은 안정감 있게 활시위를 당겼다. 특히 2세트에서 두 개의 화살을 모두 10점으로 장식한 강채영이 맏언니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일본을 꺾고 4강전에 진출한 벨라루스와의 경기도 어렵지 않았다. 대표팀은 안산 9점, 강채영 10점, 장민희 9점으로 1세트를 출발했고 벨라루스의 첫 발이 7점에 꽂히면서 초반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안산과 강채영이 9점, 장민희가 두 번째 화살에서 8점을 쐈고, 52점을 기록한 벨라루스에 두 점 앞서면서 1세트를 끝냈다.
2세트를 먼저 시작한 벨라루스는 8점, 10점, 9점을 차례로 쐈고 대표팀은 세 선수가 모두 9점을 쏘면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벨라루스의 세 선수가 남은 한 발에서 합계 24점에 그쳤고, 대표팀은 안산과 강채영에 이어 장민희까지 10점을 명중시키면서 2세트도 승리했다.
3세트에 접어들면서 벨라루스가 집중력을 발휘하며 첫 발 합계 28점을 기록했다. 이에 질세라 대표팀 역시 28점으로 첫 발을 쏘면서 벨라루스를 압박했고, 3세트에서 승점 1점을 챙기면서 세트스코어 5-1(54-52, 57-51, 53-53)로 결승전 진출을 확정했다.
결승전서 차분하게 평정심 유지한 대표팀, 올림픽 9연패 달성
9연패 달성까지 한 경기를 남겨둔 대한민국 대표팀의 결승전 상대는 4강 두 번째 경기에서 독일을 세트스코어 5-1(54-54, 51-48, 57-52)로 꺾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였다.
강채영이 10점을 쏜 가운데, 첫 번째 화살에서 28점을 합작한 대표팀은 1점 차로 리드를 잡았다. 이어진 두 번째 화살에서 장민희가 10점을 쏘면서 총점 27점을 기록, 1세트를 55점으로 마무리하면서 54점을 기록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한 점 차로 앞서면서 승점 2점을 따냈다.
2세트 첫 발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 두 명의 선수가 8점을 명중시키면서 흔들리기 시작했고, 대표팀은 28점을 합작하면서 1세트와 마찬가지로 먼저 리드를 잡았다. 두 번째 화살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세 명의 선수가 28점을 쐈지만, 똑같이 28점을 쏜 대표팀이 56-53으로 2세트를 마무리하며 금메달에 한 걸음 다가섰다.
3세트 첫 화살부터 8점, 7점, 8점으로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스스로 자멸했고 평정심을 유지한 대표팀은 첫 화살에서 26점을 합작하면서 3점 차로 앞서나갔다. 두 번째 화살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추격에 나섰지만, 대한민국 세 선수가 리드를 지키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양궁 대표팀은 전날 혼성전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시상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금메달 두 개를 품은 안산은 개인전에서 올림픽 3관왕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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